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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뱅크, 코스피 데뷔 쉽지 않네…토스에 불똥 튈까

삼수생 된 케이뱅크…“조속히 재추진”
IPO 준비생 토스, 투심 위축에 속내 복잡

최우형 케이뱅크 은행장이 지난 15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케이뱅크 IPO 기자간담회에서 케이뱅크의 상장 후 사업계획과 비전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 케이뱅크]
[이코노미스트 김윤주 기자] 케이뱅크의 기업공개(IPO) 기대감이 좌절감으로 바뀌는 데까지 단 3일이 걸렸다. 케이뱅크는 지난 15일 IPO 기자간담회를 열고 상장 자신감을 나타낸 뒤, 3일 뒤 IPO를 연기 하겠다며 입장을 번복했다. 추후 케이뱅크는 조속히 상장을 재추진하겠다는 입장이다.

고평가 논란‧수요예측 부진…IPO 연기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케이뱅크는 지난 18일 공모 절차를 중단한다고 공시했다. 앞서 케이뱅크는 지난 10일부터 16일까지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에서 부진한 결과를 받자 상장 계획을 연기하기로 결정했다. 

이번 상장에서 케이뱅크가 설정한 희망 공모가 범위는 9500원~1만2000원이다. 하지만 대다수의 기관투자가들이 이보다 낮은 가격을 써낸 것으로 알려졌다. 게다가 주관사인 NH투자증권과 KB증권 등은 희망 공모가 범위의 하단 아래인 8500원으로 설정하는 안을 요청했다는 후문이다. 

케이뱅크는 수요예측 결과 총 공모주식이 8200만주에 달하는 현재 공모구조로는 성공적인 상장을 위한 충분한 투자 수요를 끌어내기 어렵다는 판단에 따라 상장을 연기하기로 했다. 케이뱅크는 상장 과정에서 받은 기관투자자의 의견과 수요예측 반응을 토대로 공모구조 등을 개선해 내년 초 다시 상장 작업을 진행할 예정이다. 

케이뱅크는 IPO는 이번이 두 번째 도전이었다. 앞서 케이뱅크는 지난 2022년 말, 인터넷전문은행 경쟁사인 카카오뱅크의 상장에 자극을 받은 듯 빠르게 상장 절차에 돌입했다. 이에 2023년 상반기 코스피 입성을 목표로 IPO에 나섰지만 증시침체로 인한 기업가치 저평가 등을 우려해 2023년 2월 IPO 추진을 철회했다. 이후 올해 초부터 다시 한 번 상장에 나서 10월 30일 상장을 목표로 삼았지만 결실을 맺지 못했다. 

케이뱅크가 또 다시 상장을 연기하게 된 원인으로는 지나치게 높은 몸값이 거론된다. 케이뱅크가 제시한 공모 희망밴드의 상단 기준으로 예상 시가총액은 약 5조원 수준이다. 이는 지난 2022년 상장했던 LG에너지솔루션 이후 최대 규모였다. 하지만 5조원에 달하는 몸값은 고평가 논란을 야기했다.

케이뱅크는 기업가치 산정 때 주가순자산비율(PBR)을 2.56배로 적용했다. 이는 사업 유사성이 짙고 인터넷전문은행 1위 기업인 카카오뱅크 PBR 1.62배보다 높은 수준이다. 케이뱅크는 이같은 고평가 논란을 잠식시키지 못한 채 상장을 강행했지만, 결국 발목을 잡혔다. 

케이뱅크 관계자는 “지난 8월에 상장예비심사 승인을 받은 것이 6개월간의 효력이 있어 내년 2월까지 유지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공모구조 등을 개선해 조속히 다시 상장을 추진할 예정”이라며 “상장 과정에서 올바른 기업가치를 인정받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IPO.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토스 상장에 미칠 영향도 주목
이번 케이뱅크의 IPO 실패 소식에, 덩달아 안타까워하고 있는 곳은 토스다. 같은 금융플랫폼 산업군에 속해 있는 만큼 케이뱅크 상장 불발에 따른 부정적 영향을 받을 수 있다.

토스는 올해 초 미래에셋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을 대표 주관사, 삼성증권을 공동주관사로 선정하고 상장 절차에 착수했다. 업계에선 토스가 내년을 목표로 IPO를 준비 중인 것으로 보고 있다. 아직 일정이 구체화되지 않았지만, 이번 케이뱅크의 상장 성공 여부가 토스에겐 더욱 중요한 상황이었다. 

토스의 주력 관계사는 인터넷전문은행인 토스뱅크로, 이번 케이뱅크의 IPO 실패를 그저 옆동네 얘기로만 넘길 수 없기 때문이다. ‘자칭 플랫폼사’인 케이뱅크의 수요예측 참패와 IPO 실패에 불안에 떨 수밖에 없다. 

케이뱅크의 상장 철회로 인해 기업공개 시장 전반을 향한 투자심리가 악화됐다는 점도 우려되는 지점이다. 이에 토스는 향후 시장 상황에 따라 공모 구조나 가격이 기존에 계획된 수준보다 낮게 조정해 IPO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  

다만 토스는 은행업에 국한되지 않은 다양한 비즈니스 모델을 보유하고 있어 차별화가 가능할 것이란 기대도 존재한다. 토스는 토스 플랫폼을 바탕으로 토스뱅크에 더해 증권·보험·간편결제 등 다양한 관계사를 갖춘 핀테크기업이다. 이에 인터넷전문은행인 케이뱅크와 단순 비교하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또한 토스 애플리케이션의 평균 월간 이용자수(MAU)가 2000만명을 훌쩍 넘기고 있다. 케이뱅크 MAU는 400만명, 카카오뱅크는 1500만명으로 토스가 해당 측면에선 앞서 있기도 하다. 토스는 추후 실적 성장과 수익성 개선을 통해 IPO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토스 관계자는 “아직 상장예비심사 신청서도 내지 않은 상태”라며 “구체적인 상장 목표 시점이 있는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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