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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투자이민 해외이주예정자 송금제도 개편…한국은행 신고로 대체 전망

세무서 자금출처확인 절차 폐지되고, 해외증권취득신고로 이주·투자자 대비 필요

미국영주권 프로그램 미국투자이민(EB-5)을 통해 해외이주를 준비하는 투자이민 신청자들에게 중요한 송금 절차가 조만간 큰 변화를 맞이할 것으로 보인다. 기획재정부는 오는 1~2주 안에 해외이주예정자의 자금 반출 방법을 개편하는 내용을 담은 외국환거래규정 개정안을 확정·고시할 예정으로, 시행 시점도 빠르게 다가올 전망이다.

현재까지 해외이주예정자는 세무서에서 ‘해외이주예정자 자금출처확인원’을 발급받아 비교적 간단하게 송금을 진행해왔다. 그러나 새 규정이 적용되면 이 절차가 삭제되고, 해외이주예정자 역시 일반 거주자·비거주자처럼 한국은행을 거쳐야 한다. 구체적으로는 ‘해외증권취득신고’ 절차를 통해 자금을 해외로 송금해야 하는데, 특히 미국투자이민처럼 대규모 금액을 옮겨야 하는 사람들은 제출 서류와 심사 과정이 이전보다 복잡해질 가능성이 크다.

정부의 이번 개편은 불법 외환거래를 막고 자금세탁 방지 효과를 높이려는 목적으로 추진되는 것으로 보인다. 기존 세무서 절차만으로는 자금 유출 경로를 제대로 관리하기가 어려웠고, 대규모 송금을 통해 자본거래 신고를 우회하려는 사례가 늘어난 만큼, 한국은행에서 신고 절차를 통합 운영하는 것이 효율적이라는 분석이다. 이에 따라 해외이주예정자는 해외에서 자금을 사용·투자할 목적과 금액, 재원 출처 등을 보다 구체적으로 입증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업계와 전문가들은 “개인에게 단순화된 ‘특별 통로’를 없앤다는 취지는 이해하나 이미 해외이주를 결심한 사람들에게는 새 규정이 한층 까다롭게 느껴질 수 있다”고 지적한다. 그간 세무서에서 발급받은 자금출처확인원만으로 상대적으로 쉽게 큰 금액을 송금할 수 있었는데, 이제는 한국은행에서 이 자금이 증권 취득·직접투자·예치금 등 어떤 형태로 쓰이는지 꼼꼼히 확인하고, 상황에 따라 추가 자료를 요구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특히 EB-5 미국투자이민 프로젝트를 추진하는 이들은 한 번에 수십만 달러 이상의 자금을 보내야 하는 경우가 많아, 송금이 지연되거나 제한 받을 우려가 있다.

미국투자이민 전문기업 국민이주 관계자는 “새 규정이 송금 자체를 막는 것은 아니지만, 일시에 큰돈을 해외로 보내는 과정에서 불확실성이 커지는 것은 사실”이라며 “규정 개정 전 기회를 활용할 것인지, 아니면 새로운 신고 절차를 통해 더욱 철저한 서류를 준비할 것인지를 결정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예컨대 아직 세무서를 통해 자금출처확인원을 발급받을 수 있는 상황이라면 시행 직전에 송금하는 방법이 있을 수 있고, 이미 시기가 늦었거나 대규모 추가 송금을 계획하고 있다면 한국은행 신고 절차에 맞춰 시간을 충분히 확보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정부가 절차 간소화와 투명성 강화라는 정책 목표를 내세우는 만큼, 제도가 안착된 뒤에는 더 일관되고 명확한 외환거래 관리를 기대할 수도 있다. 하지만 시행 초기에는 신청 서류가 갑작스레 바뀌고, 은행 등 현장 담당자들이 이를 숙지하는 데 시간이 걸려 혼선이 빚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이에 전문가들은 “해외 자금 반출 계획이 있는 사람이라면 최소 1~2개월가량 사전 준비를 하고, 한국은행 및 시중은행 본점 담당자와 사전에 상담해보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권고한다.

결국 이번 개정안이 해외이주예정자의 송금 편의를 해치지 않고 실질적인 투명성을 끌어올리는 방향으로 작용할지, 대규모 송금을 준비하는 이들에게 더 큰 부담을 안길지는 정식 시행을 통해 확인될 전망이다. 송금 계획이 있는 사람들은 새 규정과 요구 서류, 해외증권취득신고 요건 등을 꼼꼼히 체크하고 전문가와 상의해 의사결정을 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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