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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콘 매치, 선수 섭외만 100억원…최고의 퀄리티만 생각했다” [이코노 인터뷰]

박정무 넥슨 FC그룹장
전 세계 레전드 축구 선수들의 올스타 꿈의 무대
상상을 현실로, 초대형 축구 경기 ‘2024 넥슨 아이콘 매치’

박정무 넥슨 FC그룹장 [사진 넥슨]

[이코노미스트 원태영 기자]전 세계 전설적인 축구 선수들이 모여 축구 경기를 펼치는 ‘2024 넥슨 아이콘 매치’가 지난 10월 19일부터 10월 20일까지 마포구 상암월드컵경기장에서 열렸다. 과거 해외프로축구 리그에서 활약을 펼친 ▲앙리(프랑스) ▲드로그바(코트디부아르) ▲퍼디난드(잉글랜드) ▲피구(포르투갈) ▲카카(브라질) 등 유명 은퇴 선수들이 그라운드에 올라 팬들과 함께 축제를 즐겼다. 

넥슨은 수익이나 실제 게임에 미치는 효과보다는 ‘팬 서비스’ 차원에서 이같은 이벤트를 추진했다고 밝혔다. 넥슨이 막대한 비용을 지불하면서도 팬 서비스에 진심인 이유는 무엇일까. [이코노미스트]는 넥슨 판교 사옥에서 박정무 넥슨 FC그룹장을 만나 다양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이번 경기 성사 위해 100억원이 넘는 비용 투입

박 그룹장은 인터뷰 내내 입가에서 미소가 떠나지 않았다. 아직도 그때를 생각하면 가슴이 벅차오른다고 했다. 특히 국내 축구 레전드 박지성 선수의 골로 경기가 마무리됐을때는 ‘신이 도와준게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고 말했다.

박정무 그룹장은 “지금 생각해도 가슴이 울린다. 정말 신이 도와준 것 같다”고 재차 강조했다. 그는 “어떤 분들은 박지성 선수의 골이 조작 아니냐고 하는데, 우리가 연출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다. 박지성 선수도 아이콘 매치에 뛰기 위해 2주 전부터 근육 운동을 했다고 하더라. 그 결실이 이뤄진 게 너무 감명 깊었다”고 말했다.

지난 10월 20일 진행된 ‘메인 매치’는 상상을 현실에 구현한 축구 경기다. ‘FC 스피어(공격수팀)’와 ‘실드 유나이티드(수비수팀)’가 맞붙어 6만4210명 현장 관중과 시청자들의 눈을 의심케 했다. 공격수로만 구성된 ‘창팀’과 수비수로만 이루어진 ‘방패팀’에 각 11명의 선수들이 소속돼 전례 없는 경기를 선보였다. 게임이나 상상속에서만 가능할 것으로 여겨졌던 이 이벤트가 현실로 구현된 것이다. 축구 역사에 획을 그은 세계적인 레전드 선수들의 등장과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플레이에 경기장은 팬들의 응원과 함성으로 가득 채워졌다.

양일간 누적 온라인 생중계 시청자 수는 약 360만명, 최고 동시 접속자 수 약 27만명을 기록했다. 아이콘 매치 단독 중계 방송사 MBC의 TV중계 시청률은 3.5%로 화제성을 입증했다. 또한 유니폼과 머플러 등 ‘아이콘 매치’ 브랜딩 굿즈 전량이 매진되며 인기를 실감케 했다.

박 그룹장은 아이콘 매치 성공과 관련해 “예매가 매우 빠르게 완료됐는데, 많은 분들의 기대감을 보고 가슴이 벅차올랐다. 경기를 재밌게 봐주신 분들과 선수분들에게 감사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박정무 넥슨 FC그룹장 [사진 넥슨]

그는 이어 “이번 경기를 위해 스태프들이 많은 고생을 했다. 경기 이외에도 선수분들이 입국하자마자 많은 일정을 소화해야 했다”며 “우리는 동선 최적화에 정말 많은 신경을 썼다. 촬영은 최대한 짧게, 휴식 시간은 최대한 길게 제공하려고 노력했다. 스태프로서 당연한 역할이지만 이번 경기의 성공 뒤에는 이런 노력이 있음을 강조하고 싶다”고 말했다.

