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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반기엔 좀 살아날까?’ 증권사 리서치센터장 7인이 내다본 국내 증시

[‘위기의 韓 증시’ 긴급 진단] ②
미래에셋·삼성·대신·KB·SK·한화투자·신한투자증권 하반기 코스피 전망
최고치 전망 '3100 VS 2900' 격차 커…"반도체·조선·온디바이스 AI 추천"


[이코노미스트 송현주 기자] “코스피 지수가 3000 고지를 재탈환할 것이다.” “올라봐야 2700선을 겨우 벗어날 것이다.”

올해 하반기 국내 증시 상황을 내다본 7개 증권사의 견해가 크게 엇갈렸다. ‘이코노미스트’가 미래에셋·삼성·대신·KB·SK·한화투자·신한투자증권 등 7개 증권사 리서치센터장에게 하반기 증시 전망을 물었다. 그 결과 대신·한화투자·신한투자증권 등은 하반기 코스피 지수가 최고 3000~3100선까지 상승할 것으로 낙관했다. 반면 KB·SK·삼성증권 등은 하반기 코스피 최고점이 2800~2900선에 그칠 것으로 예측했다. 코스피 전망을 수치로 제시하지 않는 미래에셋증권은 “하반기 코스피가 완만하게 반등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금리 인하 국면 ‘긍정적’…반도체 업황·유가도 ‘우호적’

코스피 전망에 대한 온도차는 있었지만, 대부분의 증권사는 하반기 유망 테마(투자 주제)로 반도체와 조선·온디바이스 인공지능(AI)을 지목했다. 먼저 김영일 대신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올해 하반기 코스피가 최대 3110포인트까지 움직일 것으로 전망했다. 김 센터장은 “미국 경기만 독보적으로 강했던 지난해와 올해 상반기였지만 올 하반기 이후 미국 이외 지역, 특히 중국과 유럽 경기 회복이 가시화되고 미국 경기는 견고한 모멘텀을 보유하고 있지만 둔화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어 “이러한 경기 흐름 변화는 그동안 강했던 달러가 약해지면서 위험 자산 강세가 전망된다”며 “주식시장 측면에서 미국 이외 지역, 특히 그동안 부진했던 신흥국 증시가 상대적으로 강세 전개가 가능하고 통화정책도 금리 인상 중단 국면에서 금리 인하 사이클 시작·전개 국면으로 전환되고 있다”고 했다.

김 센터장은 그러면서 “반도체 사이클도 지난해 최악의 상황을 겪었다면 올해에는 회복될 것이다. 올 하반기에는 강한 성장국면 진입이 예상되며 이는 코스피 실적 모멘텀 강화로 이어질 전망”이라며 “경기·환율·통화정책·반도체·실적 등 전반적인 투자환경이 주식시장, 그 중에서도 코스피에 우호적인 상황으로 전환되고 있다”고 설명했다.김 센터장은 올 하반기 투자조언에 대해 명확한 방향성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방향성에 집중할 경우 시점에 대한 실망감은 매수 기회이며 올 하반기는 투자심리를 역으로 이용하는 전략이 유효하다는 판단이다. 

그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증시는 급등락을 반복하고 있다”며 “금리 인하 시점, 미국을 필두로 한 글로벌 경기 흐름 등 투자심리를 뒤흔드는 변수들이 산적했고, 지정학적 리스크와 같이 돌발변수들이 가세했기 때문에 주식시장 뿐만 아니라 채권금리, 달러 등 글로벌 금융시장 전반에 변동성이 컸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미국 경기 둔화, 중국과 유럽의 경기 회복, 달러 약세, 금리인하, 반도체 업황·실적 개선, 코스피 실적 개선 등은 시점의 문제일뿐 방향성이 바뀔 가능성은 낮다고 판단한다”고 했다. 

박영훈 한화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과 윤창용 신한투자증권 리서치본부장은 하반기 코스피 전망치를 2500~3000으로 제시했다. 박영훈 한화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과거 대비 높아진 원·달러 환율 상황에서 고유가는 한국 경제에 전혀 긍정적이지 않다”며 “정유와 석유·화학 업황이 좋다면 수출을 통해 에너지 수입 비용을 어느정도 상쇄할 수 있으나 두 산업의 부진한 업황이 하반기에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기에 긍정적 상쇄효과를 기대하기 어렵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유가만 지금 수준에서 유지되거나 소폭 낮아질 수 있다면 상반기보다 나은 하반기 경제 상황을 전망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박 센터장은 그러면서 “예상할 수 없는 지정학적 리스크를 제외하고 보면 올 하반기 유가는 상승보다는 하향 안정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박 센터장은 “먼저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국과 기타 주요 산유국들로 이뤄진 OPEC플러스(OPEC+) 감산의 지속성 여부가 분명하지 않다는 점에서 이라크 등이 감산 지속에 반대하고 있고 사우디도 2025~2026년 신규 원유 증설 프로젝트가 가동되기 때문에 장기간 감산 정책을 유지하기 어렵다”라며 “논란이 지속되고 있는 OPEC 국가들의 원유 생산 능력 논란 역시 언제든 증산이 가능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원유 추가 감산이 없다는 점은 유가 안정에 긍정적인 영항을 준다”고 했다.

