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텅 빈 사무실엔 ‘출입금지’뿐…줄줄이 쓰러지는 코인 예치업[위클리 코인리뷰]

비트코인 가격 하락세…SEC, 코인거래소 제소 여파 여전
‘코인 예치’ 하루인베스트, 회사 비운채 잠적…델리오도 출금 중단
가상자산 청문회 내달 열려…서울남부지검엔 단독 합수단 검토

위클리 코인리뷰는 한 주간의 암호화폐(가상자산) 시장을 돌아보는 코너입니다. 너무나도 복잡하게 흩어져있는 시장의 정보를 ‘코인러’ 여러분께 정리해 전달 드립니다. 지난 일주일에 대한 리뷰이므로 현재 시세와 크게 다를 수 있습니다. 모든 투자 판단과 그에 따른 투자 결과는 투자자 본인의 책임입니다. [편집자]

지난 14일 하루인베스트먼트 회사에 붙어있는 출입금지 팻말. 회사에는 아무도 없는 상태다. [사진 홍푸른 변호사 트위터]
[이코노미스트 윤형준 기자] 암호화폐를 예치하면 이를 운용해 이자를 주는 암호화폐 예치서비스가 흔들리고 있다. 연 12%의 이자를 준다던 하루인베스트는 돌연 출금을 중단했다. 심지어 이 회사는 현재 ‘출입금지’ 표시만 남긴 채 회사를 텅 비우고 종적을 감춘 상태다. 또 다른 업체 델리오도 출금을 일시중단했다. 델리오 측은 설명회를 열어 해명을 하려 나섰지만 고객들의 자산이 제대로 돌아올지는 미지수다. 업계에선 앞으로 더 많은 업체가 무너질 가능성도 점치고 있다.

주간 코인 시세: 기준금리 일단 동결…연내 추가 인상 가능성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6월 12~16일 비트코인 가격은 최저 3170만9074원(16일·금요일), 최고 3369만620원(12일·월요일)을 기록했다.

이번 주 비트코인도 지난주에 이어 전반적인 하락세를 나타냈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바이낸스와 코인베이스를 제소한 여파가 여전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연내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도 제기돼 15일 새벽에는 100만원 이상 빠지며 급락하기도 했다.

연준은 15일(우리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성명서에서 6월 기준금리를 기존과 동일한 5.0~5.25%로 유지한다고 발표했다. 지난해 3월부터 10차례 연속 이어온 금리 인상이 멈춘 것이다. 하지만 연내 두 번의 추가 금리 인상을 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열어놨다. 향후 금리 전망 지표인 점도표 상의 올해 말 금리 예상치(중간값)는 5.6%로 제시됐기 때문이다.

암호화폐 주간 원화 시세(6월 12~16일). (위부터) 비트코인(BTC), 이더리움(ETH), 리플(XRP), 에이다(ADA), 도지코인(DOGE). [제공 코인마켓캡]
다른 알트코인들도 비트코인처럼 고전을 면치 못했다. 지난 16일 오후 4시 기준 이더리움과 리플은 일주일 전보다 9.36%, 8.38% 하락했다. 도지코인은 9.06% 내렸으며, 에이다의 경우 17%나 급락했다.

주간 이슈①: 델리오, 하루인베스트 이어 고객 출금 중단

암호화폐 예치서비스를 제공하던 델리오가 하루인베스트에 이어 고객 출금을 중지했다.

델리오 출금 중지 조치 안내 공지사항. [제공 델리오 홈페이지]
지난 14일 델리오는 “최근 하루인베스트에서 발생한 디지털 자산 입출금 여파로 시장 변동성이 급격히 증가하고 투자자들 사이에서 혼란이 가중됐다”며 “이날 오후 6시 30분부터 상황이 해소될 때까지 일시적인 출금 정지 조치를 진행하게 됐다”고 공지했다.

암호화폐 커뮤니티에는 델리오의 내부 회계 부실, 대출금 미상환 등 여러 의혹을 제기하는 글도 올라왔다.

정상호 델리오 대표는 이런 의혹이 사실이 아닌 게 많다며 출금 중단은 하루인베스트 여파로 델리오에서의 급격한 출금을 진정시키겠다는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하루인베스트는 비트코인, 이더리움 등을 예치하면 연이율 최대 12%의 높은 이자를 제공해주겠다며 주목받았던 씨파이(CeFi·중앙화금융) 플랫폼이다. 그러나 13일 오전 돌연 입출금 서비스를 일시 중단하면서 ‘러그풀’(먹튀) 논란에 휩싸였다.

하루인베스트는 “서비스 파트너사 한 곳에서 문제를 발견해 6월 13일 오전 9시 40분(한국시각)부터 입출금 요청을 중단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이에 일부 투자자들은 하루인베스트와 모회사 격인 블록크래프터스에 방문했지만 두 회사 모두 비워져 있었고 ‘출입금지’ 팻말만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루인베스트의 입출금 중단으로 암호화폐 투자자들의 불안이 커진 가운데 금융당국에 가상자산사업자(VASP)로 등록한 업체인 델리오마저 출금을 정지하면서 피해 확산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앞서 국내 5대 원화마켓 거래소인 고팍스도 지난해 미국 암호화폐 대출업체인 제네시스 트레이딩 서비스 중단 여파로 자체 예치 서비스 ‘고파이’ 상품의 출금을 중단하는 등 사실상 청산 위기를 겪었다. 세계 최대 코인 거래소인 바이낸스가 고팍스 지분 인수를 통해 경영권을 확보했지만, 아직 금융당국이 VASP 변경신고서를 수리하지 않아 아직 투자자들이 예치한 암호화폐를 돌려받지 못하고 있다.

