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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근·직방’ 발굴한 캡스톤파트너스…수요예측 열기 이어갈까 [공모꾼]

공모가 4000원 확정…희망밴드 상단 초과
공격적 초기기업 투자, 포트폴리오 호평
VC 업황 부진 지속…고평가 우려도 여전

‘-꾼’은 어떤 일을 전문적으로 하는 사람, 어떤 일 때문에 모인 사람을 뜻하는 접미사입니다. ‘공모꾼’은 공모주에 진심인 투자자분들께 예비 상장사 정보와 한 주간 공모주 시장에서 가장 뜨거웠던 소식을 전합니다. 기업공개(IPO) 일정부터 증권신고서를 토대로 한 실적·밸류에이션 분석까지. 매주 토요일, 공모주 투자에 꼭 필요한 정보를 보내드립니다. [편집자주]

캡스톤파트너스는 수요예측에서 공모가를 희망밴드(3200~3600원) 상단을 초과한 4000원으로 확정했다. [사진 캡스톤파트너스]
[이코노미스트 마켓in 허지은 기자] 국내 1세대 벤처캐피탈(VC) 캡스톤파트너스가 오는 6~7일 일반청약을 진행한다. 앞서 수요예측에서 희망 밴드 최상단을 초과해 공모가를 확정한 만큼 무난한 흥행이 예상된다. 당근과 직방 등 다수의 유니콘(기업가치 1조원 이상 비상장사) 기업의 초기 투자자로 알려진 캡스톤파트너스는 상장 후 운용자산(AUM) 규모를 늘려 성장세를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캡스톤파트너스는 지난달 26일부터 이달 1일까지 진행한 수요예측에서 공모가를 희망밴드(3200~3600원) 상단을 초과한 4000원으로 확정했다. 이에 따라 상장 후 시가총액은 534억원이 될 전망이다. 상장 주관사는 NH투자증권이 맡았으며, 상장 예정일은 오는 11월 16일이다. 

수요예측에는 총 1453개 기관이 참여해 경쟁률 952.78대1을 기록했다. 전체 참여 기관 중 93%에 해당하는 1355개 기관이 공모밴드 상단인 4000원 이상의 가격을 제시하면서 당초 희망 가격보다 높은 수준으로 공모가를 확정하게 됐다. 주관사인 NH투자증권 관계자는 “차별화된 투자전략을 보유한 캡스톤파트너스의 경쟁력과 성과를 투자자들이 높게 평가했다”고 전햇다. 

캡스톤파트너스는 삼성전자 선임연구원 출신 송은강 대표가 지난 2008년 설립한 국내 1세대 VC 중 하나다. 창업 초기 기업과 신성장 분야 투자에서 경쟁력을 가진 곳으로 알려져 있다. 전체 포트폴리오 중 창업 3년 미만 기업 비율이 75%에 달하고, 대부분이 최초 기관 투자자로 참여하는 등 ‘퍼스트 무버’로 평가받는다.

대표 포트폴리오로는 당근(당근마켓), 직방, 마켓컬리, 스푼, 센드버드, 파두(440110) 등 다수의 유니콘 기업에 초기 투자를 단행했다. 또 에이블리, 자비스앤빌런즈(삼쩜삼) 등 플랫폼 기업에도 투자했다. 특히 당근과 직방의 경우 캡스톤파트너스가 시리즈A부터 모든 라운드 투자에 나서면서 기업가치가 300배 넘게 상승했다. 

올해 6월말 기준 운용자산은 4649억원으로 VC 가운데선 중형급 규모다. 이달 중 새로 결성되는 펀드를 합치면 AUM은 4948억원까지 증가할 전망이다. 캡스톤파트너스가 운용 중인 투자조합의 평균 수익률은 248%에 달한다. 특히 성과보수 구간에 진입한 일부 투자 조합이 청산을 앞두고 있어 회사 수익성이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 

송 대표는 “5개의 유니콘 기업에 초기투자(엔젤투자)를 한 경험과 248% 평균 펀드 수익률을 달성한 실적을 바탕으로 챗GPT 시대에 새롭게 등장할 유니콘을 발굴하겠다”며 “초기투자한 기업들의 멀티플이 상당히 좋고, 이것들을 자금회수(엑시트)하게 되면 좋은 성과로 조합원, 주주들에게 보답할 수 있다”고 밝혔다. 

혹한기 걷는 VC업계…고평가 우려도

당초 캡스톤파트너스는 지난달 상장 절차를 마무리할 예정이었으나 금융감독원의 증권신고서 정정 요구에 따라 공모 일정이 순연됐다. 금감원은 캡스톤파트너스의 투자위험요소와 공모자금의 사용목적, 회사의 주요 사업, 주주에 관한 부분 등을 보완하라고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캡스톤파트너스는 최초 증권신고서를 제출한 지난 9월 18일 이후 10월 5일(2차), 10월 25일(3차) 등 두 번의 정정을 거쳤다. 

금감원의 문턱은 넘었지만, 캡스톤파트너스의 밸류에이션(기업가치)에 대해선 고평가 우려도 여전하다. 캡스톤파트너스는 비교기업(피어그룹)으로 린드먼아시아, 스톤브릿지벤처스, 컴퍼니케이파트너스 등 3곳을 선정했다. 피어그룹의 지난해와 올해 상반기 기준 PER(주가수익비율)을 토대로 산출된 캡스톤파트너스의 PER은 17.67배다. 

주목할 부분은 캡스톤파트너스의 AUM이 비교기업보다 크게 낮다는 점이다. AUM은 VC가 운용하는 자산 규모로, AUM이 높을수록 더 많은 펀드를 운용하는 실력있는 VC로 판단된다. 캡스톤파트너스 AUM이 4000억원대인 반면 스톤브릿지(1조1409억원), 린드먼아시아(8178억원), 컴퍼니케이(7845억원)는 지난해 기준 AUM이 모두 7000억원을 웃돌았다. 

특히 최근 VC업계가 혹한기를 지나고 있다는 점에서 캡스톤파트너스의 투자 매력이 다소 떨어진다는 지적도 나온다. 회사 역시 투자설명서에서 “향후 벤처투자 시장의 성장이 둔화되거나 침체되는 가운데 경쟁이 과열될 경우 시장 내 한정된 투자재원의 조달 관련 위험이 발생할 수 있으니 유의해달라”고 밝혔다. 

상장 당일 유통가능물량도 33.34%로 높은 편이다. 통상 유통물량이 30%를 넘어서면 상장일 주가 변동성이 클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 다만 다산벤처스(17.94%), 하나캐피탈(9.13%), 정현식 전 맘스터치앤컴퍼니 회장(5.13%), 코메론(2.67%) 등 기존 주주들은 1~12개월의 의무 보호예수를 자발적으로 설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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