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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스의 모빌리티 서비스 도전, 공존하는 기대와 우려[이코노 EYE]

토스, 좌절됐던 타다 매각…정면승부로 방향 전환
“경쟁 촉진으로 업계 발전” vs “서비스 차별화 있어야만”

타다 로고가 붙은 자동차가 서울 세종대로 사거리를 지나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이코노미스트 윤형준 기자] 비바리퍼블리카(토스)가 토스 앱 내에서 택시, 전기자전거, 킥보드를 부를 수 있게 업데이트를 진행했습니다. 특히 메인격 서비스인 택시 ‘타다’가 월간 활성 이용자(MAU) 1500만명이 넘는 토스라는 빅테크 플랫폼을 업고 모빌리티(이동수단) 업계의 새로운 메기가 될지 주목받고 있죠.

토스에서 이들 서비스를 이용하기 위해서는 ‘전체’ 탭에서 ‘교통’을 누르고 ‘택시 타기’ 또는 ‘자전거·킥보드 타기’를 선택하면 됩니다. 타다 앱을 따로 설치하지 않고 토스 앱에서 호출부터 결제까지 한 번에 진행돼 접근성이 매우 높아진 셈입니다.

그런데 그동안 토스와 타다의 얽히고설킨 역사를 아는 이들은 이번 서비스 개시가 다소 뜬금없다고 느껴질 수도 있습니다. 토스는 지난 2021년 10월 약 400억원을 투자해 타다 운영사 VCNC의 지분 60%를 매입했습니다. 타다의 경영권을 얻어낸 토스는 카카오T가 카카오페이 결제를 늘렸듯 택시 사업과의 시너지를 꾀하려 했죠.

하지만 업황이 좋지 않았습니다. 지난해 코로나19로 택시 기사들이 타 업종으로 대거 유출되면서 ‘택시 대란’이 본격화됐죠.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도 계속되면서 신차 확보에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결국, 토스는 VCNC를 매각하기 위해 올여름 ‘아이엠택시’와 ‘더스윙’에 연이어 접촉했지만 협상은 말짱 도루묵이 됐죠.

[제공 토스]
계절이 바뀌고 찬바람이 불며 토스는 생각을 바꿨습니다. 택시(타다)는 물론, 전기자전거·킥보드 등 퍼스널(개인형) 모빌리티까지 영역을 확장해 정면승부를 하겠다는 전략으로 말이죠. 모빌리티 서비스 개시를 본격 발표한 지난 11일 토스 측은 “이미 지난 10월 코레일 기차 예매를 비롯해 자동차 검사 예약 등 공공 교통 서비스를 제공해왔다”며 “택시, 전기자전거, 킥보드 제휴사를 더 늘려나갈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모빌리티 업계에선 기대와 우려의 시선을 동시에 보내고 있습니다. 우선 기대하는 시선의 골자는 토스가 타다 서비스를 통해 카카오T 독주 체제를 무너뜨릴 가능성이 있다는 점입니다. 실제 국내 택시 호출 앱의 MAU는 카카오T가 약 1200만명으로 압도적인 수치를 나타내고 있습니다. 우티는 60만명, 타다는 7만명에 불과하죠.

시장에는 다양한 플레이어가 있어야 소비자들의 선택권이 넓어지고 서로 경쟁하며 서비스도 고도화될 수 있습니다. 모빌리티 시장도 마찬가지죠. 이에 모빌리티 업계에서는 토스의 택시 서비스 진출에 대해 환영한다는 분위기입니다. 심지어 카카오T 입장에서도 토스의 진출은 시장 확대 측면에서 환영할 일일 수 있다는 얘기도 나옵니다. 또 토스가 그동안 금융과 비금융 서비스 결합 후 성공 사례가 많았기 때문에 이번 전략에 대해서도 흥미롭다는 반응이 많습니다. 

물론 우려의 시각도 있습니다. 제아무리 수천만명 이용자를 보유한 토스라도 차별성을 보여주지 못한다면 눈에 띄는 성과를 내기 어렵다는 얘기가 나옵니다. 이에 대해 한 IT 업계 관계자는 “우티의 경우 서비스 차별화보다는 프로모션 등 물량 공세로 점유율 확대를 시도했으나 효과는 없었다”며 “이동 서비스 연결의 품질, 새로운 가치 제공 등을 어떻게 하느냐가 관건”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토스는 일단 차분하게 상황을 지켜보겠다는 분위기입니다. 토스 측은 모빌리티 사업 확장에 대해 최근 ‘쇼핑’ 탭을 신설한 것처럼 ‘금융의 맥락’에서 결제 사업을 보다 다양하게 시도하겠다는 의지라고 말합니다. 서비스 고도화를 위해 내부에서 노력 중이지만 너무 무리해서 차별화된 포인트를 만들지는 않겠다는 입장입니다.

그간 토스는 공동구매, 알뜰폰, 서류발급 등 비금융 영역에서 나름의 호평을 들어왔습니다. 모빌리티 영역에서도 지난 2년의 우여곡절을 딛고 성과를 낼 수 있을까요. 어떤 형태든 소비자에게 가장 편익이 큰 서비스를 제공해주길 바라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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