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도날드·보령바이오 놔준 동원…자금조달 사활
[HMM 인수전 3사3색]③
자산 가장 적어…한투금융 지원여부 미정
계열사 지분 유동화 통해 자금조달 가능성
안정적 지배구조 기반, 자체 인수 전망도
[이코노미스트 마켓in 허지은 기자] 동원그룹은 HMM(011200) 인수전에 뛰어든 3사 가운데 자금 동원력 측면에서 가장 열위에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계열 분리된 한국투자금융지주의 지원 여부도 아직까지 불투명하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안정적 지배구조를 기반으로 계열사 지분 유동화를 통해 자체 자금조달이 충분히 가능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15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HMM 매각 예비입찰 후보 중에서 하림, LX, 동원 등 세 곳이 적격인수후보(숏리스트)로 선정됐다. 이들 3개 그룹은 지난 6일부터 2개월간 HMM 실사에 돌입했다. 실사가 마무리되면 본입찰을 통해 원매자를 낙점해 주식매매 계약(SPA)을 체결하게 된다.
동원그룹은 적격 후보군 가운데 자산규모나 현금 동원력 모두 쳐진다. 동원그룹의 보유 현금성 자산은 올해 1분기말 기준 6300억원 수준으로, 5조원에 달하는 HMM 인수 예상 자금에 크게 미치지 못 한다. HMM의 자산 총액은 28조8000억원으로 재계 19위 규모다. 반면 동원그룹 자산규모는 9조원으로 재계 54위 수준에 그친다.
아직까지 동원그룹의 인수자금 조달 계획은 구체화되지 않았다. 일찍이 사모펀드(PEF) 운용사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인수전에 뛰어든 하림(136480)과는 달리 동원은 정중동의 행보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3월 출범한 기업형벤처캐피탈(CVC)인 동원기술투자가 자금 마련을 위한 인수금융 구조 설계를 돕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계열 분리된 한국투자금융지주의 지원 여부도 정해지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그동안 한국투자증권이 동원산업(006040), 동원시스템즈(014820), 동원F&B(049770) 등 그룹 계열사들의 회사채 발행에 참여하며 파트너십을 과시해온 만큼 이번에도 재무적투자자(FI)로 이름을 올릴 가능성이 있다. 그밖에 하림이 접촉하지 않은 하나은행, NH농협은행과 인수금융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동원그룹이 지분 유동화를 통해 단독으로도 자금을 마련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보유 현금과 인수금융, 일부 지분 매각 등을 통해서다. 경쟁사에 비해 안정적인 지배구조를 갖추고 있다는 점에서 내부적으로 외부 수혈 없이도 자금 조달이 가능하다는 시나리오 검토를 마친 것으로 전해졌다.
동원그룹 지주사인 동원산업의 지분구조는 오너인 김재철 명예회장(15.5%)과 김남정 부회장(43.2%)을 포함한 특수관계인 지분율이 91.14%로 영향력이 절대적이다. 계열사 중 동원F&B(74.4%), 동원시스템즈(83.6%) 등도 동원산업과 특수관계인 지분이 과반 이상을 확보하고 있다. 지배구조가 안정적인 만큼 일부 계열사 자산이나 지분을 매각해 충분히 자금조달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동원그룹이 보유 중인 원양어선, 공장 등 자산도 상당하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6월말 기준 계열사들이 보유한 유동자산은 ▲동원산업(3조3374억원) ▲동원F&B(1조179억원) ▲동원시스템즈(5979억원) 수준이다. 회사채 신용등급도 AA등급인 동원산업(AA-/안정적)을 비롯해 동원시스템즈, 동원F&B 모두 A급(A+/안정적) 이상이다.
한편 올해 들어 동원그룹이 추진하던 M&A가 모두 무산된 점을 고려하면 중도 하차 가능성도 거론된다. 동원그룹 지주사인 동원산업은 올해 1월 한국맥도날드 인수를 위한 예비입찰에 단독으로 참여했고, 실사까지 진행했으나 가격에 대한 견해 차이를 좁히지 못해 최종 인수를 포기했다. 보령(003850)바이오파마 역시 인수 관련 배타적 우선협상권을 부여받았으나 실사 끝에 인수가 최종 불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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