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 vs 테슬라’...로봇, 누가 더 잘 만들까
[도로를 벗어난 현대차]③
현대차그룹, 보스턴다이내믹스 인수 후 전환점 맞아
테슬라, ‘테슬라 봇’으로 로봇 시대 신호탄 열어
[이경준 한국로봇산업협회 국장] “로봇이 점점 인간과 가까워지고 있다. 그들은 인류에 큰 기여를 할 것이다.” 정의선 현대자동차 회장이 CES 전시장에서 전한 말이다. 당시 정 회장은 사람들이 휴대폰을 들고 다니듯 언젠가는 사람들이 로봇을 데리고 다닐 것이라 전망했다.
“로봇이 풍요로운 미래, 빈곤이 없는 미래를 만들 것이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가 한 말이다. 그는 앞으로 5년 이내 제조를 중심으로 휴머노이드를 상용화하겠다고 밝혔다. 일론 머스크에게도 로봇에 대한 굳건한 믿음이 있다.
테슬라와 현대자동차는 닮았다. 먼저 이들 모두 글로벌 점유율이 높은 자동차 제조 기업이다. 또 선도적인 휴머노이드 로봇 기술을 연구하고 있다. 두 회사가 경쟁적으로 공개하는 로봇 영상은 연일 해외 주요 미디어와 일반인들에게 큰 화제가 되고 있다.
‘테슬라 로봇’의 역사
테슬라는 2021년 8월 19일 캘리포니아 본사에서 열린 ‘인공지능(AI) 데이’ 행사에서 인간형 로봇 ‘테슬라 봇’(Tesla Bot)의 개발 계획을 처음으로 발표했다. 당시 외신은 현대차그룹의 휴머노이드 ‘아틀라스’와 비교하며 무리수라 지적했다. 이 로봇은 ‘옵티머스’(Optimus)라는 이름으로도 알려져 있다.
옵티머스는 인간의 위험하거나 반복적인 작업을 대신 수행하는 것을 목표로 만들었다. 시간이 흘러 2022년 10월, 테슬라는 ‘AI 데이’ 행사에서 옵티머스의 초기 프로토타입을 공개했다. 이 프로토타입은 무대에서 자율적으로 걷고 손을 흔드는 등의 동작을 시연하며, 로봇의 기본적인 기능을 선보였다.
2023년 3월에는 옵티머스의 개선된 버전이 공개되었다. 이 버전은 이전보다 약 30% 빠른 속도로 걷고, 다섯 손가락을 부드럽게 움직일 수 있는 등 향상된 기능을 보여주었다. 또한, 계란을 집어 올려 조리 냄비에 놓는 등의 섬세한 작업도 수행할 수 있음을 시연했다.
2024년 6월에는 테슬라 공장에 옵티머스 로봇이 배치되어 자율적으로 작업을 수행하는 모습이 공개됐다. 테슬라는 옵티머스의 대량 생산 및 판매를 2025년부터 시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2024년 10월 위 로봇(We Robot) 행사를 개최하며 옵티머스 로봇 집단이 등장하여 관객들과 소통하며 음료를 제공하는 등 인간과 가까운 작업을 수행할 수 있는 기술 수준을 보여줬다.
‘현대차 로봇’의 역사
현대자동차그룹은 지난 2018년 사내 로보틱스팀을 신설하고 웨어러블 로봇 개발에 착수했다. 2021년에는 세계적인 로봇 기업 보스턴다이내믹스를 인수하면서 로봇 개발에 큰 전환점을 맞이했다. 보스턴다이내믹스는 1992년에 설립된 미국의 로봇 기업으로, 4족 보행 로봇인 ‘빅독’(BigDog)과 인간형 로봇 ‘아틀라스’(Atlas)를 개발하여 전 세계적으로 주목을 받았다.
