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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대한 지구촌 축제 ‘올림픽’...기업도 함께 뛴다

[올림픽과 기업 마케팅]①
파리올림픽 스폰서십 유치 비용 약 2조 규모
이재용·정의선 등 기업 총수도 파리 현장 방문

2024 파리올림픽 개회식이 열린 26일(현지시간) 파리 트로카데로 광장에서 바라본 에펠탑 전경 [사진 연합뉴스]

[이코노미스트 박세진 기자]  스포츠 마케팅 전쟁이 시작됐다. 지난 7월 26일 ‘파리올림픽’이 본격적인 막을 올랐다. 올림픽은 전 세계인의 축제이자, 기업들의 마케팅 전쟁터로 통한다. 글로벌 기업들이 올림픽 마케팅에 집중하는 이유는 하나다. 상상을 초월하는 시청률이다. 올림픽 중계방송 시청자 수는 하루 평균 약 10억명을 웃돈다. 전 세계인의 이목이 한 곳에 집중되는 셈이다.

높은 관심을 끄는 만큼, 기업들도 올림픽 스포츠 마케팅에 심혈을 기울인다. 이들이 올림픽 스포츠 마케팅에 열을 올리는 이유는 단순하다. 투자 대비 효과가 크기 때문이다. 과거의 사례로 미뤄 봤을 때 올림픽 특수를 누린 기업의 대표적인 예가 코카콜라다.

코카콜라는 스포츠마케팅의 선구자로 꼽힌다. 지난 1928년 암스테르담 올림픽에서 미국 대표팀에 콜라 1000상자를 제공한 일화는 스포츠마케팅의 시초로 평가받는다. 이 밖에도 1996년 미국 애틀랜타에서 개최된 애틀랜타올림픽은 ‘코카콜라 올림픽’이라 평가받을 정도다. 

당시 코카콜라는 애틀랜타 시내 공식후원장소 센테니얼 올림픽 공원에 체험 테마파크 ‘코카콜라 올림픽시티’를 세웠다. 또  외국인도 성화봉송 릴레이에 참여할 수 있는 ‘국제 올림픽 성화봉송 주자 프로그램’을 기획하기도 했다. 코카콜라의 마케팅은 대성공이었다. 애틀랜타 올림픽을 계기로 경쟁사인 펩시콜라와의 미국 내 점유율을 42% 대 31%로 벌렸다. 이는 과거 20년간 최대 격차였다.

파리올림픽 월드와이드 파트너 [사진 파리올림픽 홈페이지]

아무나 못하는 ‘올림픽’ 스포츠 마케팅

효과는 입증됐다. 문제는 활용이다. 모든 기업이 올림픽 활용해 스포츠 마케팅을 할 수 없다. 올림픽 로고는 아무나 사용할 수 없다. 올림픽 파트너사로 선정되어야만 올림픽을 활용한 기업 마케팅이 가능하다. 파트너사가 되려면 올림픽이 분야별 업무와 연관돼야 한다. 이 밖에도 브랜드 마케팅 협업을 진행하고, 후원금을 지불해야 한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지난 1985년 공식 후원 업체를 지정하는 ‘올림픽 파트너’(TOP·The Olympic Partner) 프로그램을 도입하며 본격적인 공식 후원 업체를 지정했다. IOC에 의해 선정된 기업만이 올림픽 관련 마케팅 활동을 할 수 있게 된 셈이다.

TOP의 등급은 ▲가장 높은 단계 월드와이드 파트너 ▲프리미엄 파트너 ▲공식 파트너 ▲공식 서포터 등 4가지로 나뉜다. 최상위 등급인 월드와이드 파트너는 분야별 1곳의 기업을 선정해 마케팅 독점권을 부여한다. 여기에 이름을 올린 국내 기업으로는 삼성전자가 유일하다.

월드와이드 파트너로 지정된 기업들은 IOC와 올림픽조직위원회, 올림픽 팀을 지원하는 대신 4년 동안 올림픽과 관련된 마케팅 독점권을 갖는다. 이들을 제외한 기업들이 올림픽 공식 엠블렘과 올림픽과 관련된 단어 등을 통해 마케팅을 펼칠 경우 IOC에 제소를 당할 수 있다.

올림픽 스폰서는 후원 금액에 따라 차등 적용된다. 구체적인 후원 금액은 IOC 규정상 공개되지 않는다. 업계에 따르면 월드와이드 파트너는 1000억원 이상, 프리미엄 파트너 150억~500억원 이상, 공식 파트너는 25억~150억원 이상, 공식 서포터는 약 25억원 미만을 후원하는 것으로 각각 알려졌다.