실제 아이콘 매치 이후 각종 온라인커뮤니티에서는 넥슨에 대한 찬사가 이어졌다. 루이스 피구, 카카, 앙리 등이 모두 한 팀에 모인 것은 게임에서나 가능한 일이었기 때문이다. 특히 메인 매치에서는 좋지 않은 무릎 상태로 출전이 어려울 것 같았던 박지성 선수가 그라운드를 밟는 장면은 감동의 순간이었다는 평가가 많았다. 후반 40분 자신의 이름을 연호하는 팬들의 함성과 함께 교체 투입된 직후 페널티킥을 성공했고, 경기장에는 박지성의 응원가였던 ‘위송빠레’를 부르는 팬들의 목소리가 울려 펴졌다. 아이콘 매치에 참여한 선수들도 “또 이벤트가 주최됐으면 좋겠다”고 소감을 말할 정도로 성공적으로 행사가 마무리됐다.

이번 아이콘 매치는 전설적인 축구 선수들이 등장한다는 점에서 경기전부터 선수 섭외비용과 관련해 많은 주목을 받았다. 박 그룹장은 “선수 섭외에만 100억원이 조금 안 되는 금액을 사용했다. 다만 100억원이 제한선이었던 것은 아니다. 경기 퀄리티를 위해서는 비용을 아끼지 않겠다는 마음으로 경기를 준비했다”며 “기타 운영비까지 모두 포함하면 100억원이 넘는 금액을 지불했다”고 밝혔다.

그는 “예를 들어 2000원과 1800원의 옵션이 있는데, 돈을 조금 아끼기 위해 한 등급 낮은 옵션을 택하는 것은 그 돈을 버리는 거라고 생각한다”고도 했다. “오히려 2000원을 쓰면 3000원, 5000원을 벌 수 있다고 생각하기에, 다음에 또 행사를 하더라도 이런 기조는 변하지 않을 것 같다”는 것이 박 그룹장의 설명이다. 
아이콘 매치 경기에 깜짝 등장한 박지성 선수 [사진 넥슨]

“게임을 잘 만드는 회사는 많다. 하지만 얼마나 잘 서비스를 하느냐는 다른 영역”

박 그룹장은 이번 아이콘 매치를 통해 넥슨 또한 얻은 것이 많다고 강조했다. 그는 “게임을 잘 만드는 회사는 많다. 하지만 얼마나 잘 서비스를 하느냐는 다른 영역”이라며 “이번 아이콘 매치를 통해 넥슨이 변화하는 산업 환경에 잘 맞춰가고 있다는 것을 보여드렸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번 아이콘 매치는 국내 뿐만 이니라 해외에서도 뜨거운 반응을 이끌어낸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관련해 박 그룹장은 “해외에서의 반응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우리로서는 이 이벤트를 해내느냐가 문제였다. 그래서 해외로 눈을 돌릴 여유가 없었다”며 “다만 개발사인 EA에서 많은 관계자들이 방문해 경기를 보고 큰 만족감을 보여줬다. 한국이 이렇게 축구에 진심인 나라였느냐는 피드백까지 있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박 그룹장은 인터뷰 내내 ‘기본’을 강조했다. 그는 “오프라인 행사에 있어서 중요한 것은 퀄리티다. 많은 분들이 멀리서 오셨는데 퀄리티가 떨어지는 행사를 보여드리는 것은 결례라고 생각한다”며 “게임 서비스에 있어서는 가장 기본이 되는 ▲점검 시간 지키기 ▲오류 최소화하기 ▲버그 잘 잡기가 기본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인터뷰 막바지에 박 그룹장은 “유저분들이 ‘현질 할 맛 난다’ 등의 피드백을 주셨을때 죄송하면서도 매우 고마웠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꿈을 만드는 게 게임사지!’라는 말이 기억에 남는다. 항상 기본에 집중하고 최고의 서비스를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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