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가 온다” 강남 재건축 ‘대어’ 포진
[불붙는 청약] ① 올 하반기 이문뉴타운부터 강남3구 분양 재시동
청약열기 확산될까
[이코노미스트 민보름 기자] 6월 26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 서버가 일시적으로 마비됐다. 서울 동작구 소재 ‘흑석리버파크자이’ 당첨 취소 물량 등 두 개 가구에 대한 무순위청약이 진행됐기 때문이다. 이날 전용면적 59㎡ 타입 1층 가구와 84㎡ 타입 2층 가구 입주자 모집에는 총 93만여명이 몰렸다. 그중 59㎡ 타입에만 82만9804건이 접수돼 “로또 복권보다 경쟁률이 높다”는 우스갯소리까지 나올 정도다.
올해 초 강동구 소재 둔촌주공아파트 재건축(올림픽파크 포레온) 일반분양 이후 달궈지기 시작한 청약시장이 하반기에 접어들며 본격적으로 불붙을 전망이다. 실수요자 선호도가 떨어지는 둔촌주공 초소형 전용면적 39㎡까지 단기간에 계약 마감된 이후 비(非)강남권에서도 양호한 청약 경쟁률이 계속 등장했기 때문이다.
특히 오는 하반기에는 ‘강남3구’(강남·서초·송파) 유명 단지가 본격 일반공급에 나설 것으로 예상돼 청약 열기가 강남으로 옮아가며 강력해질지 주목된다.
문 여는 이문, 기다리는 청담
부동산 분석업체 부동산인포에 따르면 올해 하반기 서울 일반분양 물량은 8800여가구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1000가구 이상 대단지 아파트 중 비교적 일반공급 일정이 빠른 곳은 이달 청약 예정인 이문·휘경뉴타운 소재 ‘래미안 라그란데’(이문1구역 재개발)다. 총 3069가구에 달하는 래미안 라그란데는 단지 규모만큼 일반공급 가구 수도 많은 편이다. 해당 조합 및 업계에 따르면 래미안 라그란데 일반공급 물량은 920가구에 달한다. 공급 타입 또한 전용면적 52㎡ 소형부터 114㎡ 대형까지 다양하다.
해당 단지는 지난 4월 시장에 나온 ‘휘경 자이 디센시아’(휘경3구역 재개발)가 평균 약 52대 1 경쟁률로 ‘완판’(완전판매)에 성공한 데 힘입어 준수한 분양 성적이 예상된다. 이문·휘경뉴타운은 최근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C노선과 맞물려 진행되는 청량리역세권 개발의 수혜지다. 대부분 구역이 1군 건설사 브랜드의 대단지로 조성되고 있는 것 역시 강점이다. 삼성물산은 이미 ‘웰컴라운지’를 열고 분양 홍보를 하고 있다.
9월에는 HDC현대산업개발과 GS건설이 컨소시엄으로 시공하는 총 4321가구 규모 이문3구역이 1641가구 물량을 내놓을 예정이라 1만 가구 이상 미니 신도시로 거듭나고 있는 이문뉴타운이 다시 한 번 주목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보다 규모가 작지만 입지가 좋은 단지도 수요자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 대표적인 곳이 용산역 전면에 위치한 국제빌딩주변 제5구역 재개발 ‘용산 호반써밋 에이디션’이다. 국제빌딩주변 5구역은 도시정비형 재개발 사업으로 진행돼 오피스텔과 판매시설을 갖춘 주상복합을 조성하게 되며 이달 공급할 아파트 물량은 총 110가구 중 90가구에 불과하다.
7월에는 ‘준강남’ 입지 아파트도 청약자들을 기다리고 있다. 동작구에선 ‘상도 푸르지오 클라베뉴’(상도11구역 재개발) 771가구 전체가 후분양으로 나온다. 강동구 천호동에선 ‘e편한세상 강동 프레스티지원’(천호3구역)와 ‘천호더샵센트럴시티’(천호4재정비촉진구역)도 공급된다. 천호동은 한강과 인접하고 둔촌동, 성내동과 함께 강동 최고 입지를 자랑하는 곳이나 주거시설 노후화로 저평가 받았던 곳이다. 이 일대 낡은 주택가가 정비사업을 통해 브랜드 아파트 타운으로 거듭나고 있어 지역 가치가 더욱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재건축 메카’ 반포에 쏠리는 눈
수요자들의 눈길을 끄는 단지는 강남 핵심지역을 차지하고 있는 ‘청담 르엘’(청담삼익아파트 재건축)이다. 압구정, 삼성동과 인접한 강남구 청담동은 고급 상권 및 주택가가 형성돼 전국적인 부촌으로 알려졌으나 그동안 아파트 공급이 뜸했다. 리모델링을 통해 2014년 재탄생한 ‘청담 래미안 로이뷰’와 ‘청담 아이파크’는 일반분양이 없었고 청담동에는 2012년 입주한 708가구 규모 ‘청담 자이’ 이후 이렇다 할 신규 아파트 공급이 없었다.
청담동 한강변을 끼고 있는 청담삼익아파트는 총 1261가구 청담 르엘로 거듭날 예정이다. 이 같은 규모는 청담동 단지 중 유일하다. 단지는 전용면적 49~151㎡로 구성되며 이중 176가구가 일반공급 물량으로 나올 전망이다. 시장에선 위치에 비해 물량이 적다는 이유로 이미 높은 경쟁률을 예상하고 있다. 강남 3구에선 신반포22차, 잠실진주, 도곡삼호, 신반포15차, 방배6구역 등이 나란히 공급을 앞뒀다.
한편 청담 르엘뿐 아니라 잠실 진주아파트 등 일부 단지는 문화재 발견, 토지정화, 공사비 재협상 문제 등으로 청약 일정이 불확실한 상태다. 하지만 조합이 급등하는 금융비용과 공사비 등을 감안해 분양을 서두를 가능성이 높아 늦어도 내년 상반기에는 공급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조합원 분양신청을 받고 있는 ‘신반포 메이플자이’(신반포4지구) 역시 늦어도 내년 상반기 분양이 가능할 전망이다.
이보다 일정이 늦은 반포1단지 3주구와 1·2·4주구 재건축사업의 아파트 공급 시기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난 몇년간 ‘신반포’ 재건축 단지들이 강남권 분양시장을 이끌었다면, 일명 ‘구반포’를 상징하는 두개 단지가 바톤을 잇게 된다. 반포1단지 3주구와 1·2·4주구는 기존에 사업성이 높은 저층으로만 구성된 데다 치열한 접전 끝에 시공사를 선정했다는 점이 널리 알려지며 완공 시 지금껏 볼 수 없는 고급 신규 아파트가 들어설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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