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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똑똑해지는 집...삼성·LG전자가 집중하는 '연결성'

[AI 홈 시대 개막]①
84조 시장 전망되는 ‘AI 가전’
스마트싱스·씽큐가 연결하는 집

AI 기술이 가전제품에도 탑재되는 AI 홈 시대가 열렸다. [사진 챗GPT]

[이코노미스트 박세진 기자] #출근준비를 하는 A씨에게 AI 냉장고가 말을 건다. AI 냉장고는 "오늘은 우유와 계란이 부족합니다"라고 A씨에게 알리고, 자동으로 장보기 목록에 해당 품목을 추가한다. AI스피커도 말을 건다. AI 스피커는 "차량 정체로 인해 10분 일찍 출발하라"고 조언을 건낸다. 부랴부랴 A씨가 현관문을 나서면 AI가 모든 불과 난방을 자동으로 끄고, 대기중이던 로봇 청소기가 청소를 시작한다. 출근길 부터, 집 관리까지 한 데 책임지는 AI홈의 모습이다.

집이 더 똑똑해지고 있다. 그 배경에는 인공지능(AI)홈이 있다. AI홈은 4차 산업혁명의 핵심 기술인 사물인터넷(IoT)·AI·빅데이터 기술 등이 접목된 주거 공간을 뜻한다. AI홈이 시장이 지닌 잠재력은 무궁무진하다. 이 때문에 시장의 성장 가능성도 밝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우리나라 가전의 양대산맥으로 통하는 삼성·LG전자의 ‘연결성’ 경쟁도 치열하다.

일상을 바꾸는 스마트홈

AI홈 단순한 가전제품으로 구성된 주거 공간이 아니다. 첨단 정보통신 기술 인프라가 가정 곳곳에 녹아든 새로운 형태의 공간을 AI홈이라 칭한다. 새로운 형태의 공간은, 생활 방식도 혁신적으로 바꿔놓았다. 

대표적인 예가 편의성과 자동화다. 과거 일반 제품의 경우 가전제품과 시스템이 독립적으로 작동했다. 이용자가 직접 수동 조작을 해야만 조명이나 온도 조절을 할 수 있었다. 사실상 이용자는 가전의 작동에 있어 모든 부분에 개입을 해야했다.

AI홈 가전은 다르다. AI홈의 가전은 IoT 기술이 적용돼 가전제품과 시스템이 상호 연결돼 있다. 이를 바탕으로 원격 제어 및 자동화가 가능하다. 실제 스마트홈 가구 이용자들은 스마트폰 어플리케이션(앱)이나 음성 명령을 통해 가전을 제어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이용자들은 가전을 직접 수동 조작 할 필요가 없게 됐다.

AI 기능의 도입 여부에서도 사용자 경험은 극명히 갈린다. AI 기능이 없는 일반 가전의 경우 설정된 기능만 제공한다. 냉장고를 예로 들면, AI 기능이 없는 냉장고는 단순 보관 기능만 수행한다. AI 기능이 있는 냉장고는 내부 카메라와 AI를 활용해 식품 상태를 모니터링하고, 나아가 레시피까지 추천한다. 

세탁기도 마찬가지다. AI 기능이 없는 세탁기의 경우 사용자가 직접 세탁 코스를 선택해 세탁을 진행한다. 각 의류의 소재마다 최적화된 세탁은 사용자의 경험에 의존해 이뤄진다. AI 기능이 적용된 세탁기는 세탁물의 무게와 재질까지 분석한다. 이를 바탕으로 최적의 세탁 코스를 자동으로 설정해 세탁 기능을 제공한다. 

