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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전히 ‘은행’ 선호하는 퇴직연금 가입자들

퇴직연금 가입자, 은행에만 약 179조원 맡겨…증권사 2배
로보어드바이저 활용 활발...향후 협업 더 늘어날 듯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이코노미스트 김정훈 기자] 퇴직연금 가입자들이 적립금 운용 금융사로 여전히 은행을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은행은 증권사와 보험사 대비 퇴직연금 적립금이 2배 이상 높았고 그 규모 역시 꾸준히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5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은행에 적립된 퇴직연금 적립금은 179조3882억원으로 앞선 1분기 174조9013억원 대비 2.57% 늘었다.

반면 증권사에서 운용 중인 퇴직연금 적립금은 74조6832억원으로 1분기 기준 77조원에서 3.01% 감소했다. 은행이 운용 중인 퇴직연금 적립금 규모가 증권사의 2배를 넘는 상황이다. 보험사의 경우 87조원대를 유지 중이다. 

이처럼 은행에 퇴직연금 운용을 맡기는 가입자들이 늘고 있는 가운데 금융당국이 내년 6월부터 로보어드바이저의 퇴직연금 일임 운용에 대한 혁신금융 서비스를 시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로보어드바이저를 활용한 은행의 퇴직연금 운용 전략이 더욱 활발해질 전망이다.

은행의 경우 이미 로보어드바이저 활용이 익숙하다. 핀테크사와의 협업은 물론, 자체 개발 로보어드바이저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

우리은행은 로보어드바이저 전문 기업 파운트와 손잡고 자산관리 로보어드바이저인 ‘우리로보’를 활용 중이다. 퇴직연금 운용에도 파운트의 알고리즘을 적용하고 있다. 지난 2017년부터 시작한 해당 서비스는 투자성향별 펀드 포트폴리오 추천, 해당 포트폴리오의 수익률 진단, 퇴직연금 운용, 리밸런싱 등 사후관리까지 제공한다.

우리은행 ‘우리로보 퇴직연금’ 서비스는 기존의 투자성향에 따른 포트폴리오에서 확장해 연령대까지 고려한 포트폴리오를 추천한다는 특징을 갖고 있다. 연령대에 따라 주식형 자산과 채권형 자산의 비중을 자동으로 조정, 은퇴시점(Target Date)에 최적화한 파운트만의 자산배분 프로그램(Glide Path/연령에 따라 자산배분이 결정되는 메커니즘)을 적용한다. 국내 로보어드바이저 가운데 파운트가 우리은행을 통해 최초로 선보인 원천기술이다.

KB국민은행은 쿼터백투자자문과 함께 로보어드바이저 신탁상품인 ‘쿼터백 R-1’을 출시했다. 자문형 상품으로 가입한도는 2000만원이며, 영업점 창구에서 가입할 수 있다.

또 신한은행과 하나은행은 각각의 로보어드바이저 서비스인 ‘쏠리치’와 ‘HAI Robo’(하이 로보)를 통해 각각 맞춤형 펀드 추천, 효과적인 자산 배분 등의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밖에 농협은행도 퇴직연금 전용 로보어드바이저 알고리즘인 ‘NH로보-프로’ 적용을 확대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로보어드바이저 활용 사례가 늘어남에 따라 향후 은행과 로보어드바이저 전문 핀테크 기업들 간의 적극적인 협업이 예상된다. 이러면 은행의 퇴직연금 적립금 규모는 더욱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늘어난 기대수명 등으로 퇴직연금을 비롯한 노후 자금이 중요해지고 있는 만큼 컴퓨터 알고리즘을 기반으로 쌓은 빅데이터들을 활용한 로보어드바이저 서비스가 투자자들의 유리한 투자 전략 중 하나로 자리잡을 것”이라며 “또 퇴직연금 일임에 대한 진입 장벽이 낮아지면서 로보어드바이저 활용에 대한 금융투자업계의 기대도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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