특히 보스턴다이내믹스가 개발한 4족 보행로봇 ‘스팟’(Spot)은 감시·정찰·산업현장 등 다양한 작업 환경에서 활용할 수 있는 솔루션을 제공했다. 현재 ‘스팟’은 공장, 건설 현장 등에서 원격 모니터링과 데이터 수집을 통해 작업 환경의 안전성을 높이는 역할을 하고 있다.
이어 2022년에는 ‘스트레치’(Stretch)라는 물류창고 및 공장 자동화용 로봇을 공개했다. AI 물류 로봇 스트레치는 주로 물류창고에서 상자나 짐을 옮기는 작업을 자동으로 수행한다. 지금은 DHL 물류시설에서 트럭하역 작업을 수행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물류 및 이동성 솔루션을 위한 초기 모듈형 로봇 기술도 개발했다. 2022년 공개된 PnD 모듈(Plug & Drive Module)은 모터와 주행, 제동, 환경인지 센서 기능을 통한한 일체형 로봇 모듈이다. 어떤 사물에든 결합하여 이동성을 부여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소형 모빌리티 플랫폼 ‘모베드‘(MobED, Mobile Eccentric Droid)는 요철·계단·경사로 등에서 몸체를 수평으로 유지할 수 있다. 휠베이스와 조향각도 자유롭게 조절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이밖에도 현대자동차는 호텔배송 로봇, 자동차 영업거점용 서비스 로봇, 전기차 자동충전 로봇을 개발했다.
2024년 보스턴 다이나믹스는 전동 휴머노이드를 공개했다. 4년 내 상용화 발표를 발표하고, 오는 2025년 현대자동차 공장 투입을 목표로 하고 있음을 밝혔다. 같은해 10월에는 AI기반 사물인식 및 작업지능이 향상돼 인간의 제어나 도움 없이 쉽계 기계적·물리적 작업을 수행하는 휴머노이드를 공개했다.
로봇의 최전선, 기술 수준은
현대차그룹과 테슬라는 각각 휴머노이드 로봇인 ‘아틀라스’와 ‘옵티머스’를 개발하여 로봇 기술의 최전선에 서 있다. 보스턴 다이내믹스가 개발한 아틀라스는 초기에는 연구 및 개발 목적으로 제작됐다. 달리기·점프·구르기 등 다양한 역동적인 동작을 수행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최근에는 제조 공정을 테스트베드로 활용하며 작업지능을 향상시키고 있다.
테슬라가 개발한 옵티머스는 자율 제조를 위한 2만 달러 이하 휴머노이드를 목표로 만들어졌다. 또 AI 기능에 특화됐다. 아틀라스 초기 모델은 유압식 구동 방식을 사용하였으나, 최신 모델은 전기식 구동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아틀라스가 테슬라 로봇보다 우위를 보이는 부분은 뛰고 구르고 공중회전하는 파쿠르나 장애물 극복까지 가능할 정도로 역동적인 고난이도 동작이 가능한 부분이다. 걷거나 뛰는 보행 동작 이외 손으로 쥐는 파지 능력이나 AI 융합 기술은 테슬라 옵티머스보다 부족하다는 평가가 많았다. 다만, 지난 10월 공개된 엔진 커버를 좁은 보관함에 자연스럽게 옮기는 영상을 통해 지적을 받았던 AI 기반 작업지능 및 파지 능력의 진화된 모습을 보여줬다.
테슬라 옵티머스는 테슬라가 전기차 생태계에서 축적된 AI·액추에이터·배터리 기술을 적용하며 수십년간 연구를 진행한 현대차그룹의 아틀라스보다 짧은 기간내에 높은 수준의 보행기술, 작업 능력을 보여줬다.
옵티머스는 아틀라스보다 인간과 같은 구조의 로봇 손 구조를 가지고 있으며 AI 기반 사물인식을 통해 인간이 하는 물리적 업무를 흉내낼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테슬라는 자사의 완전자율주행(FSD) 기술을 옵티머스에 적용하여 자율적인 동작과 작업 수행이 가능하도록 개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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