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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병 또다른 복병?”…에어부산 분리매각시 ‘공룡 LCC’ 탄생 불투명

부산 정치권·기업 아시아나 지분 전량 인수 계획
인수가 2000억원 예상…부채비율 646%도 부담
산업은행 승인 여부 불투명…“총선 앞둬 논의 심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합병이 예상보다 길어지자 부산시 정치권과 지역 상공 업계를 중심으로 에어부산의 분리매각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이코노미스트 마켓in 송재민 기자] 대한항공(003490)과 아시아나항공(020560) 합병이 예상보다 길어지자 부산시 정치권과 지역 상공 업계를 중심으로 에어부산(298690)의 분리매각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분리매각이 될 경우 대한항공의 ‘공룡 LCC’ 계획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는 상황이다. 다만 에어부산의 독자적 생존 가능성도 희박한 데다 선거철을 앞두고 정치권의 결정에 따라 좌우될 가능성이 높다는 우려가 나온다. 

지역 사회가 보유한 에어부산의 지분에 대해 주주로서의 권리를 행사하겠다고 나선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이들은 이전부터 아시아아나항공이 대한항공으로 매각될 경우 에어부산의 지분율이 희석될 수 있다며 반대해왔다. 그런데 최근 아시아나항공의 화물 부문 매각이 결정되고 EU가 결합 심사를 미재개하는 등 지지부진한 모습을 보이자 구체적인 행동을 취한 것이다. 이들은 지역 건설사 동일을 1대 주주로 세우고 아시아나항공이 보유한 지분을 전량 인수할 계획이다. 

27일 전자공시시스템(DART)에 공시된 바에 따르면 에어부산의 최대주주는 41.89%를 보유한 아시아나항공이다. 부산시와 부산지역 기업의 에어부산 지분율은 16.15%로 ▲동일(3.31%) ▲서원홀딩스(3.15%) ▲부산시(2.91%) ▲아이에스동서(2.70%) ▲부산은행(2.53%) ▲세운철강(0.98%) ▲부산롯데호텔(0.50%) ▲원스틸(0.07%)로 나타난다. 

에어부산의 분리매각이 이뤄지려면 아시아나항공의 채권단인 KDB산업은행의 승인과 한진그룹의 움직임이 있어야 한다. 원칙적으로는 산업은행이 아시아나항공의 관계사로 있는 에어부산의 지분을 처리할 권리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부산상공회의소 회장을 역임했던 신정택 세운철강 회장은 “산업은행이 쉽게 수용하지는 않겠지만 에어부산이 출범한 배경과 함께 가덕신공항에는 지역항공사가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하겠다”며 “인수 자금 마련은 지역 기업이 힘을 합치면 어렵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한 바 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에어부산의 분리매각은 어렵단 시각이 우세하다. 산은도 합병 관련 논의가 한창인 상황에서 또 다른 변수를 만들지 않을 것이란 해석이다. 또한 에어부산이 분리해서 나가게 되면 대한항공의 통합 LCC 구상 계획도 틀어지게 된다. 

당초 대한항공은 아시아나항공과 합병시 진에어·에어부산·에어서울 등 산하 LCC들이 뭉친 ‘공룡 LCC’를 출범할 예정이었다. LCC 3사를 분리해서 운영하는 것이 오히려 비효율적이란 분석에 따른 것으로 3사를 통합해 ‘규모의 경제’와 시너지를 창출하려는 계획이다. 당시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합병 소식이 들리면서부터 LCC 업계에선 지각변동이 예고됐었다. 

부산 상공계가 아시아나항공이 보유한 에어부산의 지분 전량을 인수하려면 약 2000억원 이상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인수대금을 마련한다고 해도 항공업의 특성상 지속적으로 비용이 소요된다는 점도 부담이다. 에어부산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유행으로 위기를 겪을 당시에 아시아나항공의 1000억원 이상의 자금지원으로 자본잠식 위기를 모면한 바 있다. 또한 에어부산의 3분기 부채총계가 1조717억원이고, 부채비율이 646.65%에 달한다는 점도 부담으로 작용한다. 

한 업계 관계자는 “내년 총선을 앞두고 정치권에서 관심을 가지면서 논의는 더욱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며 “산업은행 입장에서도 에어부산의 분리매각에 신중하게 접근할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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