이어 “하반기부터 캐나다산 원유가 아시아로 수출되기 때문에 일간 최대 59만배럴 수출이 가능하고 수요가 가장 큰 동북아시아 영향이 대부분일 것이기에 유가 안정화에 기여할 전망”이라며 “또 미국 대선을 앞둔 행정부 입장에서 고유가는 매우 부담일 수 밖에 없다. 미국은 글로벌 개솔린 소비량의 약 40%를 점하기에 어떤식으로든 유가 안정화를 위한 노력이 진행될 수밖에 없다”고 했다. 


윤창용 신한투자증권 리서치본부장은 “하반기에는 기업 중심으로 밸류업 프로그램이 본격 시행될 전망”이라며 “3분기 실적 개선, 제조업 재고순환 사이클, AI 
투자 확대 및 중국 경기 불확실성 완화를 우호적 변수”라고 꼽았다. 윤 본부장은 하반기 포트폴리오 전략으로 이익 모멘텀 상위·수출 주도주 및 턴어라운드·실적과 유동성 장세 간 스타일, 밸류업 수혜주를 중심으로 꼽았다. 

최도연 SK증권 리서치센터장은 “하반기 글로벌 경기 개선이 이어질 것”이라며 올 하반기 코스피 최고치를 2950선으로 예측했다. 최 센터장은 “미국을 중심으로 주요국이 금리 인하를 단행하면서 실물 경제 주체들의 경기 개선 기대가 높아질 전망”이라며 “중국이 지난해보다 적극적으로 제조업 육성을 지원하고 부동산 회복을 위한 정책들을 시행하면서 경기 회복에 나설 전망”이라고 했다. 이 두 가지 모두 코스피 이익 및 밸류에이션 상승 요인이라고 짚었다.

최 센터장은 “분명 경기가 개선되는 과정에서 인플레 압력의 상승은 피할 수 없을 것”이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노동 공급 증가·AI 발전 등에 의거한 생산성 향상으로 근원 인플레이션의 상승 압력은 완화될 것으로 예상하기에 금리 인하 시작 시기는 3분기 뒤로 밀리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만약 인플레이션 압력이 예상치 못하게 크게 높아져 금리 인하 시기가 뒤로 밀린다면, 달러 강세 압력이 높아질 것이고 글로벌 경기 개선에 대한 기대감 역시 약화될 수 있기 때문에 국내 증시에는 부정적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조언했다.

美 통화정책-대선, ‘불확실성 힘겨루기’ 양상 지속


반면 윤석모 삼성증권 리서치센터장과 김동원 KB증권 리서치본부장은 하반기 코스피 최고점을 2800선으로 예상했다. 윤석모 삼성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미국 통화정책 변화(피봇)의 훈풍과 대선 국면 불확실성의 힘겨루기 양상을 보이는 한편, 금리와 달러 가치가 피크아웃(정점에 이른 뒤 상승세가 둔화하는 것)하는 상황(유동성 환경 호전)에서 반도체와 자동차를 중심으로 수출 개선이 맞물려 펀더멘털 측면에서는 상승 흐름에 무게를 두고 있다”고 말했다. 

윤 센터장은 “금리·환율·기업실적 모든 측면에서 지난해 하반기 대비 확연히 개선된 환경”이라며 “다만 미국 대선 결과(11월)와 맞물려 정책 영향을 크게 받을 수있어 업종별 희비는 극명하게 엇갈릴 가능성도 존재한다”고 했다.그러면서 “금리와 달러가 동반 하락(호재)하는 구간에서는 종목 선택 시 관대함이 필요하다”며 “실적과 밸류에이션에 매몰되기 보다 가격과 수급을 동시에 고려하는 균형감각이 필요한데 미국 대선 결과(변수)에 따라 글로벌 증시 주도주가 바뀔 수도 있는 만큼, 대통령 후보들의 정책 공약을 꼼꼼히 점검하고 비교해야 좋은 성과도 가능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윤 센터장은 “미국 중앙은행의 금리 인하가 임박했다는 점에서 유동성 장세가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며 유동성 장세 특성상 가치(Value) 보다는 가격(Price), 대형주 대비 중소형주의 상대적 강세를 예상했다. 한편, AI 사이클이 초기의 인프라 투자를 넘어 온 디바이스(On Device)와 휴머노이드 로봇(Humanoid Robot으로 확산될 가능성 존재한다는 설명이다.

