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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만원짜리 경차 괜찮나요?...전기차로 변신한 기아 ‘레이’

풀옵션 가격 3070만~3080만원...보조금 적용 시 2000만원대
리튬인산철 배터리 탑재·1회 충전 시 주행 가능 거리 205km

1회 충전 시 205km를 달릴 수 있는 기아 레이 EV. [사진 기아]
[이코노미스트 이지완 기자] 기아가 끝도 없이 추락 중인 경형 승용차 시장에 새바람을 불어넣는다. 5년 만에 돌아온 경형 전기차(EV) 레이 EV를 통해서다. 다만 소비자들의 경차 선호도 감소, 전기차 시장 성장세 둔화 등이 맞물리면서 의미 있는 수준의 성과를 내기에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23일 기아에 따르면 레이 EV의 풀옵션 가격은 4인승 승용 기준 라이트 트림 3070만원, 에어 트림 3080만원이다. 전기차 보조금(미확정) 혜택을 적용받을 경우 2000만원대 구매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레이 EV의 트림별 시작 가격은 4인승 승용 ▲라이트 2775만원 ▲에어 2955만원, 2인승 밴 ▲라이트 2745만원 ▲에어 2795만원, 1인승 밴 ▲라이트 2735만원 ▲에어 2780만원이다.

도심 주행에 특화된 경형 전기차

기아는 레이 EV의 사전계약을 오는 24일부터 시작한다. 공식 출시는 9월 중으로 예정돼 있다. 지난해 출시된 더 뉴 기아 레이를 기반으로 제작된 전동화 모델인 레이 EV는 2018년 단종 이후 5년 만에 재출시되는 것이다. 첫 출시 당시에는 짧은 주행거리와 부족한 전기차 인프라 등으로 빛을 보지 못했다.

새로운 레이 EV에는 35.2kWh 리튬인산철(LFP) 배터리가 탑재된다. 여기에 배터리 전방 언더커버 적용으로 공기역학 성능이 개선돼 1회 충전 시 복합 205km, 도심 233km를 달릴 수 있다. 복합 전비는 14인치 타이어 기준 5.1km/kWh다.

150kW급 급속 충전기로 40분 충전 시 배터리 용량 10%에서 80%까지 충전할 수 있다. 7kW급 완속 충전기로 충전 시 6시간 만에 배터리 용량 10%에서 100%까지 충전할 수 있다.

레이 EV는 1회 충전 시 주행거리가 짧아 단거리 위주의 도심 주행에 최적화된 모델이라고 볼 수 있다. 기아 측도 이 부분에 초점을 맞추려는 모습이다. 기아 내부에서는 레이 EV의 타겟 업종으로 꽃집·택배·배달 등을 보고 있다.

기아 관계자는 “레이 EV는 합리적인 가격대를 기반으로 도심 주행에 최적화된 도심 엔트리 EV”라고 설명했다.

실내는 10.25인치 슈퍼비전 클러스터와 시동 버튼이 통합된 컬럼 타입 전자식 변속 레버가 적용됐다. 레이의 시동 버튼과 변속 레버가 있던 센터페시아는 수평형의 공조 스위치 및 디스플레이와 수납 공간으로 변경됐다.
경차 외면하는 소비자...전기차 성장세도 둔화

업계에서는 기아 레이 EV가 시장에서 긍정적인 반응을 이끌어내기 쉽지 않다고 보고 있다. 국내 소비자들의 경차 선호도가 워낙 낮은 편이고, 최근 전기차 시장의 성장세도 눈에 띄게 둔화됐기 때문이다.

국내 경차 시장이 위축되면서 현대차와 기아를 제외한 국내 완성차 업체들이 관련 모델 단종을 결정한 상황이다. 국내 경차 시장은 2018년 12만5000여대 수준에서 2021년 9만5000여대 규모로 급감했다. 지난해 13만2000여대로 반등에 성공하는 듯 했지만 올해 재차 주춤하고 있다. 최근 기아가 ‘고급스러운 경차’ 이미지를 더해 선보인 신형 모닝도 별다른 신차 효과를 보지 못하는 있다.

전기차 시장도 성장세가 예년 같지 않다.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KAMA)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국내 전기차 신규 등록 대수는 7만8977대로 전년 동기 대비 16.4% 늘었다. 전체 등록 대수는 늘었지만, 지난해 같은 기간 성장률이 109%에 달했던 것과 비교하면 성장 속도가 더딘 편이다.

업계 관계자는 “전기차 구매를 희망하는 소비자들을 보면 대체로 가격, 주행거리에 민감하다”면서 “여기에 최근 고객들의 소비 패턴을 보면 작은 차보다 큰 차에 대한 선호도가 높다. 전기 경차의 성공 가능성이 낮게 점쳐지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고객에게 다양한 선택권을 제공한다는 측면에서만 보면 레이 EV 출시는 긍정적이다. 시장 상황상 기아에서도 큰 기대를 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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