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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지코인, 한 달 만에 2.6배 ‘껑충’…밈코인 ‘뉴노멀’ 시대 다가오나

트럼프 재당선 이후 밈코인 가격 급상승…시총도 확대
높은 변동성과 투기성 여전해 신중한 투자 접근 필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오른쪽)과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사진 게티이미지/연합뉴스]
[이코노미스트 윤형준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재당선과 함께 가상자산(암호화폐) 시장이 활기를 띠고 있다. 특히 도지코인(DOGE), 시바이누(SHIB) 등 이른바 ‘밈코인’들이 높은 가격 상승률을 기록하며 투자자들의 이목을 끌고 있다. 시장에서는 장난으로 시작된 밈코인이 ‘뉴노멀’(New Normal·새로운 표준)으로 자리 잡을 것이란 기대가 나오고 있지만, 한편에서는 높은 변동성과 투기적 접근에 대해 우려를 표하고 있다.

20일 가상자산 시황 중계 사이트 코인게코에 따르면 이날 오후 5시 기준 도지코인 가격은 0.3896달러로 7일 전 대비 6.8% 상승했다. 30일 전과 비교하면 무려 165.1% 올라 같은 기간 비트코인(35.2%)과 이더리움(14.3%)의 상승률을 크게 능가했다. 시가총액도 올 11월 들어 10위 내 안착해 주류 가상자산으로 자리 잡았다.

다음으로 인기가 많은 시바이누는 시각 0.00002448달러로 7일 전 대비 2.6%, 30일 전 대비 28.2% 상승했다. 페페(PEPE)와 봉크(BONK)의 경우 지난 7일 동안 각각 60.0%, 73.4% 폭등했다.

2024년 10월 21일~11월 20일 도지코인(DOGE) 미국 달러 기준 가격 추이. [사진 코인게코]
밈코인은 인터넷 밈(meme)에서 영감을 받아 만들어진 가상자산을 의미한다. 주로 유머나 풍자를 기반으로 하며, 기술적 혁신보다는 커뮤니티의 참여와 소셜미디어(SNS)의 바이럴(Viral) 효과에 의해 가치가 형성된다. 대표적인 예로 도지코인과 시바이누가 있으며, 이들은 각각 시바견 이미지를 활용하여 대중의 관심을 끌었다.

도지코인은 2013년 장난스럽게 시작된 가상자산이었지만,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의 지지로 인해 큰 주목을 받았다. 머스크 CEO는 SNS를 통해 도지코인을 여러 차례 언급하며 가격 상승을 이끌었다. 최근에는 머스크 CEO가 새 트럼프 행정부에서 ‘정부효율부’(Department of Government Efficiency)의 수장으로 임명됐는데, 이 부서의 약칭이 ‘DOGE’로 도지코인과 동일한 이름을 가져 화제가 됐다.

시바이누는 2020년 8월에 출시된 이더리움 기반의 ERC-20 토큰으로, 도지코인을 패러디해 만들어졌다. 페페는 인터넷 밈인 ‘페페 더 프로그’에서 영감을 받아 작년 4월에 출시된 밈코인으로 장난스러운 성격과 활발한 커뮤니티 활동을 특징으로 한다. 봉크는 2021년에 출시된 솔라나 기반의 밈코인으로, 시바이누 강아지가 야구 방망이를 들고 있는 ‘봉크’ 밈에서 영감을 받아 만들어졌다.

시총도 2배 이상 ‘쑥’…‘슈퍼사이클’ 주장 나와

밈코인은 커뮤니티의 강력한 지지와 SNS의 영향력을 바탕으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실제 바이낸스 리포트에 따르면 밈코인이 알트코인(비트코인을 제외한 가상자산)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022년 4%에서 2024년 11%로 늘어났다. 특히 젊은 세대의 투자자들은 전통적인 금융 시스템에 대한 불신과 새로운 투자 기회를 찾는 경향이 있어, 밈코인이 뉴노멀로 자리 잡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지난 9월 싱가포르에서 열린 토큰(TOKEN)2049 행사에서 밈코인 분석가 무라드(Murad)가 ‘밈코인 슈퍼사이클’(Memecoin Supercycle)을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 [사진 유튜브 TOKEN2049]
지난 9월 싱가포르에서 열린 토큰(TOKEN)2049 행사에서 밈코인 분석가 무라드(Murad)는 ‘밈코인 슈퍼사이클’(Memecoin Supercycle)을 주제로 강연하며, 가상자산 시장이 밈코인 위주의 시장으로 재편될 것이라 주장했다.

무라드는 “시장 내부적으로는 신규 토큰의 과잉 생성과 과도한 초기 가치 책정이, 외부적으로는 인플레이션과 부의 불평등이 사람들이 투기성 자산과 밈코인으로 눈길을 돌리게 만든다”며 “가상자산 산업의 본질이 토큰화된 커뮤니티이므로, 지나치게 복잡한 타 알트코인에 비해 밈코인이 나타내는 직관성과 재미가 투자자들에게 더 매력적으로 다가올 것”이라고 설명했다.

여전한 비판 시선…“장기 산업 발전 도움 안 돼”

그러나 밈코인의 높은 변동성과 투기성으로 인해 장기적인 성장 가능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시각은 여전하다. 디스프레드 리서치는 “밈코인이 시장 참여자들에게 직관성과 재미를 주고, 이를 바탕으로 단단한 커뮤니티를 조성하는 데에 바탕이 되는 기반이 된다”면서도 “높은 변동성으로 인한 투기성, 부족한 펀더멘털로 인해 장기적인 산업의 발전에는 도움될 것이 없다”고 지적했다.

국내 가상자산 업계 관계자도 “밈코인은 과거에도 실질적인 가치나 기술적 기반 없이 단순한 유행으로 가격 급등락을 오고 갔다”며 “앞으로는 규제 당국의 개입이나 시장의 변화에 따라 밈코인의 가치가 급락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투자자들의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밈코인이 흥행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디스프레드 리서치는 “트럼프의 당선 이후 가상자산 산업과 비트코인에 대한 긍정적인 기대가 형성됐으나, 당장 전통 금융권이나 일상에서 사용할 수 있을만한 블록체인 기술이나 상품이 탄생하지 않았다”며 “때문에 기술을 내세우는 토큰들보다 사람들의 관심 그 자체를 표방하는 밈코인과 시장을 대변하는 비트코인이 먼저 주목받는 것은 당연한 수순일 것”이라고 논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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