한편, 델리오는 오늘(17일) 오전 10시 ‘사태 해결을 위한 투자자 보고 회의’를 오늘(17일) 서울 강남구 델리오라운지에서 열 예정이다. 정 대표는 “델리오를 믿고 이용해 주신 투자자 분들께 먼저 사과 말씀을 드린다”면서 “사태를 해결하기 위한 투자자 보고 회의를 개최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했다”고 전했다.

주간 이슈②: 국회, 가상자산 청문회 연다…검찰, 가상자산합수단 준비

국회 정무위원회가 국회의원 등 공직자 가상자산 보유 등과 관련해 가상자산 관련 청문회를 실시하기로 했다.

지난 15일 열린 국회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백혜련 위원장이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지난 15일 오후 국회 정무위는 전체회의를 열고 다음 달 11일 오전 10시에 가상자산 관련 청문회를 열기로 합의했다.

백혜련 정무위원장은 이날 전체회의에서 “여야 간사들 간에 손쉽게 합의가 이뤄졌다”며 “6월 30일 본회의 개의 직전인 오후 1시 30분에 증인 채택 등 실시계획서에 대해 의결할 것”이라고 밝혔다.

가상자산 관련 청문회는 정무위 야당 간사인 김종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제안을 통해 이뤄졌다.

김 의원은 “가상자산 관련된 법을 최근에 통과시키긴 했지만 가상자산과 관련된 국민적 우려 또는 최근의 현안 등을 좀 더 심층적으로 다뤄볼 필요가 있지 않나 생각한다”며 “가상자산 관련한 청문회를 정무위 주관으로 추진해보면 좋겠다는 제안을 드린다”고 전했다.

이후 김 의원과 여당 측 간사인 윤한홍 국민의힘 의원이 논의한 끝에 가상자산 청문회 개최를 합의한 것으로 보인다.

검찰에서는 가상자산 관련 범죄 수사를 전담하는 합동수사단을 설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지난 14일 대검찰청은 오는 19일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 등 유관 기관과 함께 가상자산합수단 설치를 논의하기 위한 첫 회의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합수단은 금융·증권범죄합동수사부가 있는 서울남부지방검찰청에 두는 방안이 유력한 것으로 전해졌다. 가상자산합수단은 증권합수부와는 별도 조직으로 설치돼, 최근 기승을 부리는 가상자산 범죄에 대한 수사를 전담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검찰 관계자는 합수단 설치와 관련해 “가상자산과 관련한 범죄에 어떻게 대응하고 수사 체계는 또 어떻게 할지에 대해 검토하는 초기 단계”라고 설명했다.

주간 이슈③: 몬테네그로 법원, 권도형 6개월 구금 연장 명령

몬테네그로 법원이 권도형 테라폼랩스 대표에 대해 6개월간 구금 연장을 명령했다. 

권도형 테라폼랩스 대표 [사진 EPA/연합뉴스]
지난 15일(현지시간) 현지 매체 RFE에 따르면 몬테네그로 수도 포드고리차 법원은 권 대표와 한창준 전 차이코퍼레이션 대표에 대해 범죄인 인도 절차를 이유로 6개월간 구금 연장을 명령했다.

범죄인 인도 사건을 맡고 있는 고등법원이 이들의 신병을 확보하기 위해 구금을 명령한 것으로 보인다. 이에 한국과 미국 중 송환국가 결정과 실제 송환까지 상당한 기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의 범죄인 인도 요청에 따라 권 대표는 구치소에 계속 수감될 예정이다.

법원은 “한국의 요청에 따라 고등법원에서 이들에 대한 범죄인 인도 절차가 진행 중”이라며 “담당 판사가 이 사건에 대해 범죄인 인도 구금을 명령했다”고 설명했다. 

권 대표의 위조 여권 사건에 대한 재판은 16일 포드고리차 지방법원에서 열린다. 권 대표와 한 전 대표는 지난 3월 포드고리차 국제공항에서 코스타리카의 위조 여권을 사용해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행 비행기에 탑승하려다 체포된 바 있다. 이후 이들은 공문서 위조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권 대표가 현지 유력 정치인에게 정치자금을 후원했다는 폭로와 관련된 특별검찰청의 소환조사도 16일에 진행된다. 앞서 권 대표는 몬테네그로의 조기 총선이 실시된 지난 11일 직전 드리탄 아바조비치 총리, 마르코 코바치 법무부 장관, 블라디미르 노보비치 수석 특별감사에게 자필 편지를 보내 신생 정당인 ‘지금 유럽’의 밀로코 스파이치 대표와 지난 2018년부터 인연을 맺고 정치자금을 후원했다고 폭로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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