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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대선 결과에 따른 국내 증시 향방은

[해리스 vs 트럼프, 美 대선 파장은] ④
초박빙 선거에 ‘단기 변동성 지속’ 전망
‘트럼프 트레이드’에 수혜주 전망 엇갈려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사진 연합뉴스]

[이코노미스트 송현주 기자] 11월 5일 미국 대선이 열리는 가운데 금융투자업계에서는 국내 증시가 예측 불허의 변동성 장세를 이어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민주당 대선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아닌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당선 전망이 우세해짐에 따라 선거 결과보다 한발 앞서가려는 투자자들로 시장이 요동치면서다. 당분간 반도체 업황 악화 등이 국내 증시에 악재로 작용할 지도 변수다. 다만 일각에서는 미 대선 결과와 주가 방향이 꼭 일치하는 것만은 아니라며 장기적으로는 큰 산업 흐름을 따라가야 한다는 조언도 나온다. 

최근 대선 레이스 동향을 살펴보면 리얼클리어폴리틱스(RealClearPolitics) 당선 베팅 배당률은 9월 26일 이후 급락하기 시작해 10월 15일 기준 트럼프 56.1%, 해리스 43.0%로 민주당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13%포인트(p) 뒤처지고 있다. 해당 지표에 해리스 후보가 본격적으로 등장한 7월 이후 최대 격차다. 이처럼 초박빙의 선거 양상은 국내 증시를 포함한 금융시장의 불안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에 선거 당일까지 불확실성에 따른 짙은 관망세가 점쳐지기도 한다. 


美 대선 앞두고 국내 주식시장 변동성 ↑


서정훈 삼성증권 연구원은 “여전히 미국 대선에서 양 후보들의 당선 확률은 쉽게 예단하기 힘들지만, 최근 지지율의 반등 모멘텀은 단연 트럼프 후보가 앞서고 있다”며 “주식시장 역시 이를 적극적으로 반영하고 있다”고 진단했다.변준호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지지율이나 경합 주 상황 등이 그 어느 선거보다도 초박빙으로 전개되고 있는 만큼, 선거 날까지 불확실성에 따른 짙은 관망세 혹은 일시적 위험 자산 회피 심리가 나타날 수 있다”며 “최근 트럼프의 당선 가능성이 재차 올라오고 있다는 점에서 국내 증시가 느끼는 불확실성의 크기는 더 클 수 있다”고 설명했다.

증권가 의견을 종합하면 트럼프 대세론에 한층 힘이 실린다. 이에 국내 주식시장은 ‘트럼프 트레이드(트럼프 수혜 자산 투자)’, 즉 트럼프 수혜주에 자금이 몰리는 현상이 지속되고 있다. 이 관점에서 주목하는 분야는 ‘전통에너지·방산·금융·제조업’ 등이다. 

미국 민주당 대선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사진 연합뉴스]

다만 트럼프 당선에 따른 리스크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달러 강세·미중 갈등 등 지정학적 위험 확대, 관세 인상에 따른 무역 위축과 인플레이션 재발 등이 예상된다는 관측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반도체와 전기차 보조금 폐지 입장을 밝히고 있어 국내 반도체와 2차전지주들은 역풍을 맞을 거란 관측이다. 특히 국내 배터리 업체들은 바이든 행정부의 인플레이션방지법(IRA)에 따른 첨단제조세액공제(AMPC)로 매년 조 단위의 보조금 혜택을 받아왔다. 그러나 트럼프가 재집권하면 최악의 경우 IRA를 무력화하고 보조금 혜택을 중단할 가능성이 크다. 트럼프는 전기차 전환에 대해 꾸준히 부정적 의견을 피력했으며, 세액 공제를 비롯한 현 정부의 정책을 백지화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정원석 iM증권 연구원은 “최근 트럼프 전 대통령의 당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국내 2차전지 업종 주가는 트럼프 트레이드 국면에 진입하고 있다”며 “트럼프가 재임할 경우 전기차 정책 변화 가능성이 있으며, 이는 국내 2차전지 셀·소재 업체들의 실적에 직접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해리스 부통령이 당선된다면 친환경·전력 인프라·건설 관련주가 수혜를 입을 가능성이 크다. 해리스 부통령은 친환경 에너지 생산 증진과 전기차 보조금 정책 유지, 신규주택을 대규모로 공급하겠다는 공약을 내걸었다. 또 약값 인하와 더불어 인플레이션의 주범으로 인식된 식품 기업들의 가격 인상 행위를 제한하겠다는 공약도 내세워 관련 종목에서도 반응이 나타날 수 있다.

국내에서 해리스 트레이드의 가장 큰 수혜주로 꼽히는 종목은 2차전지·신재생에너지 관련주다. 또 화장품·식음료품·유통주 등 소비재 관련주도 수혜주로 지목된다. 다만 증권가에서는 미 대선 리스크와 국내 기업들의 실적 기대감을 다방면으로 보는 투자의 안목이 필요하다는 조언이 나온다. 대선까지 형세 판단이 쉽지 않은 만큼 증시 변동성이 지속될 것이란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이에 수혜 업종을 추종하기보다 방어적인 전략을 취하는 것이 주효할 것이란 조언도 나온다.

김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미 대선을 앞두고 정치적 불확실성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특히 양당 후보자 간 지지율 격차가 크지 않다는 점에서 정치적 불확실성이 이어지면서 주가의 상단을 제한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상연 신영증권 연구원은 “미 대선은 선거인단 투표로 유권자 지지율과 최종 선거 결과가 다를 수 있어 증시 변동성 확대를 계속해 경계할 필요가 있다”며 “특정 후보 공약 수혜 업종보다 실적 개선세가 뚜렷한 업종을 선별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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