김동원 KB증권 리서치본부장도 “전반적으로 증시 상승을 예상한다”며 “금리 인하 시점과 횟수에 대한 불확실성으로 일시적인 조정 가능성은 존재한다”며 “그러나 경기 골디락스(디스인플레이션) 기대가 유효해 증시에는 우호적인 환경이 예상된다”고 했다. 연말 미 대선으로 인한 변동성에는 유의해야 하고 장기적인 변수는 금리 인하 전환으로 인한 인플레이션 재압력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는 조언이다.김 본부장은 지난해가 ‘실적장세 1국면’이었고, 올해 상반기는 ‘1국면과 2국면’이 교차하는 시기이며, 그리고 하반기부터는 ‘2국면’이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 그는 “일반적으로 실적장세 1국면에서는 경기민감주가 강세를 보이지만 이번에는 투자·소비 사이클이 탈동조화되는 사태가 발생한다”며 “따라서 지금은 이 두 개의 사이클 모멘텀인 ‘투자와 소비 경기민감주’가 교차하는 시기로 판단한다”고 했다. 

김 본부장은 또 “지난해 하반기는 투자 관련 경기민감주 강세의 시작으로 설비투자 관련 및 반도체 업종이 증시를 주도했다”며 “이는 투자-소비 사이클의 탈동조화 속에서 투자 사이클이 바닥을 형성하고 반등하는 과정에서 기인한다”고 말했다. 올해 하반기는 반대의 상황이 나타날 것으로 전망하는데, 투자 사이클은 상승 속도가 둔화되고, 소비사이클은 바닥을 형성하는 상황이 나타날 것으로 전망했다. 

박희찬 미래에셋증권 리서치센터장은 “하반기 코스피는 연준 금리인하 기대와 밸류업 기대가 공존하면서 대체로 강세 흐름을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된다”고 말했다. 박 센터장은 “미국 연준 금리인하는 9월과 12월 두 차례 정도 기대 가능하고, 내년에도 금리인하 지속으로 증시 및 경기가 도움을 받을 것이라는 기대가 클 전망”이라며 “밸류업은 정부의 노력이 계속되는 상황으로 하반기 밸류업 지수 공표, ETF 출시 등으로 관련 모멘텀과 외국인 매수세가 이어질 가
능성 높다”고 분석했다.

다만, 반도체와 화장품 등 일부를 제외하면 실적 전망이 그리 밝지 않은 편이라는 점이 지수 상승에 걸림돌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박 센터장은 “가장 큰 리스크팩터는 미국 대선으로, 트럼프 당선 시 무역분쟁 심화, 대규모 감세에 따른 미국채 발행 급증 우려(미국채 금리 상승 압박)가 미국 외 증시에 불편하게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하반기 유망 테마 ‘반도체·조선·온디바이스 AI’ 꼽혀
 

증권사들은 하반기 유망 테마로 반도체와 조선, 온디바이스 AI를 꼽았다. 대신증권은 반도체(삼성전자·SK하이닉스) 종목을 눈여겨보라고 조언한다. 메모리 반도체 업황·실적 회복이 가세하며 코스피 상승추세를 이끌어갈 것이란 전망에서다.

김영일 대신증권 리서치센터장은 “2022년 말 생성형 AI인 챗GPT의 출시로 시작된 AI 테마는 올 하반기에도 지속될 전망”이라며 “생성형 AI는 인간의 고유 영역으로만 여겨지던 창작의 영역에 침투하며 다양한 형태의 수준 높은 콘텐츠를 생성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생성형 AI는 텍스트·이미지·오디오와 비디오 등의 다양한 입력 데이터를 학습하고 처리하면서 멀티 모델로 거듭나고 있다”며 “이러한 생성형 AI의 발전은 반도체 산업에 새로운 수요를 창출하며 과거와 다른 사이클을 나타낼 전망인데 클라우드와 서버용 반도체 수요가 증가하고 있으며 앞으로는 온디바이스 AI가 활성화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KB증권은 하반기 주도주로 소비 경기민감주를 주목하라고 조언한다. 소비 경기민감주는 금융·자동차·유통·화장품 등이 있으며, R&D투자 관련주는 우주항공 업종이 있다. 이 외에 신한투자증권과 한화투자증권은 하반기 추천 종목으로는 반도체·조선 등을 제시했다. 삼성증권은 온디바이스 AI 대표주인 애플과 삼성전자에 주목하라고 조언한다. 유동성 장세 측면에서는 금리에 민감한 바이오와 낙폭이 큰 플랫폼 반등이 예상된다는 이유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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