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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상하지 못한 것이 나왔다”...혁신으로 지구 뒤흔든 현대차그룹[여기는 CES]

현대차그룹, CES 역대 최대 규모 참가
기아 PBV·모비스 e코너 시스템 등 인기

9일(현지시간) CES 2024 현대차 전시관. 현대차의 신기술을 살펴보기 위해 수백명이 줄을 서있는 모습. [사진 이지완 기자]
[라스베이거스(미국)=글·사진 이코노미스트 이지완 기자] 현대자동차그룹이 전 세계 첨단 기술의 집합소로 불리는 소비자 가전 전시회(CES)에 역대 최대 규모로 참가했다. 현대차(포티투닷 포함)와 기아는 물론이고 현대모비스·슈퍼널 등이 함께 ‘인류의 풍요로운 삶’을 실현하기 위해 그룹이 꿈꾸는 미래를 그려냈다.

현대차그룹 제대로 칼 갈았다

현대차그룹은 9일(현지시간)부터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진행된 CES 2024에서 그룹 사업 전반을 망라하는 미래 비전을 제시했다. 그룹의 향후 50~100년을 보여주기 위한 행사인 만큼 역대 최대 규모의 전시관을 마련해 눈길을 끌었다.

CES 2024에서 전시관을 운영하는 그룹사는 현대차·기아·현대모비스·슈퍼널·제로원 등 5곳이다. 전시관 규모는 축구장 1개 크기(최소 6400㎡)인 6437㎡(1948평)에 달한다. 2009년 현대차그룹이 CES에 처음 참가한 이래 가장 크다.

현대차는 ‘수소와 소프트웨어로의 대전환 : Ease every way’를 CES 주제로 정하고 ▲수소 사회로의 전환을 앞당길 ‘HTWO Grid’(생상부터 활용까지 수소 생태계 상호 연결) ▲사람·모빌리티·데이터·도시를 연결해 최적의 생태계를 구축하는 ‘소프트웨어’ 개념인 SDx(소프트웨어로 정의되는 모든 것)를 공개했다.
현대차가 CES 2024에서 공개한 개인형 모빌리티 DICE. [사진 이지완 기자]
장재훈 현대차 사장은 “현대차의 모든 기술적 진보는 인류의 살을 더욱 풍요롭게 만들기 위함”이라며 “수소는 어렵지만 끈기 있게 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현대차는 CES 2024에서 관람객을 사로잡기 위해 수소 에너지, 소프트웨어, 로보틱스 기술이 접목된 수소 기반 모빌리티 서비스 콘셉트(DICE·SPACE·CITY POD), 보스턴 다이내믹스의 물류 상하차 로봇 ‘스트레치’(Stretch) 등을 전시했다.

현대차그룹의 글로벌 소프트웨어센터인 포티투닷은 현대차 부스에서 자체 개발 중인 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SDV)의 방향성과 이를 주변 환경으로 확장한 SDx 개념을 새롭게 제시했다. 포티투닷에 따르면 SDV 전환 시 자동차의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플랫폼이 통합돼 소비자 편의성을 높일 수 있다. 기획부터 설계, 제조까지의 자동차 양산 과정과 속도를 획기적으로 단축시킬 수도 있다.
현대차그룹의 SDV는 오는 2026년부터 소비자가 직접 체험할 수 있을 전망이다. 송창현 현대차·기아 SDV 본부장 겸 포티투닷 사장은 “내년에 소프트웨어 릴리즈가 되기 때문에 양산은 2026년부터 들어간다고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포티투닷은 현대차 CES 전시관 내 별도로 마련된 공간에서 전장 부품들의 체계적·효율적 개발을 위한 SDV 전기·전자 아키텍처, 방대해지는 소프트웨어 제어를 위한 고성능 컴퓨터(HPVC), 사람처럼 대화 가능한 인공지능(AI) 내비게이션, 자율주행 기술 등을 공개했다.

2019년 이후 5년 만에 CES에 모습을 드러낸 기아는 ‘모두를 위한 모빌리티’(All Set for Every Inspiration)를 주제로 내세우고, 목적기반모빌리티(PBV)의 미래를 제시했다.

기아의 PBV 전략은 ▲전통적인 자동차의 개념을 탈피한 혁신적인 PBV 라인업(PV5·PV7·PV1) 출시 ▲소프트웨어 기반의 최첨단 기술 적용 ▲파트너십 다각화를 통한 새로운 모빌리티 생태계 조성 등으로 구체화된다.
기아가 CES 2024에서 공개한 제조 기술 다이나믹 하이브리드. [사진 이지완 기자]
송호성 기아 사장은 “PBV는 모빌리티 세계를 혁신적으로 변화시킬 것이라 믿는다”면서 “우리는 PBV가 모빌리티 표준이 되는 시대를 맞이하게 될 것”고 말했다.

