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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증시 움직일 주요 키워드는 ‘트럼프·금리·AI'

[2025년 증권 시장 전망]③
윤석모 삼성증권 리서치센터장
트럼프 통상 정책 우선순위 주요
금리 인하시기·속도…AI는 확장성 여부

윤석모 삼성증권 리서치센터 센터장. [사진 신인섭 기자]

[이코노미스트 이승훈 기자]  2025년 국내외 증시에 영향을 줄 주요 키워드는 ▲트럼프의 통상 정책 ▲금리 인하 ▲인공지능(AI)이 될 것이란 전망이 제기됐다. 트럼프 취임 이후 정책의 우선순위와 금리 인하의 시기와 속도, 방향성에 따라 증시 흐름이 달라질 것이란 예상이다. 또 지난해 시장을 주도했던 AI는 올해도 시장을 이끌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비즈니스·실적 확대에 따라 판도가 달라질 전망이다.

윤석모 삼성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최근 [이코노미스트]와의 인터뷰에서 “올해 증시에서 가장 큰 위협이자 기회 요인은 트럼프 신정부 출범에 따른 통상 정책의 불확실성의 해소 여부에 가장 큰 영향을 받을 것 같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우리나라는 반도체·자동차·2차전지 등 다양한 산업에서 트럼프가 내세우고 있는 통상 정책의 직간접적인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는 구조”라며 “트럼프 취임 이후 어떻게 정책의 우선순위가 정해지느냐가 결국 우리나라 주가와 경제 전반적으로 가장 중요한 요인”이라고 짚었다.

그는 “트럼프 정책은 결국 관세·감세·이민자 세 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며 “보편적 관세는 법적인·의회 절차들이 좀 필요하다 보니 뒤로 미뤄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대중국 관세, 자동차 관세 등은 취임 후에 즉시 시행을 하겠다는 상황이라 안 좋은 것은 먼저 선반영이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반면 감세 정책의 경우 혜택이 뒤늦게 반영될 것이란 전망이다.

윤 센터장은 미국의 금리 인상 경로도 굉장히 중요한 상황이라고 짚었다. 그는 “결국 금리 인하가 이제 시작이 된 거고, 이후 금리 인하의 속도 그리고 언제, 어떻게 멈추느냐가 2025년에 가장 중요한 변수가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 경기가 너무 좋으면 금리를 인하할 필요성이 없는 노랜딩(무착륙)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며 “2025년도에는 (고금리 환경에서) 이익을 만들어내는 회사와 그렇지 않은 회사가 굉장히 차별화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정책·금리 인하, 속도·방향성 주목

다만 ‘킹달러’ 시대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2025년에는 달러 흐름이 갈수록 약세 흐름을 보일 것이란 예상이다. 2024년 자본시장의 화두는 ‘미국 예외주의’였다. 유럽 등 전 세계 경기가 위축된 가운데 미국 경기만 호황을 보였고, 이는 달러에 힘을 실어주는 요인이기도 했다. 하지만 이런 상황들이 2025년 2~3분기 정도부터는 유럽, 일본과 기타 국가들의 경기가 올라오면서 미국과 미국 외 지역 간의 경기 격차가 축소될 것이란 전망이다.

이와 함께 윤 센터장은 지난해 이어 올해는 화두였던 AI 테마가 ‘어떻게 확산하는지’를 주요 관전 포인트로 꼽았다. 그는 “AI와 관련해 하드웨어에서 소프트웨어로, AI 반도체뿐만 아니라 AI로부터 파생되는 전력기기 등 AI로 수혜를 볼 수 있는 각종 섹터들의 주가가 조금 선방을 했었다”며 “이런 것들은 비단 경기 사이클이나 금리 사이클과 상관없이 계속해서 수혜를 받을 수 있는 상황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2025년에는 이게 얼마나 기술적으로 진보를 보이느냐가 결국은 우리나라 시장, 주가에 상당히 중요할 것 같다”고 예상했다. 그러면서 “AI 반도체에 대한 투자는 더 늘어날 수밖에 없는 구조”라며 “올해에도 AI 테마 자체는 지속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美, 빅테크 견고…韓, 조선·K산업 기대 