차별화된 경험을 선사하는 만큼, AI홈 가전 시장 규모는 막대하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스트레이츠 리서치에 따르면 AI가전 시장규모는 오는 2030년 636억3000만달러(약 84조4889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LG전자의 AI홈 허브와 대화하면서 방 안의 가전과 IoT 기기를 최적의 환경으로 설정하는 모습. [사진 LG전자]

AI홈 가전의 핵심 ‘연결성’

커가는 시장 규모 만큼, 여러 가전 업체들은 앞다퉈 스마트 가전을 내놓고 있다. 대표적인 예가 삼성전자와 LG전자다. 양 사는 각각 ‘스마트싱스’(SmartThing)와 ‘씽큐’(ThinkQ)를 기반으로 차별화된 스마트홈 청사진을 내놓고 있다. 이들이 강조하는 점은 ‘연결성’이다.

먼저 삼성전자다. 삼성전자가 개발한 ‘스마트싱스’는 IoT기반 스마트홈 플랫폼이다. 국내 이용 고객 수는 2000만명이 넘어설 만큼 인기를 끈다. 올해 삼성 AI 가전 판매의 가파른 성장세와 함께 스마트싱스 내 AI 기능이 업그레이드되면서 국내 이용자 수가 빠르게 증가했다는 설명이다. 

이용자들이 주로 활용한 스마트싱스 기능은 ▲제품 원격 진단과 관리를 도와주는 ‘홈 케어’ ▲연동된 기기의 전력량을 모니터링하고 사용량을 관리하는 ‘에너지 절약’ ▲반려동물의 위치를 확인하고 상태에 따라 가전을 원격 제어하는 ‘펫 케어’ 등 AI 기반 생활 밀착형 기능 등이 있다.

연결성도 뛰어나다. 삼성전자 제품을 포함해 300개 이상 파트너사의 제품들은 스마트싱스를 연결할 수 있다. 100개 이상의 제품들을 연결해 사용하는 국내 이용자 수도 1000만명이 넘어선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집에 들어오면 자동으로 조명이 켜지고 공기청정기가 작동하는 등 스마트싱스로 보다 편리한 일상을 만들고 있다”며 “AI 가전 구매가 늘며 스마트싱스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고객이 많아졌고 이용 패턴도 다양해졌다”고 전했다.

다음으로 LG전자다. LG전자가 개발한 ‘씽큐’도 AI와 IoT기반 스마트홈 플랫폼이다. 주요 기능으로는 ▲사용자의 행동을 학습해 솔루션을 제공하는 AI 기반 맞춤 서비스 ▲LG의 가전제품을 하나의 앱으로 제어하는 멀티 디바이스 통합 ▲음성 명령으로 기기를 제어하는 음성 제어 등이 있다.

LG전자는 씽큐의 애플리케이션프로그래밍인터페이스(API)도 전면 개방했다. API는 서로 다른 소프트웨어 간의 데이터 교환 및 기능을 공유할 수 있도록 하는 디지털 연결고리다. 이를 전면 개방함으로써 LG전자 제품 이용자들이 손 쉽게 맞춤형 스마트홈을 구성할 수 있도록 지원하다는 것이 LG전자의 설명이다.

LG 씽큐의 API는 개인 사용자용 ‘씽큐 API’와 기업 파트너용 ‘씽큐 비즈니스 API’로 구성된다. 이를 통해 가정이나 빌딩 등에 설치된 LG전자 제품의 원격 제어, 다양한 플랫폼과의 통합 연결 등이 가능해진다.

연결성 강화는 여기서 멈추지 않는다. LG전자는 올해 폭넓은 IoT기기 연결성이 장점인 스마트홈 플랫폼 기업 ‘앳홈’을 인수해 광범위한 개방형 생태계를 확보했다.

앳홈의 스마트홈 허브 ‘호미’(Homey)는 현재 5만여 종의 가전과 IoT 기기를 연결하며, 앳홈 앱스토어에는 필립스, 아카라 등 글로벌 브랜드들의 제품과 서비스를 연결·제어하는 1000여 개의 앱이 등록돼 있다.

LG전자는 앳홈의 넓은 개방형 생태계를 AI홈 허브인 ‘LG씽큐 온’에 통합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생성형 AI가 고객 맞춤의 공간 솔루션을 제공하는 서비스를 구현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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