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뛰어들었다"...신선식품 경쟁 2라운드는 '프리미엄' 전쟁
[온·오프 신선식품 경쟁]①
쿠팡, 프리미엄 프레시로 신선식품 경쟁력 강화
신세계·롯데 등 백화점도 앞다퉈 식품관 리뉴얼

‘40조 공룡’ 쿠팡의 신선식품 드라이브
지난해 국내 단일 유통기업 최초로 연매출 40조원 고지를 돌파한 쿠팡이 올해 새로운 성장 전략을 내놨다. 소비자들이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는 ‘먹거리’ 경쟁력 강화다. 이는 쿠팡이 지난 2월 론칭한 ‘프리미엄 프레시’에서 출발한다.
‘프리미엄 프레시’는 과일·수산·채소·정육·계란·유제품 등 12개 항목의 고품질 제품으로 구성된다. 해당 제품은 품질 보장을 위해 쿠팡이 세운 엄격한 검품 과정을 거친다. 론칭 초기 500여개 수준이던 프리미엄 프레시 상품은 현재 640여개로 늘었다. 쿠팡은 상품군을 지속 확장할 계획이다.
쿠팡에 따르면 프리미엄 프레시의 인기 신선식품 품목(판매량 기준)은 ▲돌 유기농 바나나, 델몬트 허니글로우 파인스틱(과일) ▲프리미엄 유기농 샐러리 스틱 프리미엄 유기농 무(야채) 등이다.
쿠팡이 프리미엄을 표방하며 신선식품 경쟁력 강화에 나선 것은 ‘성장 가능성’ 때문이다. 경기침체 장기화로 인한 소비위축에도 식품 관련 수요는 꾸준한 편이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해 식품 매출은 역성장세를 보인 비(非)식품군과 달리 성장했다. 이 기간 식품 매출은 대형마트의 경우 전년 대비 2.3%, 백화점은 3.9% 늘었다. 특히 이커머스의 식품 매출은 전년 대비 22.1% 늘었다.
쿠팡 입장에서 성장세를 이어가려면 신선식품 경쟁력 강화가 필수다. 쿠팡 매출의 90% 이상이 로켓배송과 로켓프레시(신선식품 무료배송)에서 발생하고 있어서다. 쿠팡의 프로덕트 커머스(로켓배송·로켓프레시 등) 고객도 2022년 1812만명에서 2023년 2100만명, 2024년 2280만명으로 꾸준히 늘고 있다.


로켓배송을 앞세워 유통업계 선두주자로 우뚝 선 쿠팡의 프리미엄 신선식품 시장 진출 소식은 기존 사업자들에게 부담일 수밖에 없다.
쿠팡보다 한발 앞서 프리미엄 신선식품에 공들인 이커머스 업체들은 컬리, SSG닷컴 등이다. 컬리는 지난 2019년부터 ‘투 플러스’라는 의미를 담은 ‘뿔’(PPUL) 브랜드를 운영 중이다. 최상급 특수 부위 구성 제품으로, VIP 회원등급 소비자에게만 판매된다. 자사 충성 고객에게 좀 더 고품질의 제품을 공급하기 위함이라는 게 컬리 측 설명이다.
컬리 관계자는 “우시장에서 직매입을 한 뒤 ‘PPUL’이라는 자체 브랜드로 판매하는 상품”이라며 “관련 상품은 계속 품절이 될 정도로 반응이 나쁘지 않다”고 말했다.
신세계그룹 계열 이커머스 SSG닷컴은 지난해부터 프리미엄 식품관 ‘미식관’을 운영 중이다. 이는 단독 상품 판매 등 차별화 전략으로 소비자들에게 긍정적인 반응을 얻고 있다. SSG닷컴에 따르면 지난 2월 미식관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5% 늘었다.
이커머스 업계 관계자는 “쿠팡의 프리미엄 프레시가 아직 론칭 초기라서 어떤 방향으로 가는지 지켜보고 있다”며 “기존 신선식품 특화 업체들과 동일한 방향성을 갖는다면 일정 부분 영향이 있을 수도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프리미엄 신선식품에 강점을 보여온 백화점들은 최근 프리미엄 식품관 리뉴얼을 가속화하는 추세다. 이커머스의 공세 속 오프라인만의 차별화 요소를 더욱 극대화하기 위함이다.
신세계백화점은 지난2월 강남점에 ‘신세계 마켓’을 선보였다. 해당 브랜드명을 적용한 것은 강남점이 처음이다. 신세계백화점 관계자는 “기존에도 프리미엄 신선식품 등을 판매해 왔으나, 매장 리뉴얼을 통해 더 규모를 키웠다”며 “치즈 소분 판매, 쌀 즉석 도정 등 개인화 서비스를 확대하고, 제품군을 늘린 것이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신세계백화점에 따르면 신세계 마켓은 지난달 오픈 직후 5일 동안 11만명이 방문할 정도로 높은 관심을 받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프리미엄 식품관 ‘레피세리’(Lépicerie)의 운영을 확대하고 있다. 이 브랜드는 친환경·비건·해외 직수입 프리미엄 식재료 등의 상품을 판매한다. 신세계백화점과 마찬가지로 고객 반응이 좋은 편이다. 지난 2023년 12월 인천점에 처음 들어선 레피세리는 최근 누적 방문객 1000만명을 돌파했다. 현재 리뉴얼 중인 서울 동북권 상권 1위 노원점에도 레피세리가 입점할 예정이다.
백화점 업계 관계자는 “보통 매장에 식료품만 구매하러 오는 경우는 드물다”며 “오프라인은 상품 외 프리미엄 서비스가 동반되기 때문에 이커머스와는 차별화될 것이라고 자신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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