윤석모 삼성증권 리서치센터 센터장. [사진 신인섭 기자]

미국 빅테크 기업에 대한 고평가 논란에 대해서 그는 “주가만 놓고 보면 많이 올랐으니까 고평가라고 할 수 있지만 그만큼 이익도 같이 올랐다”며 “주가수익비율(PER) 기준으로 보면 여전히 30~40배 정도로 평균 정도 수준밖에 안 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전에는 ‘그냥 엔비디아 사세요’ 이랬다면 이제는 좀 더 빅테크 안에서 실적이 얼마나 잘 업그레이드되는지를 판단해 트렌드를 짧게 잘 체크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윤 센터장은 2025년에 한국 증시가 박스권에 머무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미국 시장이 더 긍정적일 것이라는 전망이다. 다만 미국의 통상 정책 등에 상관없이 수혜를 볼 수 있는 종목들로 압축해 갈 것을 추천했다. 그는 “트럼프 당선인 되자마자 바로 우리나라한테 손을 벌린 조선업종을 좋게 본다”며 “해군의 유지보수(MRO) 비즈니스 요청 등 현재 3년 치 이상의 수주잔고가 확보돼 있어 안정적인 수익창출이 가능할 것으로 본다”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한국만의 차별화된 경쟁력이 부각될 수 있는 테마가 수혜를 볼 수 있을 것 같다”며 “K-미디어, K-콘텐츠 관련 섹터가 계속해서 성장세를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2025년 국내 반도체와 2차전지 업종에 관한 전망은 희비가 엇갈렸다. 윤 센터장은 “2025년 반도체 쪽은 좋을 것으로 본다”며 “고대역폭 메모리(HBM) 공급 전체 비중이 확대되고, 레거시(범용) 디램(DRAM)의 평균판매단가(ASP) 자체가 올해보다 올라 올해 실적흐름이 좋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어 “미국 반도체 기업 브로드컴, 마벨 등이 엔비디아의 대항마로 떠오르고 있다”며 “엔비디아 외 커스텀반도체 업체들이 부각되면서 HBM을 공급하는 메모리 회사 입장에서는 바게닝 파워(교섭력)가 올라가고, 우리 반도체 업체들에 긍정적인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결국 펀더멘털·실적 개선 중요”

윤 센터장은 “2차전지 쪽은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이 생각보다 길어지고 있어 좋게 보지 않는다”며 “고금리에 여전히 비싼 전기차 가격 구매 부담이 큰데다,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에 따라 전기차 구매 시 제공되는 세액공제 혜택을 폐지할 경우, 한국 업체들에게 쉽지 않은 상황이 벌어질 것으로 본다”고 우려했다. 이어 “테슬라의 경우 주가가 빠지지 않는 것은 단순히 전기차가 아니라 자율주행이나 로봇이라든가 새로운 아젠다(의제)를 고객들한테 제시해 주고 있다 보니까, 똑같은 전기차 안에서도 차별화된 모습을 보이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중국 시장에 대해 “중국에 대한 트럼프 정책이 어떻게 나올지 명확해 져야 중국도 대응책을 내놓을 것이다”며 “3월 양회 일정 때까지 중요한 정책 모멘텀(성장동력)이 나타날 수 있을 시기다”고 말했다. 이어 “중국은 이미 일본이 장기 불황에 빠지기 전과 굉장히 유사한 지표들이 다 나타나고 있다”며 “저성장, 저물가와 같은 구조적 트랩(함정)에 빠지고 있고, 거기서 빠져 나오려면 강력한 구조조정과 재정 집행이 필요한데 아직까지는 그런 모습들이 드러나고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주식뿐만 아니라 채권에도 관심 가지면 좋을 것 같다”며 “만약에 금리가 떨어진다면 채권 자체도 많은 자본 차익을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생각보다 고금리가 유지되는 상황이라고 하면 결국 펀더멘털(기초체력)과 이익이 계속 성장하는지 보는 게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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