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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드는 물론, 커뮤니티까지…요즘 비싼 아파트의 조건

[진화하는 아파트] ② 호텔급 조식·중식 서비스는 기본
실내수영장에서 루프탑 인피니티풀로 커뮤니티 시설 고급화

개포자이 프레지던스 루프탑 인피니티풀 전경. [사진 온라인커뮤니티]

[이코노미스트 박지윤 기자] 아파트는 시대를 담는 거울이다. 국내에서 새로 지은 아파트에는 당시 유행하는 최신 트렌드를 반영하기 때문에 평면 구조, 커뮤니티 시설 등 주거 문화가 어떻게 변모해왔는지 파악할 수 있다. 특히 최근 서울 강남3구(강남구‧서초구‧송파구) 등 부촌에 자리한 대규모 새 아파트들은 인피니티 풀, 조식 서비스, 영화관 등 단지 밖으로 나가지 않아도 문화 생활을 누릴 수 있는 고급 서비스와 시설을 갖춘 것이 특징적이다.

1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최근 강남3구에서 아파트 가격이 3.3㎡당 8000만원대에서 1억원대를 호가하는 대단지에는 고급 커뮤니티 시설이 경쟁적으로 들어서는 모습이다. 입지가 비슷하더라도 재건축사업이 진행 중이거나 추진하고 있는 아파트를 제외하면 신축 아파트의 선호도가 압도적으로 높으며 단지 규모 등에 따라 아파트값은 차이가 벌어지고 있다. 대단지일수록 같은 관리비로 더 다양하고 넓은 커뮤니티 시설, 조식 서비스 등을 즐길 수 있기 때문이다.

반찬 걱정 덜어주는 입주민 식사 제공 서비스

서울 강남구 대치동에서는 대형건설사들의 고급 브랜드 적용한 아파트들이 부동산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삼성물산의 ‘래미안’ 브랜드를 적용한 개포래미안블레스티지(개포주공2단지 재건축)와 현대건설의 ‘디에이치’ 브랜드를 넣은 디에이치아너힐즈(개포주공3단지 재건축), GS건설의 ‘자이’와 현대건설 디에이치를 단 디에이치자이개포(개포주공8단지 재건축) 등이 대표적이다.

이들 아파트에서는 단지 안에서 입주민을 대상으로 식사를 주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노년층을 중심으로 1~2인가구, 젊은층에서는 맞벌이 가정이 늘어나면서 집에서 음식을 조리하는 문화에서 단지 내 식당에서 식사를 주문해 먹는 문화로 변화하는 트렌드를 반영한 것이다.

개포래미안블레스티지 입주민들은 삼성웰스토리가 매일 한식, 양식 두가지 메뉴를 조식과 중식에 다채롭게 구성해 운영하는 식사 제공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디에이치아너힐즈 역시 단지 내 클럽 컬리넌에서 오전 9시부터 오후 1시까지 브런치를 주문할 수 있다. 단지 입주민들은 호텔식 프렌치토스트, 베이글, 샐러드 등을 1만원대에 누릴 수 있다.

디에이치자이개포에서도 호텔케이터링 전문업체인 푸디스트에서 입주민 조식, 중식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한식이나 브런치 또는 일품식 메뉴를 이용 가능하고 샐러드 박스나 런치 박스를 포장해갈 수도 있다. 디에이치자이개포 단지 안에는 푸디스트의 프리미엄 카페 브랜드 ‘고메이 플레이스X폴 바셋’(GOURMET PLACE X Paul Bassett)도 입점해있다. 프리미엄 커피 전문점 ‘폴 바셋’의 고품질 원두를 활용한 커피 메뉴와 시즌 음료를 맛볼 수 있다.

서울 서초구 반포동에서는 DL이앤씨의 고급 아파트 브랜드인 ‘아크로’를 적용한 ‘아크로리버파크’가 반포 아파트 시장의 랜드마크급 단지로 꼽힌다. 아크로리버파크의 경우 단지 내 티하우스에서 요일별로 달라지는 호텔급 조식 서비스를 양식 또는 한식으로 1만원 미만에 이용할 수 있다. 입주민이 하루 전에 미리 신청하면 해당 동‧호수로 오전 7시까지 직접 배달해주는 서비스도 지원해준다.

서울 서초구 반포동 아크로리버파크 전경. [사진 DL이앤씨]

단지 안에서 누리는 루프탑 인피니티풀 눈길

특히 관리가 까다롭고 비용도 많이 드는 문화 시설은 고급 단지와 일반 아파트 단지를 구분하는 기준이 되기도 한다. 고급 아파트를 상징하는 기준으로 떠오르는 고급 문화 시설은 수영장이다. 단지 내 실내수영장을 갖추고 있는 서울 강남 고급 아파트로는 개포동에 위치한 디에이치아너힐즈와 래미안블레스티지 등이 있다.

최근에는 시각적으로 경계가 없는 것처럼 보이는 수영장인 ‘인피니티풀’로 고급 아파트 커뮤니티 시설 트렌드가 이동하고 있다. 해외 휴양지를 중심으로 해변가 호텔 수영장에서 사진을 찍으면 수면이 수평선으로 무한대로 이어지는 것처럼 설계하는 수영장을 뜻한다.

단순히 수영을 할 수 있는 실내 공간의 의미를 넘어서 단지 옥상(루프탑)에서 인피니티풀을 통해 럭셔리한 라이프스타일을 즐길 수 있는 색다른 고급 문화시설을 대표하고 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중심으로 인피니티풀에서 여유를 만끽하는 사진이나 동영상이 인기를 끌면서 단지 안에서도 고품격 문화 생활을 누릴 수 있다는 점이 입주민들에게 각광받고 있는 모습이다.

올해 3월부터 입주를 시작한 개포자이프레지던스는 국내 아파트 가운데 처음으로 루프탑 인피니티풀을 단지에 적용해 부동산 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다. 사계절이 있는 우리나라 특성상 외부 수영장의 경우 여름에만 이용이 가능하기 때문에 1년 중 3개월 정도만 사용하는 것에 비해 인건비나 관리비가 많이 소요된다. 이로 인해 건설업계에서는 최소 2000가구 이상의 고급 아파트는 돼야 인피니티풀을 운영하는 데 입주민들에게 큰 부담이 없다고 분석한다.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예전에는 고급아파트를 따지는 기준이 학군, 입지, 단지 내부 구조 등이었다면 요즘 조합원들은 단지에서 강점으로 내세울 수 있는 특색 있는 커뮤니티 시설이 얼마나 많은지를 중시한다”며 “입지나 규모가 비슷하더라도 인피니티풀, 조식‧중식 서비스, 스크린골프, 필라테스 등 입주민들의 선호도가 높은 커뮤니티 시설을 갖춘 아파트가 더 높은 가격을 형성한다는 인식이 커지는 만큼 앞으로도 커뮤니티 시설 고급화 경쟁은 더 뜨거워질 수밖에 없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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