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int

‘선두 주자’ NHN클라우드가 시장 급변에 내놓은 ‘생존 전략’

2014년 ‘시장 태동기’ 클라우드 산업 진출…선점 효과 뚜렷
존재감 키운 클라우드 경쟁사 다수…“특화 서비스로 대응”
외산 진출 빨라지는 공공 시장…“가격 경쟁력으로 성과”

김동훈 NHN클라우드 공동대표가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클라우드 기술 전략 콘퍼런스 ‘NHN Cloud make IT 2023’에 참석해 기자 간담회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 NHN클라우드] 

[이코노미스트 정두용 기자] NHN클라우드가 급변하는 시장에 맞춰 ‘성장 전략’을 22일 공개했다.

NHN이 클라우드 사업에 주목하기 시작한 건 2014년이다. 국내 클라우드 시장이 태동할 때부터 기술력을 쌓아왔다. NHN은 지난해 4월 클라우드 사업 부문을 물적분할 해 독립법인 ‘NHN클라우드’를 설립했다. NHN클라우드는 지난 1월 IMM인베스트먼트로부터 1500억원의 투자를 유치한 바 있다. 이 과정에서 기업가치는 1조원으로 평가됐다.

NHN클라우드는 단숨에 ‘유니콘’(기업가치 1조원 이상의 비상장 거대신생 기업)으로 등극했다. 그러나 현재 시장 상황은 녹록잖다. 국내 정보통신기술(ICT) 기업 간 클라우드 서비스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고, 외산 기업의 공공 시장 진출도 눈앞에 두고 있기 때문이다.

외산 진출 장벽 낮아진 ‘공공 시장’…대응법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으로 비대면 문화가 확산했고, 이에 따라 디지털 전환이 가속됐다. 클라우드 시장은 이에 따라 상황이 급변했다. 삼성SDS·KT·SK C&C·네이버 등이 디지털 전환 기조에 맞춰 클라우드 사업의 외연을 확장한 것. NHN클라우드 입장에선 ‘경쟁사의 진격’인 셈이다. 또 세계 클라우드 시장을 지배하고 있는 아마존웹서비스(AWS)·구글 클라우드·마이크로소프트(MS) 등이 국내 시장에서 존재감을 높이고 있다.

더욱이 국내 클라우드 시장의 상당한 매출을 담당하는 ‘공공분야’에서 외산 기업의 진입 장벽이 낮아졌다. 공공 클라우드 시장은 그간 국내 클라우드서비스제공사업자(CSP)에만 진출이 허락된 분야였다. 공공 기관에 클라우드 서비스를 공급하려면 ‘클라우드보안인증’(CSAP)을 획득해야 했기 때문이다.

토종 CSP는 일찍이 해당 인증을 획득했지만, 외산 기업은 상황이 달랐다. CSAP 인증 획득 조건 중 ‘물리적 망분리’를 충족하기 힘들었기 때문이다. AWS·구글·MS 등이 공공 클라우드 시장에 진출하려면 국내에 데이터센터(IDC)와 같은 정보기술(IT) 인프라를 구축하는 등의 투자가 필요했다. 외산 기업들은 이를 충족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지속해서 피력해 왔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과기정통부) 등 관련 부처는 물리적 망분리를 통해 얻는 보안상의 이익보다 편의성 감소라는 손해가 더 크다고 판단, CSAP 제도를 개편해 올해 1월부터 시행하고 있다. CSAP를 시스템 중요도에 따라 ‘상·중·하’로 분류하는 등급제로 변경한 게 핵심 내용이다. 하 등급의 경우, 물리적 대신 논리적 망분리를 허용하고 있다. 이 때문에 토종 CSP와 외산 기업이 공공 시장을 두고 간 치열한 경쟁이 전개될 전망이다. 이미 AWS는 CSAP 하 등급 획득에 필요한 절차를 밟기 시작했다.

그간 토종 CSP로 공공 시장에서 성과를 내오던 NHN클라우드 입장에선 신규 경쟁사가 등장한 셈이다. NHN클라우드는 이 같은 상황에서 22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클라우드 기술 전략 콘퍼런스 ‘NHN Cloud make IT 2023’을 열고 성장 전략을 발표했다. 회사는 ▲공공 시장에선 ‘가격 경쟁력’을 통해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민간 분야에선 ‘특화 서비스’로 성과를 올릴 수 있다고 자신했다.

