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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계부채비율 전 세계 4위…집값 상승에 더 오를지도”

한은 통화신용정책보고서 발표
집값 상승에 따른 경기 진작 효과도 제한적
집값·부채 영향 고려해 금리인하 시기 결정해야

9월 9일 서울 시내 한 은행의 대출 창구 모습. [사진 연합뉴스]
[이코노미스트 김윤주 기자] 최근 수도권 주택 가격이 상승세를 지속하자, 가계부채비율이 현재의 높은 수준을 이어갈 가능성이 커졌다는 한국은행의 전망이 나왔다. 또한 한국은행은 집값과 가계부채 추이를 고려해 금리 인하 시기와 속도를 결정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GDP 대비 가계부채비율 ‘세계 4위’
한국은행이 12일 발표한 통화신용정책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1분기 우리나라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92.1%로 집계됐다. 이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1개국 중 4번째로 높은 수준이다.

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2021년 3분기 99.3%로 정점을 찍은 후 점차 낮아지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세계 상위권 수준이며 경제성장을 저해하는 위험성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 한은의 판단이다. 

한은은 최근 몇 달 사이에 수도권 집값 상승으로 가계대출 증가세가 지속되면서 가계부채 비율이 다시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한은에 따르면 금융권 가계대출이 월 6조원씩 증가할 경우 2분기 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92.2%로 올라가고, 3분기 92.3%, 4분기 92.6%까지 상승한다. 지난 8월 국내 금융권 가계대출이 9조8000억원 증가한 만큼 가계부채 비율 상승 가능성이 매우 높아졌다. 

보고서는 최근 상황을 과거 수도권 주택가격·가계부채 확장기와 비교해 수급상황과 금융여건, 거시건전성 규제 등에서 유사한 점이 많다고 짚었다. 과거 확장기는 대체로 주택건설 감소 등으로 공급부족 우려가 제기되는 가운데 대출금리가 낮아지고 거시건전성 규제도 완화적인 상황에서 시작됐다.

최근 역시 서울 등의 신축 아파트 공급 부족과 비아파트 기피에 따른 수급불균형 우려, 금리인하 기대 등에 따른 대출금리 하락, 규제 완화 및 정책금융 확대 등이 영향을 받아 비슷하다는 설명이다.

다만 차이점으로는 과거에는 높은 전세가율로 갭투자가 많았을 것으로 추정되는 반면, 최근에는 낮은 전세가율로 전세를 활용한 갭투자 비중은 낮다고 풀이했다.
지난 9월 8일 남산에서 바라본 서초구 일대 아파트.[사진 연합뉴스]

집값 상승, 경기 진작 효과 제한적
문제는 우리나라 주택 가격 상승에 따른 경기 진작 효과가 제한적이라는 점이다. 주택 가격 상승은 이론적으로 건설 투자 증가, 부의 효과 등을 통해 경기를 진작시킨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경우 주택가격과 건물투자 간 연계성이 낮고 높은 가계부채 비율 등으로 부의 효과도 제한적인 상황이다.

한은은 향후 전망으로 수도권 주택가격 및 가계대출의 단기적 불안이 이어지지만 점차 안정된다는 견해와 불안 장기화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의견이 병존하며 불확실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점차 안정될 것이라는 견해로는 주택가격 수준이 크게 높고 투자수요보다는 실수요가 많다는 점과 정부의 공급 확대와 거시건전성정책 효과가 점차 나타날 것이라는 점을 근거로 제시했다.

불안 장기화 의견은 거시건전성 규제의 효과가 불확실하고, 수급불균형 우려가 상존하고 있기 때문에 수도권 주택시장 과열이 내년 이후까지 이어질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는 점을 내세웠다.

집값·부채 영향 고려해 통화정책 결정
한은은 주택시장과 가계부채는 주택공급과 거시건전성규제, 금리 등 다양한 요인에 영향받는 만큼 최근의 확장세가 장기화되지 않도록 적절한 정책조합(policy mix)대응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또한 통화정책 측면에서는 수도권 주택가격과 가계부채 추이가 금융안정 상황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해 향후 금리인하 시기와 속도 등을 결정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봤다.

아울러 경제주체들에게 정책 방향을 명확히 전달해 과도한 금리인하 기대가 형성되지 않도록 시장 기대를 관리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은 측은 “거시건전성 규제 등의 측면에서는 주택공급 확대와 거시건전성 규제 강화 조치의 효과를 점검하면서 필요시 추가 강화 조치를 고려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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