이번 파리올림픽의 월드와이드 파트너는 삼성전자를 포함해 ▲에어비앤비 ▲알리바바 ▲알리안츠 ▲아토스 ▲브리지스톤 ▲코카콜라 컴퍼니-멍니우 ▲인텔 ▲오메가 ▲파나소닉 ▲P&G ▲토요타 ▲비자 등이 있다. 

프리미엄 파트너는 ▲아코르 ▲그루프BPCE ▲까르푸 ▲EDF ▲LVMH ▲오렌지 텔레콤 ▲사노피 등 7개 사다. 이번 프리미엄 파트너사는 프랑스 기업들로 구성됐다.

공식 파트너로는 ▲그루프ADP ▲에어프랑스 ▲아르셀로미탈 ▲CDC 디파짓스 펀드 ▲시스코스 ▲CMA-CGM ▲다논 ▲데카트론 ▲FDJ ▲GL 이벤트 ▲일드플랑스 모빌리테 ▲르꼬끄 스포르티브▲ 프라이스워더하우스쿠퍼스 등 13개 사가 참여했다. 공식 서포터로는 ▲아바테이블 ▲에어리퀴드 ▲아레나 등 52개 사다.

업계 및 외신 등에 따르면 이번 파리올림픽의 스폰서십 유치 비용은 약 14억 유로(2조970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LVMH가 프리미엄 파트너로 참여하면서 나온 수치다. 당초 IOC의 스폰서십 유치 비용 목표 금액은 12억4000만 유로(약1조8600억원)였다.

수많은 기업이 올림픽 스폰서십에 거액의 돈을 투자하는 이유는 확실한 홍보 효과다. 현대경제연구원 ‘평창 동계올림픽 개최의 경제적 효과’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018년 개막한 평창올림픽으로 국내 100대 기업 브랜드 인지도가 1% 포인트 상승으로 얻는 경제적 효과가 약 11조6000억원 규모에 달할 것으로 추정했다. 

이상현 포스코경영연구소 책임연구원은 “통상 마케팅에 1억 달러(1067억원)를 투자할 경우 1%의 브랜드 인지도 상승을 기대하지만, 올림픽 스폰서십의 경우 3% 상승효과가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현대차그룹 정의선 회장(오른쪽 둘째)이 대한민국 양궁 국가대표(김우진·이우석·김제덕) 선수들과 지난 29일(현지시간) 파리 대회 남자 단체전 우승 직후 서로 손을 맞잡고 축하하고 있다. [사진 대한양궁협회]

엔데믹 이후 첫 ‘올림픽’...총수도 뛴다

‘완전히 개방된 대회’(Games wide open)를 슬로건으로 내세운 이번 2024 파리올림픽은 엔데믹 이후 첫 올림픽이다. 전 세계가 파리올림픽을 주목하는 만큼 국내 주요 총수들도 파리를 찾아 글로벌 마케팅에 나섰다. 삼성 오너 일가는 12년 만에 올림픽 현장을 찾았다. 이밖에 정의선 현대차 그룹 회장, 최신원 전 SK네트웍스 회장도 파리 출장길에 오르며 분주한 모습을 보였다.

29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그룹 오너 일가가 모두 파리에서 포착됐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27일(현지시간) 파리올림픽 대한민국 선수단의 첫 금메달 한 파리 그랑팔레 경기장을 방문했다. 당시 열린 경기는 오상욱 선수의 남자 사브르 개인전 결승전이다. 이날 오상욱은 파레스 파르자니(튀니지)를 이기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대한양궁협회장을 맡고 있는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은 직접 파리 레쟁발리드에서 열린 파리 올림픽 양궁 여자 단체전 결승에 선수단을 응원했다. 대한양궁협회 회장사인 현대차그룹은 1985년부터 40년간 한결같이 대한민국 양궁이 세계 최강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물심양면으로 도왔다. 이는 국내 단일 종목 스포츠단체 후원 중 최장기간이다.

대한핸드볼협회장인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현지 경영에 집중하기 위해 파리를 방문하지 않는다. 다만 최신원 전 SK네트웍스 회장이 파리를 방문해 선수들을 격려한다. 최신원 전 회장은 대한펜싱협회장을 맡고 있다.

기업 총수들까지 올림픽에 직접 나서는 이유는 간단하다. 올림픽에서의 행보 자체가 브랜드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허태윤 한신대 IT영상콘텐츠학과 교수는 “올림픽과 같은 빅이벤트는 기업 총수가 참여하는 것 자체만으로 뉴스 가치가 크다”며 “전 세계 인구가 올림픽을 주목하고 있는 상황에서 기업 총수가 선수들을 직접 격려하고 현장 프로모션에 참여하는 모습 자체만으로도 브랜드 이미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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