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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네켄, 러시아에서 ‘단돈 1400원’에 회사 팔아버린 사연은

누적 손실 총 4300억원 추산
우크라전 계기 ‘철수 공표’ 17개월만

하이네켄 맥주. [사진 AFP/연합뉴스]
[이코노미스트 윤형준 기자] 세계 2위의 맥주기업 하이네켄이 러시아 사업 부문을 단돈 1유로(약 1430원)에 통째로 매각하고 현지 시장에서 완전히 철수한다.

네덜란드에 본사를 둔 하이네켄은 25일(현지시간) 홈페이지에 올린 성명에서 러시아 화장품·생활용품 제조 및 포장 기업인 ‘아네스트 그룹’에 러시아 사업을 매각하는 절차가 마무리됐다고 밝혔다.

특히 러시아 사업 부문 지분 100%를 단돈 1유로에 넘겼으며, 이번 거래에 따른 누적 손실액이 총 3억 유로(약 4300억원)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1유로’는 러시아 사업을 하루빨리 정리하려는 회사 측의 시급성을 우회적으로 보여주는 상징적인 액수라고 외신은 분석했다.

앞서 지난해 10월 일본 닛산자동차도 자동차 제조공장을 포함한 러시아 내 자산을 러시아 국영기업체에 1유로에 매각한 바 있다.

하이네켄의 이번 발표는 작년 2월 말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직후 다수 서방 기업이 러시아 시장에서 철수한 것을 고려하면 다소 늦은 감이 있다.

하이네켄 역시 전쟁 발발 직후인 작년 3월 철수 방침을 공표하고, 하이네켄 맥주 판매도 중단했다.

그러나 하이네켄이 소유한 또 다른 맥주 브랜드인 암스텔의 경우 최근까지도 판매되는 등 러시아에서 사업을 계속한다는 비판이 서방 일각에서 제기됐다.

이에 대해 하이네켄은 그간 현지에서 채용된 직원들의 고용 보장 등 조건이 맞는 인수자를 찾고 있다는 입장을 유지해왔다.

하이네켄은 러시아 아네스트 그룹이 향후 3년간 기존 직원 1800명의 고용 보장을 약속했다고 설명했다. 암스텔 맥주 현지 생산은 향후 6개월 안에 점진적으로 중단할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돌프 판덴브링크 하이네켄 최고경영자(CEO)는 “우리가 바란 것보다 훨씬 더 오래 걸렸으나, 이번 거래를 통해 직원들의 생계를 지키고 더 책임감 있는 방식으로 러시아에서 떠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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