기아는 그룹의 SDV 전략과 연계된 PBV 콘셉트 모델을 전시됐다. 당장 내년 7월에 기아의 첫 번째 중형 PBV 모델 PV5가 출시된다. 이후 대형에서 소형으로 이어지는 PBV 라인업을 구축해 2030년까지 글로벌 시장에서 연간 30만대를 판매하겠다는 계획이다.

기아는 CES에서 차량의 모듈 부분을 교체하는 기술인 ‘이지스왑’, 단순 조합으로 원하는 크기의 차량을 제작할 수 있는 ‘다이나믹 하이브리드’ 등 혁신 제조 기술도 선보여 주목받았다. 현장에서 이를 지켜보던 관람객은 “상상도 못했던 게 나왔다”고 감탄하기도 했다. 

현장에 있던 다이나믹 하이브리드 담당 엔지니어는 “기존 차와 동등한 가성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 중”이라며 “스마트 팩토리를 통해 신속하게 조립된다. 한옥 구조에서 영감을 받았는데, 기아가 처음 시도하는 완전히 새로운 콘셉트”라고 말했다.
현대차그룹 도심항공모빌리티(AAM) 독립법인 슈퍼널이 CES 2024에서 처음 공개한 새로운 기체 S-A2. [사진 이지완 기자] 
하늘 날고 자유자재로 움직인다

현대차그룹의 도심항공모빌리티(AAM) 독립법인 슈퍼널은 CES에 처음 참가해 차세대 기체 ‘S-A2’의 실물 모형을 최초로 공개했다. 그룹의 AAM 사업은 2019년 사업부 신설과 함께 본격화됐다.

슈퍼널이 공개한 S-A2는 전장 10m, 전폭 15m 크기로 구성돼 조종사 포함 5명이 탑승할 수 있다. 기체는 총 8개의 로터가 장착된다. 추진 방식은 틸트 로터가 적용된다. 회전 날개인 로터가 상황에 따라 상하 90도로 꺾이는 구조다. 이착륙 시에는 양력을 얻기 위해 로터가 수직으로 향하다가 순항 시 전방으로 전환되는 것이다.

특히 슈퍼널은 안전을 위해 여러 개의 로터가 독립적으로 구동되는 분산 전기 추진(DEP)을 적요했다. 로터마다 모터가 이중 배치돼 일부 고장이 발생해도 안전하게 주행할 수 있다. 슈퍼널은 2028년 S-A2 상용화 성공을 목표로 한다. 현재 예상되는 비행 가능 거리는 약 60km 내외다.

신재원 현대차·기아 AAM 본부장 겸 슈퍼널 사장은 “이번 신규 기체 공개는 미래 모빌리티 패러다임 전환을 선도하겠다는 슈퍼널, 현대차그룹의 의지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9일(현지시간) 열린 CES 2024에서 처음 공개한 현대모비스 e코너 시스템이 탑재된 실증차 모비온. [사진 이지완 기자]
현대모비스는 ‘움직임의 재정의’(Redefining Movement)라는 주제로 전시장을 꾸몄다. 현장에는 현대모비스가 최초로 공개한 ‘모비온’(MOBION)이 전시됐다. 모비온이 360도 회전하자 관람객의 환호성이 튀어 나왔다.

모비온은 자율주행 센서인 3개(근거리 2개, 장거리 1개)의 라이다가 주변 상황을 신속하게 파악한다. 함께 적용된 현대모비스의 e-코너 시스템는 자동차의 새로운 움직임이 가능하게 한다.

현대모비스가 선행 개발 중인 ‘e-코너 시스템’은 자동차의 네 바퀴가 개별적으로 움직이는 개념이다. 이를 활용하면 180도 회전, 크랩 주행, 대각선 주행 등이 가능해진다. 기술의 핵심은 전기차의 구동력을 담당하는 인휠(In-Wheel)에 있다.

이영국 현대모비스 전동화랩장 상무는 “인휠은 현재 전기차에 탑재되는 한 개의 대형 구동모터 대신 총 4개의 소형모터를 바퀴 안에 넣은 기술로, 각 바퀴가 독자적인 힘이 생기는 원리”라고 설명했다.

현대모비스는 인휠에 제동과 조향, 서스펜션 기능까지 통합해 e-코너 시스템을 개발했다. 각 기능을 통합하는 제어 기술은 이미 확보됐다는 게 현대모비스 측 설명이다. 실제 현대모비스는 지난해 세계 최초로 일반 도로에서 e-코너 시스템 주행에 성공한 바 있다.

이승환 현대모비스 선행연구섹터장 상무는 “e-코너 시스템은 기계 장치들의 물리적인 연결도 줄여 차량 설계에 유리하다”며 “당장은 승용차 시장보단 PBV 중심으로 먼저 적용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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