이날 행사는 ‘당신의 비즈니스에 힘이 되다’(Empower Your Business)란 슬로건 아래 6개 트랙, 총 26개의 발표 세션으로 진행됐다. 총 4000명이 NHN클라우드의 사업 비전을 듣기 위해 현장을 찾았다.
22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클라우드 기술 전략 콘퍼런스 ‘NHN Cloud make IT 2023’ 발표장 전경. [사진 NHN클라우드]

“게임 서비스 직접 운영한 경험, 클라우드 경쟁력 될 것”

김동훈 NHN클라우드 공동대표는 특히 이날 기자간담회를 통해 회사의 성장 방향성을 3가지로 요약했다. ▲공공·금융 등 시장 리더십 공고화 ▲글로벌 역량 및 풀스택 기술력 강화 ▲인공지능(AI) 인프라·기술 영향력 제고를 통해 기업가치를 끌어올리겠다고 강조했다.

김 대표는 특히 그간 NHN이 한게임 등 게임 서비스를 직접 운영한 경험을 강조했다. 특화 서비스를 제공하며 쌓은 기술력은 시장에서 충분히 경쟁력이 될 수 있다고 했다. 그는 “NHN클라우드가 그간 공공·금융 클라우드 시장에서 성과를 올릴 수 있었던 이유는 ‘트래픽에 대한 안정성’이 탁월했기 때문이다. 게임을 통해서 이미 다양한 서비스를 경험했고, 이를 클라우드에 고스란히 녹여냈다”며 “AWS처럼 모든 클라우드 분야에 진출하기보다 ‘우리가 잘 아는 서비스’에 특화(버티컬) 솔루션을 만드는 식으로 접근했다. 이를 통해 글로벌 기업과 차별화를 이루고 있다”고 말했다.

외산 기업과의 경쟁이 예정된 공공분야에서도 여전히 유의미한 성과를 낼 수 있다고 자신했다. 김 대표는 “해외 기업은 클라우드 서비스 비용을 트래픽을 측정해 부과하고 있는데, 공공 시장은 예산이 미리 수립돼 있다는 특성을 지닌다”며 “확정적으로 부과되는 비용 구조는 공공 시장에서 불확실성을 증대하는 요인이 될 수 있고, 여기에 환율 문제도 고려해야한다. NHN클라우드는 경쟁사보다 유연하게 비용 제도를 운영하고 있어 ‘가격 탄력성’ 측면에서 경쟁력이 있다”고 말했다.

NHN클라우드는 가격 경쟁력과 기술력을 바탕으로 공공부문에서 존재감을 높이고 있다. NHN클라우드는 공공부문 클라우드 전환 시장에서 수주 기관 기준 지난해 39% 점유율을 달성했다. 올해에는 경상남도 산하 총 161개 대민시스템 클라우드 전환을 완료한 바 있다. 또 전라남도·광주광역시 산하 총 207개 대민시스템 또한 전환을 수행 중이다. CSP 중 유일하게 ‘행정망’을 연계해 클라우드로 구현한 공공 표준 전자 문서 시스템 ‘온-나라 문서 2.0’을 도입한 이력도 보유했다.
김동훈 NHN클라우드 공동대표가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클라우드 기술 전략 콘퍼런스 ‘NHN Cloud make IT 2023’에 참석해 기자 간담회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 정두용 기자] 

‘풀스택 역량’으로 매출 2000억원 달성 목표

김 대표는 이와 함께 ▲글로벌 ▲프라이빗 클라우드 ▲공공 데스크톱 서비스(DaaS) 등을 성장 요소로 꼽았다. 서비스형 인프라(IaaS)·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서비스형 플랫폼(PaaS) 등 클라우드에 기반한 모든 기술을 갖춘 ‘풀스택 역량’으로 시장에서 성과를 내겠단 포부다.

