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교 35주년 앞둔 한국·헝가리 “규제 완화 통해 교류 확대” [이코노 인터뷰]
야노시 차크 헝가리 문화혁신부 장관 특별 대담
한·헝 산학협력 추진 기업에 인센티브 제공
제도 지원 통해 문화·경제 다층적 교류 확대
[대담=곽혜은 이데일리엠 대표·정리=이코노미스트 선모은 기자] 미국의 작가이자 영화감독인 웨스 앤더슨의 영화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 이 영화는 현실과 환상의 경계를 무너뜨리는 미감과 미학으로 전 세계 평론가들의 찬사를 끌어냈다.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의 성공으로 주목받은 국가가 있다. 부다페스트가 수도인 동유럽 국가 헝가리다.
헝가리는 1988년 노태우 정부 집권 이후 한국이 북방정책을 통해 가장 먼저 수교한 국가다. 한국은 북방정책의 결과로 1989년 2월 헝가리와 외교 관계를 수립했고, 1990년 9월 소련과, 1992년 8월 중국과, 같은 해 12월 베트남과 각각 수교했다. 한국이 외교 지평을 넓힌 데 헝가리와의 수교가 첫 단추가 된 셈이다.
올해는 한국과 헝가리가 수교를 맺은 지 34주년이 되는 해다. 지난 11월 8일(현지시각) 헝가리 부다페스트에서 만난 야노시 차크 헝가리 문화혁신부 장관은 “두 국가가 수교를 맺을 당시 한국은 경제적으로나, 기술적으로나 성공을 거두기 직전이었고, 헝가리는 막 공산주의의 굴레에서 벗어나고 있었다”라고 말했다.
이어 “두 국가는 수교 이후 30년 이상 경제적으로, 문화적으로, 정치적으로 여러 경험을 나눴다”며 “한국과 헝가리의 관계 또한 이보다 나은 적이 없다고 표현할만하다”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두 국가가 다층적인 관계를 구축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며 “실제 한국은 헝가리에서 외국인 직접 투자로 1, 2위를 다투는 국가”라고 했다.
한국, 헝가리의 주요 투자국…‘연결’이 주요 키워드
차크 장관은 한국이 헝가리의 주요 투자 국가가 된 것과 관련해 ‘연결’이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말했다. 그리고 한국과 헝가리의 기업과 대학이 서로 협력하는 데서도 이런 연결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사회는 빠르게 변화하고 있고, 사람들은 홀로 살아갈 수 없다”며 “정부 차원에서 두 국가의 대학, 기업이 협력하도록 다양한 자금 지원과 환경 조성을 제공하고 있으며, 과학단지나 산업단지 등을 구축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한국과 헝가리 대학, 기업이 산학협력을 추진하도록 돕기 위해 규제 측면에서 다양한 지원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도 했다. 차크 장관은 “민간과 공공 분야에서 자금을 동원해 (산학협력을 진행하려는) 여러 연구기관과 대학, 기업에 인센티브를 줄 수 있을 것”이라며 “헝가리에 있는 한국 기업이나 연구자, 과학자에게 20여 년 동안 재정 측면에서의 지원을 제공하는 방안도 있다”고 말했다.
한국의 대학, 기업과 교류하려는 수요는 높다고도 했다. 차크 장관은 “한국과 헝가리가 협력할 기회는 많다”며 “실제 서울과 부다페스트를 오가며 여러 기업인과 임원들과 대화하면 이들이 이미 협력할 준비가 돼 있다는 점을 체감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한국 기업이 어느 분야의 역량이 필요한지가 중요할 것”이라며 “헝가리에서도 한국 기업들과 적극적으로 대화하려 하고, 곧 성공 사례도 발표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했다.
한국과 헝가리는 문화적으로 닮은 국가이기도 하다. 헝가리의 인구 대다수는 마자르족으로, 중앙아시아에서 이주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헝가리어는 한국과 같이 우랄·알타이어에 속한다. 역사 측면에서도 닮은 점이 많다. 지정학적으로 주변국과 갈등했지만, 한국과 헝가리 모두 각자의 문화와 영토를 지켜왔다.
차크 장관은 “한국과 헝가리는 모두 변방의 나라”라며 “헝가리는 유럽의 중심에 있어서 여러 국가와 민족은 물론 군과 무역 등이 교차하는 지역이라면, 한국은 삼면이 바다로 둘러싸여 있고 러시아와 중국·일본 등이 주변국이라 이들 국가와 지정학적으로 갈등해왔다”고 말했다. 이어 “이런 환경은 현대에 와서도 크게 다르진 않다”며 “주변국들에 둘러싸여 있는 지정학적 특징은 한국과 헝가리가 문화·경제 측면에서 어떻게 교류·협력해야 하는지 방향을 알려주기도 한다”고 말했다.
문화·역사적 측면에서 공통점…예술 사업 육성 노력
차크 장관은 정부 차원에서 문화 사업을 키워야 한다고도 강조했다. 그는 “정부는 국가를 향한 국민의 애착과 애정을 키워줄 수 있어야 한다”며 “장관으로서 제 역할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런 관점에서 볼 때 문화는 정부가 반드시 보존하고 육성해야 하는 분야”라며 “책임 있는 기업과 이들 기업의 리더도 문화 사업에 관심을 쏟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기업과 정치는 밀접하게 관련돼 있다고도 생각한다”며 “기업가들이 할 수 있는 한 많은 문화 행사에 참석하고 이런 행사를 개최·지원하도록 촉구할 것”이라고 했다. 그가 민간 분야에서 문화 사업에 힘쓰도록 유도하는 것은 그 또한 한때 기업에 몸담았기 때문이다.
