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롤러코스터 한국 증시…공매도 금지 배경은

[공매도 금지에 흔들리는 증시] ①
금융당국, 제도 개선 위해 전면 중단
“총선용 정책 아니냐” 지적 나오기도
증권가 “금지 효과 사실상 마무리”

서울 여의도 전경. [사진 연합뉴스]
[이코노미스트 마켓in 김연서 기자] 금융당국의 공매도 전면 금지 발표 이후 국내 증시가 롤러코스터 장세를 보였다. 유가증권시장(코스피)과 코스닥 모두 지수가 크게 오르내렸고, 장중 사이드카가 발동하는 등 증시 변동성이 커졌지만 둘째 주에 접어들면서 공매도 금지 효과는 막을 내렸다는 분석도 나온다.

공매도 전면 금지…"롤러코스터 탄 韓증시"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공매도 금지 첫날인 지난 6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31.46포인트(5.66%)오른 2502.37에 장 마감했다. 이날 코스피는 외국인 매수세 확대로 지난 9월 이후 약 1개월여 만에 2500선을 회복했다. 

코스닥 역시 외국인 매수세 확대로 우상향 곡선을 그리며 전 거래일 대비 57.4포인트(7.34%) 오른 839.45에 거래를 종료했다. 오전부터 급등한 영향으로 프로그램매수호가 효력이 일시정지되는 ‘사이드카’가 발동하기도 했다. 이는 2020년 6월 16일 이후 처음이다.

하지만 코스피는 다음 거래일부터 곧바로 상승 폭을 반납했다. 7일 코스피는 전일 대비 58.41포인트(2.33%) 급락한 2443.96에 거래를 종료했다. 일주일 뒤인 14일 코스피 지수는 2433.25에 거래를 마쳤다. 공매도 전면 금지로 증시 변동성이 커진 상황에서 코스피는 2400선 안팎을 움직이고 있다.

공매도는 주식시장에서 주식을 가지고 있지 않은 상태에서 매도 주문을 내는 것을 말한다. 주가가 떨어질 것을 예상할 때 시세 차익을 노리는 매매 방법 중 하나다. 공매도는 주식을 빌려 매도하는 차입 공매도와 주식을 빌리지 않고 매도하는 무차입 공매도로 나뉜다. 주식을 빌리지 않고 파는 무차입 공매도는 자본시장법을 위반한 불법 행위다.

금융당국 제도 개선 위해 공매도 전면 금지

최근 국내 증시는 금융당국의 공매도 전면 금지 조치 영향으로 변동성이 커졌다. 앞서 지난 5일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정부서울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공매도 전면 금지를 발표했다. 금지 기간 동안 국내 시장이 개인 투자자와 기관 투자자 간 ‘기울어진 운동장’이라는 논란이 반복되지 않도록 제도 개선 방안을 검토해 내놓겠단 의미다. 

금융당국은 내년 6월 말까지 코스피, 코스닥, 코넥스 등 국내 증시 전체 종목에 대해 공매도를 전면 금지하기로 했다. 다만 이전의 공매도 전면 금지 때와 마찬가지로 시장조성자와 유동성공급자 등의 차입 공매도는 허용하기로 했다. 

금융당국은 최근 글로벌 투자은행(IB)의 무차입 공매도 행위 적발함에 따라 공매도 전면 금지 조치를 내릴 수 밖에 없었단 입장이다. 앞서 지난 10월 금감원은 글로벌 IB 2곳이 국내 주식시장에서 총 560억원 규모의 불법 공매도(무차입 공매도)를 벌인 사실을 적발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글로벌 IB 전수조사와 위반에 대한 엄정처벌, 무차입 공매도가 원천적으로 발생하지 하도록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며 “11월 6일부터 20명 인력으로 공매도 특별조사단을 출범해 불법공매도에 대해서는 최대한 과징금과 형사처벌 등 무관용 원칙을 적용해 엄정 처벌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자본시장 정책의 최우선 목표는 공정하고 효율적인 시장을 조성해 투자자를 보호하고 시장의 신뢰를 얻는 것”이라며 “공매도 제도가 모든 투자자가 신뢰할 수 있는 제도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정부가 할 수 있는 모든 조치를 강구하겠다”고 밝혔다.

공매도 금지한 이유는…“총선용 공매도 금지 아니냐” 의혹도

일각에선 여당이 이번 공매도 전면 금지 조치를 강하게 추진한 것에 대해 ‘총선용 정책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내년 4월 국회의원 선거를 앞두고 개인투자자의 요구를 들어준 정치적 결정이라는 해석이다. 

앞서 더불어민주당은 9일 국회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정부의 공매도 한시 금지 정책을 맹비난했다. 양정숙 민주당 의원은 “내년 총선을 겨냥한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김한규 민주당 의원은 “예측 불가능한 급작스러운 의사 결정 때문에 시장이 상당한 충격이 있었다”며 “갑자기 일요일(5일)에 발표한 금융위원회의 중단 결정에 대해서 시장의 혼란을 겪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윤석열 대통령은 공매도 전면 금지 8일 만에 직접 입을 열고 ‘개인투자자들을 위해서’라고 이유를 밝혔다. 윤 대통령은 14일 용산 청사에서 주재한 국무회의에서 “불법적 시장 교란 행위를 막고 우리 주식시장과 1400만 개인투자자를 보호하기 위해 공매도를 한시적으로 금지했다”며 “근본적인 개선 방안이 만들어질 때까지 공매도를 금지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윤 대통령은 “공매도 금지 조치로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선진지수 편입이 어려워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하고 있다”며 “그러나 미국과 달리 우리나라의 증권시장은 변동성이 크고 개인투자자 비중이 높아 장기적으로는 우리 증권시장 경쟁력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길이라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숏커버링 효과’가 예상보다 크지 않아”

증권업계에선 금융당국의 전격적인 공매도 금지 조치에 따른 시장 반등이 사실상 마무리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급등했던 코스피지수가 2400선을 맴돌고, 800선을 훌쩍 넘었던 코스닥지수 역시 700선 후반으로 내려오면서 기대감이 사라졌기 때문이다. 

증권가는 ‘숏커버링 효과’가 예상보다 크지 않았고, 오히려 첫날 단기 급등에 따른 차익 실현 매물이 더 많이 쏟아진 결과라고 분석했다. 숏커버링은 빌려서 판 주식을 갚기 위해 해당 주식을 다시 사들이는 공매도 잔고 청산을 의미한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지난 6일 하루에만 공매도 잔고 수량은 코스피시장에서 4.2%, 코스닥시장에서 5.5% 급감했다”며 “그러나 7일부터 숏커버링 매수 강도가 급격히 축소돼 일일 공매도 잔고수량 감소율은 1%대로 축소됐다”고 밝혔다.

이어 이 연구원은 “공매도 잔고가 꾸준히 감소하면서 국내 수급에 안전판 역할을 할 수 있지만, 반대로 외국인 투자자의 적극성이 약해질 가능성도 경계해야 할 부분”이라며 “이해득실이 존재한다는 점에서 공매도 전면 금지에 대한 막연한 기대도, 우려도 자제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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