김 대표는 “우선 리전(Region·독립적이고 지리적으로 격리된 서버의 물리적 위치. 통상 여러 데이터센터의 묶음을 뜻함)을 확보한 일본 도쿄와 일본 로스앤젤레스(LA)를 중심으로 현지 시장을 공략할 것”이라며 “풀스택 역량을 기반으로 고객 요구 및 서버 규모에 맞는 프라이빗 클라우드 구축과 손쉬운 관리를 지원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회사는 이를 위해 ‘NHN 프라이빗 덱’(NHN Private Deck)’을 출시하고, 자체 기술력으로 개발한 DaaS ‘VDI on Cloud’ 등을 선보일 계획이다.

NHN클라우드는 이 같은 기술력을 기반으로 지속해 고객사를 확보하고 있다. 협력 기업은 지난해 대비 70% 증가한 약 400개를 기록했다. 지역파트너 기업 역시 전년 대비 300% 증가한 약 100개로 집계됐다. 이 기간 고객 수는 2000명 증가한 약 5000명으로 성장했다.

김 대표는 이 같은 성장세를 유지, 연말에는 손익분기점(BEP)을 달성할 수 있으리라고 자신했다. NHN클라우드는 분할 첫 해 연간 매출 1600억원을 기록했다. 김 대표는 “경기가 좋진 않지만 고객사가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라, 매출 2000억원을 올해 달성 목표로 잡고 있다”며 “연말에는 BEP를 달성할 수 있으리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행사에선 김명신 NHN클라우드 최고기술책임자(CTO)가 ‘NHN클라우드의 성장과 기술의 방향성에 대하여’를 주제로 키노트 발표를 진행했다. 그는 소버린 클라우드(Sovereign Cloud·현지 데이터센터를 기반으로 각국 정부 규정을 준수하는 클라우드)를 통한 데이터 주권을 강조했다. 김 CTO는 “자사의 소버린 클라우드는 데이터 주권은 물론 운영 주권도 보장하고 있다”며 “금융망이나 행정망 등에서 성과를 올리고 있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NHN클라우드가 시장에서 핵심 CSP로 주목받고 있다는 점에서 막중한 책임감을 느낀다”면서 “디지털 전환과 AI 기술 충격으로 촉발된 글로벌 기술 경쟁 환경에서 계속해서 NHN클라우드만의 가치를 선보여 나갈 것”이라고 했다.
김명신 NHN클라우드 최고기술책임자(CTO)가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클라우드 기술 전략 콘퍼런스 ‘NHN Cloud make IT 2023’의 키노트 발표를 진행하고 있다. 그는 ‘NHN클라우드의 성장과 기술의 방향성에 대하여’라는 주제로 회사의 성장 비전을 공유했다. [사진 정두용 기자]


ⓒ이코노미스트(https://economist.co.kr) '내일을 위한 경제뉴스 이코노미스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많이 본 뉴스

1코오롱 ‘인보사 사태’ 이웅열 명예회장 1심 무죄

2‘코인 과세유예·상속세 완화’ 물 건너가나…기재위 합의 불발

3최상목 “야당 일방적 감액예산…결국 국민 피해로”

4日유니클로 회장 솔직 발언에…中서 불매운동 조짐

5최태원은 ‘한국의 젠슨 황’…AI 물결 탄 SK하이닉스 “우연 아닌 선택”

6서울지하철 MZ노조도 내달 6일 파업 예고…“임금 인상·신규 채용해 달라”

7인천시 “태어나는 모든 아동에게 1억 준다”…출생아 증가율 1위 등극

8경기둔화 우려에 ‘금리 인하’ 효과 ‘반짝’…반도체 제재 우려↑

9얼어붙은 부동산 시장…기준금리 인하에도 한동안 ‘겨울바람’ 전망

실시간 뉴스

1코오롱 ‘인보사 사태’ 이웅열 명예회장 1심 무죄

2‘코인 과세유예·상속세 완화’ 물 건너가나…기재위 합의 불발

3최상목 “야당 일방적 감액예산…결국 국민 피해로”

4日유니클로 회장 솔직 발언에…中서 불매운동 조짐

5최태원은 ‘한국의 젠슨 황’…AI 물결 탄 SK하이닉스 “우연 아닌 선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