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리브영, 1999년 브랜드 론칭 후 두 번째 로고 변경
글로벌 팬층 확대에 발맞춰 가시·가독성 높이기 위함
유통(流通)은 생산과 소비를 연결하는 산업입니다. 단순해 보이지만 복잡합니다. 트렌드가 빠르게 변하면서 무수히 많은 일들이 펼쳐집니다. 실생활과 밀접해 사소한 사건·사고도 크게 와닿을 때가 많습니다. 취재 중 알게 된 흥미로운 이야기를 매주 하나씩 전합니다. [편집자 주] 올리브영을 올리브ㅇ영으로 오인하는 외국인 소비자들. [사진 SNS 캡처]
[이코노미스트 이지완 기자] 기업에게 브랜드 로고는 매우 중요하다. 단순한 상징 그 이상의 의미를 갖기 때문이다. 기업 입장에서는 브랜드 로고를 통해 자사의 역사와 철학, 그리고 비전 등을 보여줄 수 있다. 소비자 입장에서 브랜드 로고는 기업의 첫인상을 결정하는 요소가 된다.
국내 대표 헬스&뷰티(H&B) 스토어로 자리 잡은 CJ올리브영(이하 올리브영)은 최근 브랜드 로고 리뉴얼을 진행한다고 밝혔다. 이번 브랜드 로고 재단장의 방향성은 ‘글로벌’과 ‘옴니채널’이다. 회사는 “해외에서 온·오프라인 사업을 강화하는 기조에 더해 국내 올리브영 오프라인 매장을 찾는 글로벌 관광객이 급증하는 환경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새롭게 변경된 브랜드 로고의 특징은 ‘간결함’이다. 워드마크인 ‘올리브영’(OLIVE YOUNG)을 단독 사용하는 형태다. 기존에는 ‘OLIVE’와 ‘YOUNG’ 사이에 건강한 식재료인 ‘올리브’를 형상화한 이미지 로고를 적용해 왔다.
올리브영은 1999년 사업을 시작한 이래 줄곧 올리브 형상화 이미지를 로고에 삽입해 왔다. 20년 넘게 사용해 온 올리브 이미지를 과감하게 삭제한 것은 온·오프라인 환경에서 모두 가시성과 영문 가독성을 높이기 위함이다. 올리브영 브랜드 로고 변화. [사진 올리브영]
올리브영의 이번 브랜드 로고 리뉴얼은 외국인 고객의 혼선을 줄여줄 것으로 예상된다. 외국인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올리브영을 ‘올리브ㅇ영’(OLIVEOYOUNG)으로 오인하는 사례가 많다. 인스타그램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올리브영 관련 게시물에 ‘올리브ㅇ영’이라는 해시태그를 사용하는 외국인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글로벌 뷰티&헬스 트렌드 리딩 기업을 꿈꾸는 올리브영 입장에서 브랜드 오인은 더 늦기 전에 풀고 가야 할 숙제다. 올리브영은 외국인 관광객의 필수 관광 코스로 자리매김한 상태다. 관광객이 많이 찾는 올리브영 명동타운의 외국인 비중은 90%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체험형 혁신매장인 올리브영N성수도 외국인 비중이 상당하다.
특히 올해는 세계 최대 뷰티 시장인 미국 진출도 앞두고 있다. 올리브영은 최근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LA)에 현지 법인인 ‘CJ올리브영 USA’를 신설하고, 현지 오프라인 1호점 오픈을 위한 부지 선정 등에 착수했다.
업계 관계자는 “주요 글로벌 기업을 보면 브랜드 로고를 단순하게 가져간다”며 “이들이 다양한 국가에 진출해 있기 때문인데, 로고가 복잡하면 소비자들이 오해하는 경우가 반드시 생긴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소비자들에게 브랜드가 잘못 인지되면 향후 개선 작업에 많은 시간과 비용이 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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