차크 장관은 “사업을 추진하면 많은 위기를 만나는데, 그중 하나는 사업 외 삶의 아름다움을 알 수 없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좋은 기업인이 되려면 예술에 시간을 투자할 수 있어야 한다”며 “정부가 민간과 공공 자금을 동원해 문화예술 사업을 육성해야 하는 이유”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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헝가리는 1988년 노태우 정부 집권 이후 한국이 북방정책을 통해 가장 먼저 수교한 국가다. 한국은 북방정책의 결과로 1989년 2월 헝가리와 외교 관계를 수립했고, 1990년 9월 소련과, 1992년 8월 중국과, 같은 해 12월 베트남과 각각 수교했다. 한국이 외교 지평을 넓힌 데 헝가리와의 수교가 첫 단추가 된 셈이다.
올해는 한국과 헝가리가 수교를 맺은 지 34주년이 되는 해다. 지난 11월 8일(현지시각) 헝가리 부다페스트에서 만난 야노시 차크 헝가리 문화혁신부 장관은 “두 국가가 수교를 맺을 당시 한국은 경제적으로나, 기술적으로나 성공을 거두기 직전이었고, 헝가리는 막 공산주의의 굴레에서 벗어나고 있었다”라고 말했다.
이어 “두 국가는 수교 이후 30년 이상 경제적으로, 문화적으로, 정치적으로 여러 경험을 나눴다”며 “한국과 헝가리의 관계 또한 이보다 나은 적이 없다고 표현할만하다”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두 국가가 다층적인 관계를 구축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며 “실제 한국은 헝가리에서 외국인 직접 투자로 1, 2위를 다투는 국가”라고 했다.
한국, 헝가리의 주요 투자국…‘연결’이 주요 키워드
차크 장관은 한국이 헝가리의 주요 투자 국가가 된 것과 관련해 ‘연결’이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말했다. 그리고 한국과 헝가리의 기업과 대학이 서로 협력하는 데서도 이런 연결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사회는 빠르게 변화하고 있고, 사람들은 홀로 살아갈 수 없다”며 “정부 차원에서 두 국가의 대학, 기업이 협력하도록 다양한 자금 지원과 환경 조성을 제공하고 있으며, 과학단지나 산업단지 등을 구축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한국과 헝가리 대학, 기업이 산학협력을 추진하도록 돕기 위해 규제 측면에서 다양한 지원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도 했다. 차크 장관은 “민간과 공공 분야에서 자금을 동원해 (산학협력을 진행하려는) 여러 연구기관과 대학, 기업에 인센티브를 줄 수 있을 것”이라며 “헝가리에 있는 한국 기업이나 연구자, 과학자에게 20여 년 동안 재정 측면에서의 지원을 제공하는 방안도 있다”고 말했다.
한국의 대학, 기업과 교류하려는 수요는 높다고도 했다. 차크 장관은 “한국과 헝가리가 협력할 기회는 많다”며 “실제 서울과 부다페스트를 오가며 여러 기업인과 임원들과 대화하면 이들이 이미 협력할 준비가 돼 있다는 점을 체감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한국 기업이 어느 분야의 역량이 필요한지가 중요할 것”이라며 “헝가리에서도 한국 기업들과 적극적으로 대화하려 하고, 곧 성공 사례도 발표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했다.
한국과 헝가리는 문화적으로 닮은 국가이기도 하다. 헝가리의 인구 대다수는 마자르족으로, 중앙아시아에서 이주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헝가리어는 한국과 같이 우랄·알타이어에 속한다. 역사 측면에서도 닮은 점이 많다. 지정학적으로 주변국과 갈등했지만, 한국과 헝가리 모두 각자의 문화와 영토를 지켜왔다.
차크 장관은 “한국과 헝가리는 모두 변방의 나라”라며 “헝가리는 유럽의 중심에 있어서 여러 국가와 민족은 물론 군과 무역 등이 교차하는 지역이라면, 한국은 삼면이 바다로 둘러싸여 있고 러시아와 중국·일본 등이 주변국이라 이들 국가와 지정학적으로 갈등해왔다”고 말했다. 이어 “이런 환경은 현대에 와서도 크게 다르진 않다”며 “주변국들에 둘러싸여 있는 지정학적 특징은 한국과 헝가리가 문화·경제 측면에서 어떻게 교류·협력해야 하는지 방향을 알려주기도 한다”고 말했다.
문화·역사적 측면에서 공통점…예술 사업 육성 노력
차크 장관은 정부 차원에서 문화 사업을 키워야 한다고도 강조했다. 그는 “정부는 국가를 향한 국민의 애착과 애정을 키워줄 수 있어야 한다”며 “장관으로서 제 역할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런 관점에서 볼 때 문화는 정부가 반드시 보존하고 육성해야 하는 분야”라며 “책임 있는 기업과 이들 기업의 리더도 문화 사업에 관심을 쏟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기업과 정치는 밀접하게 관련돼 있다고도 생각한다”며 “기업가들이 할 수 있는 한 많은 문화 행사에 참석하고 이런 행사를 개최·지원하도록 촉구할 것”이라고 했다. 그가 민간 분야에서 문화 사업에 힘쓰도록 유도하는 것은 그 또한 한때 기업에 몸담았기 때문이다.
차크 장관은 “사업을 추진하면 많은 위기를 만나는데, 그중 하나는 사업 외 삶의 아름다움을 알 수 없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좋은 기업인이 되려면 예술에 시간을 투자할 수 있어야 한다”며 “정부가 민간과 공공 자금을 동원해 문화예술 사업을 육성해야 하는 이유”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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