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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올림픽 ‘마케팅 금메달’ 향해 삼성·현대차 ‘전력 질주’

[올림픽과 기업 마케팅]②
이재용·정의선 회장 파리올림픽 직접 방문
삼성 올림픽 최초 ‘빅토리 셀피’ 마케팅…한국양국 금빛 물결, 현대차 40년 지원 주목

2024 파리올림픽 성화를 실은 범선 ‘벨렘’ [사진 AFP/연합뉴스]

[이코노미스트 박세진 기자] '마케팅 금메달'을 향한 신호탄이 발사됐다. 파리올림픽에 참가한 재계 대표 선수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다.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두 기업의 총수들은 파리올림픽을 맞아 부지런히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7월 27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그랑 팔레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펜싱 남자 사브르 경기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관람하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최초’ 그리고 ‘유일’ 삼성전자

선두는 삼성전자다. 올림픽과 삼성전자의 인연은 ‘1988 서울올림픽’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삼성전자는 올림픽 지역 후원사로 이름을 올렸다. 이후 1997년 국제올림픽위원회(IOC)와 가장 높은 후원 등급인 ‘월드와이드 파트너’ 계약을 체결했다. 올림픽의 공식 후원사로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한 시점이다.

올림픽 공식 후원을 개시한 직후인 1999년 삼성의 브랜드 가치는 31억 달러(약 4조3000억원) 수준에 머물렀다. 이후 2023년에는 세계 5위인 914억 달러(약 126조5800억원)로 약 30배 가까이 성장했다. 이미 글로벌 브랜드로 성장한 삼성이 후원을 이어가는 것은 단순히 브랜드 마케팅을 넘어 한국 대표 기업으로서 '사명감'을 가져야 한다는 고(故) 이건희 선대회장의 뜻에 따른 것이다. 

삼성전자는 ‘월드와이드 파트너’ 15개 사 중 유일한 한국 기업이다. 한국을 대표하는 만큼 파리올림픽에서 펼친 마케팅도 괄목할 만하다. 시상대에 오른 선수들이 직접 영광의 순간을 촬영하는 ‘빅토리 셀피’가 대표적이다.

삼성전자는 IOC 및 파리 조직위와 협력해 올림픽 최초로 '빅토리 셀피' 프로그램 운영하고 있다. 그간 올림픽 시상식에는 휴대폰을 포함한 모든 개인 소지품 반입이 금지돼 왔다. 올림픽 공식 미디어만이 시상대를 원거리에서 촬영할 수 있었다.

삼성전자는 올림픽 불문율을 깼다. 파리올림픽 시상대에 오른 선수들은 ‘갤럭시 Z 플립6 올림픽 에디션’을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다. 이번 올림픽에서는 메달 수여가 끝날 때 올림픽 자원봉사자가 삼성전자의 휴대폰을 선수들에게 전달한다. 

시상대 위 선수들은 해당 휴대폰을 활용해 시상대에서 생생한 현장을 담아낼 수 있다. 이 과정에서 삼성전자의 ‘갤럭시 Z 플립6 올림픽 에디션’은 자연스럽게 전 세계 관중들에게 노출된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도 올림픽 마케팅에 힘을 보탠다. 이 회장은 지난 7월 27일 파리 그랑팔레에서 열린 남자 사브르 개인전 경기을 직접 찾았다. 아울러 결승전에 오른 오상욱 선수를 응원했다. 이 회장이 올림픽 현장을 찾은 것은 2012년 런던 올림픽 이후 12년 만이다.

이밖에도 이 회장은 파리 올림픽 기간에 네덜란드 반도체 장비회사 ASML의 피터 베닝크 전 최고경영자 등 반도체·정보기술(IT)·자동차 산업을 선도하는 글로벌 기업인들과 모임을 갖고 비즈니스 현안 및 협력 방안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양궁 여자 단체 금메달 획득 후 시상에 나선 모습. [사진 대한양궁협회]

‘금빛 물결’ 뒤 정의선 회장의 ‘금빛 땀’

텐·텐·텐. 활시위를 놓는 순간 텐(10점)이다. 한국양궁이 파리올림픽 여자단체전에 이어 남자단체전에서도 금메달을 땄다. 기분 좋은 금빛 물결이 이어지는 가운데 40년에 걸친 현대자동차차그룹의 양궁 후원이 다시 주목을 받고 있다. 

대한양궁협회 회장사인 현대차그룹은 1985년부터 40년간 한결같이 대한민국 양궁이 세계 최강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물심양면으로 도왔다. 국내 단일 종목 스포츠단체 후원 중 최장기간의 후원이다.

한국양궁을 향한 현대차그룹의 애정은 1985년부터 시작됐다. 당시 정몽구 명예회장이 대한양궁협회장에 취임함과 동시에 전폭적인 지원이 이뤄졌다. 이후 2005년부터는 정의선 회장이 양궁인들의 강력한 지지를 받으며 대한양궁협회장을 연임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2021년 도쿄대회가 끝난 직후부터 대한양궁협회와 함께 이번 파리올림픽 지원 방안을 논의했다. 훈련 장비 기술지원부터 축구장 소음훈련을 비롯한 특별 훈련·파리 현지 식사·휴게공간·전용 훈련장까지 망라한다.

이같은 노력은 파리올림픽에서 결실을 맺는다. 현대차그룹의 물심양면에 '세계 최강' 한국 양궁이 여자 대표팀이 단체전 10연패를 달성한 데 이어 남자 대표팀까지 단체전에서 금메달을 차지했다.

정 회장은 여자 단체전에서 여자 대표팀이 10연패를 이루자 직접 선수들을 시상했다. 정 회장은 남은 양궁 대회의 모든 일정을 함께할 방침이다. 오는 4일까지 선수들의 시합을 도울 예정이다. 

이 같은 정 회장의 행보는 스포츠팬들의 찬사로 이어진다. 아울러 정 회장을 바라보는 시민들은 칭찬 일색이다. 이는 현대차그룹의 브랜드 이미지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한다. 일각에서는 “대한축구협회도 맡아줄 수 없나”, “정의선 회장은 협회장 GOAT(Greatest of All Time)“ 등의 호평이 이어졌다. 정의선 회장이 직접 땀 흘려 이뤄낸 성공적인 스포츠 마케팅이다.

한 광고업계 관계자는 “현대자동차그룹의 이번 행보는 기업 이미지 측면에서 상당히 긍정적으로 작용했다”며 “인지도가 높은 기업일 경우 기업 이미지가 중요하다. 단순 제품 및 서비스 품질로 경쟁력을 확보하는 시대는 지났다. 호감 가는 브랜드 이미지는 충성고객을 확보할 수 있는 또다른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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