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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비디아 짝꿍 SK하이닉스, 낮은 가이던스에도 웃을 수 있을까?

엔비디아, 높은 영업이익률 내는 고객사
예상치 보다 낮은 하단 가이던스에 실망감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SK AI 서밋 2024'에 참석해 기조연설하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이코노미스트 라예진 기자] 20일(현지시간) 글로벌 인공지능(AI) 칩(GPU) 기업인 엔비디아(NVIDIA)의 3분기 실적이 나오면서 엔비디아와 밀접한 관계 기업으로 잘 알려진 SK하이닉스의 다음 분기 매출 성장성에도 물음표가 떴다. 

엔비디아는 3분기 매출 350억8200만 달러(49조1190억원)로 전 분기 대비 17%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대비로는 94% 급증했다. 매출은 금융정보업체 LSEG가 조사한 전문가 전망치 331억6000만 달러를 웃돌았다. 조정 주당순이익(EPS)은 전분기 대비 19% 증가한 81센트를 나타냈다. 지난해 대비로는 103%가 크게 늘었다. 이는 전문가 전망치 75센트를 상회한 수치다. 순이익 총액은 200억1000만 달러로 전기대비 19% 증가했다. 지난해 대비로는 100% 늘어났다.

높은 성적표에도 시장이 실망한 이유는 다음 분기 실적을 예상하는 가이던스가 예상보다 낮았기 때문이다. 엔비디아가 발표한 4분기 매출 가이던스는 375억 달러±2%로, 예상치 하단은 예상치 370억8000만 달러에 못 미치는 수준이다. 이 같은 엔비디아 매출 증가율 둔화는 곧 SK하이닉스 매출 둔화로도 흐름이 이어질 수 있다.

SK하이닉스는 엔비디아에 고대역폭메모리(HBM)를 공급하며 실적 상승세를 타고 있었다. 특히 SK하이닉스는 3분기 매출 17조5731억원, 영업이익 7조300억원을 기록하며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 같은 역대급 매출에는 엔비디아가 한 몫했다. 실제 SK하이닉스가 3분기에 엔비디아에 제품을 공급하며 남긴 영업이익률이 62%대로, 비교적 큰 마진을 남겼다. 이번 3분기 실적을 발표하며 SK하이닉스는 HBM의 3분기 매출이 직전 분기 대비 70% 이상, 전년 동기 대비 330% 이상 증가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처럼 SK하이닉스 성장세에 큰 영향을 미친 엔비디아의 4분기 가이던스가 시장보다 낮으면, SK하이닉스 4분기 매출 역시 기대가 줄어들게 된다.

또 최근 엔비디아가 집중하고 있는 차세대 AI칩 블랙웰의 발열 문제까지 발생하면서, 양산이 늦춰지고 그 원인이 SK하이닉스 쪽에 있는지 등에 대한 논란까지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젝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 [사진 연합뉴스]

하지만 업계는 '이는 매출 증가 둔화일 뿐 이미 엄청난 실적을 내고 있는 SK하이닉스에겐 문제가 없다'는 시선이 대부분이다. 특히 블랙웰의 발열 문제가 해결되고 나면, 엔비디아에 거의 독점적으로 제품을 공급하는 SK하이닉스는 매출 호조를 나타낼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엔비디아와 SK하이닉스는 끈끈한 동맹 관계를 지난 4일 SK가 연 'SK AI 서밋 2024'에서도 과시하기도 했다. 이날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기조연설을 통해 엔비디아 측이 'HBM4 공급일정을 6개월 더 앞당겨달라'고 요청했고 이에 조기 납품을 한 사례를 공개하기도 했고, 젠슨 황 엔비디아 CEO는 일정상 현장 참석은 하지 못했지만 영상으로 특별 출연해 SK하이닉스와의 전략적 파트너십 강화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이날 젠슨 황 엔비디아 CEO는 "SK하이닉스와의 파트너십이 우리가 해온 작업에서 혁신적인 변화를 가져왔다"며 "HBM 메모리를 통한 작업이 이른바 '슈퍼 무어의 법칙'을 달성하는 것을 가능하게 했다. 수치 정밀도를 줄이고, 행렬 곱셈을 더 구조화된 방식으로 처리하며, 메모리 대역폭이 확장되고 에너지 효율성이 동시에 향상되면서 처리 능력이 급격히 향상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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