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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어붙은 부동산 시장…기준금리 인하에도 한동안 ‘겨울바람’ 전망

악성 미분양 늘고 거래도 뚝

사진은 경기도의 한 아파트 단지 모습. [사진 연합뉴스]

[이코노미스트 이병희 기자] 국내 부동산 시장에도 찬 바람이 불고 있다. 정부의 대출 규제 강화 등 집값 상승 억제 정책이 효과를 발휘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국토교통부의 ‘10월 주택통계’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 매매 거래량은 4000가구로 집계됐다. 9월과 비교하면 19.2% 감소한 수준이다. 서울 아파트 매매 건수는 지난해 12월 1790건을 기록한 이후 계속 늘어 올해 7월 9518건을 기록하는 등 증가세를 보였다. 하지만 정부가 부동산 관련 대출을 조이면서 거래가 급감했다.

‘대출 규제’는 서울 부동산 시장을 직격했다.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 주택 거래량은 10월 2만5011건을 기록해 전 달보다 3.2% 줄었다. 반면 지방 주택 매매 거래는 3만1568가구로, 전월보다 24.1%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문제는 악성 미분양으로 분류되는 준공 후 미분양이 계속해서 늘고 있다는 점이다. 10월 말 전국 준공 후 미분양은 1만8307가구로, 한 달 새 1천45가구(6.1%) 증가했다. 이는 2020년 7월(1만8560가구) 이후 4년 3개월 만에 가장 많은 수준이다. 악성 미분양 주택이 가장 많은 지역은 인천으로 9월 555가구에서 10월 1547가구로 한 달만에 세 배 가까이 늘었다. 이밖에 전남이 2480가구, 경기가 1773가구, 부산은 1744가구를 기록했다.

수도권을 중심으로 미분양 주택 수가 늘고 있다는 것도 눈여겨 볼 대목이다. 10월 기준 전국의 미분양 주택은 6만5836가구로 전월보다 1.4%(940가구) 줄었는데, 이는 지방 미분양 주택이 감소한 영향이다. 지방에서 미분양 주택이 5만1888가구(1.9%) 줄어든 반면 수도권에서는 1만3948가구가 증가했다.

전국 아파트 가격 하락세도 이어지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의 11월 넷째 주 전국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지난 25일 기준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 대비 0.02% 하락했다. 대구(-0.12%), 강원(-0.08%), 경북(-0.06%), 전북(-0.06%), 부산(-0.06%), 경남(-0.04%), 대전(-0.03%) 등 수도권을 제외한 대부분의 도시에서 부동산 가격이 내림세를 보였다.

서울은 0.4% 오르며 36주 연속 상승했지만, 상승 폭이 줄어들면서 주춤한 모습을 기록했다. 강남(0.13%), 서초(0.09%), 용산(0.08%), 성동(0.08%) 등 상승세를 주도하던 지역을 제외하면 대부분 지역에서 부동산 가격 상승폭이 이전보다 감소하거나 비슷한 수준으로 이어졌다. 전문가들은 주택 가격 급등에 대한 수요자들의 피로감이 높아진 데다 대출 한도 축소, 대출 금리 인상 등의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런 상황이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한국은행이 경제 성장률을 올리기 위해 기준금리를 연속으로 인하하고 있지만, 대출금리 인하로 연결돼야 주택 가격 상승이나 매매거래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올해 들어 아파트 가격이 다시 오르고 대출이 막혀있는 상황에서 금리마저 높은 상태로 유지되면, 주택 매수자들이 선뜻 움직이기 어렵다”며 “당분간 부동산 시장 한파가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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