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nking stocks 리빌딩]②
본업 강조는 기본…새 먹거리 발굴에 사활
신뢰 잃은 은행에 미래 없다는 위기감 고조
[이코노미스트 이병희 기자] 올해 주식시장에서 국내 은행들이 질주하고 있다. 정부의 가계 대출 규제 등의 여파로 하반기 일부 타격이 예상된다는 우려도 있지만, 고배당과 매력과 실적 개선 등의 긍정적인 평가가 이어지면서 상승세를 타는 모습이다.
KB국민은행‧신한은행‧하나은행‧우리은행 등 국내 대표 은행을 이끄는 수장들은 어떤 부분에 방점을 찍고 경영에 집중했을까. 올해 신년사를 보면 4대 은행장들은 효율‧차별화를 통한 경쟁력 강화를 강조했다. 비슷비슷한 서비스와 상품만으로는 특별한 경쟁력을 키울 수 없다는 것이다. 특히 은행 본연의 역할과 신뢰를 잃지 않아야 한다는 부분에서 한목소리를 냈다.
이환주 KB국민은행장 [사진 KB국민은행] KB “신뢰”‧ 신한 “연결과 확장”
이환주 KB국민은행장은 지난 1월 KB국민은행의 제9대 은행장으로 취임하면서 신뢰를 강조했다. 이 행장은 “단순히 금융상품을 파는 은행을 넘어 고객과 사회에 신뢰를 파는 은행이 돼야 한다”며 “엄격한 윤리의식에 기반한 정도 영업으로 ‘KB국민은행은 확실히 다르다’는 것을 고객이 느끼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시선을 밖으로 돌려 ‘새로고침’의 방식으로 오늘의 국민은행을 직시하고 혁신해야 한다”고도 했다. “리테일‧기업금융‧WM‧CIB‧자본시장‧디지털 등 각 비즈니스가 지향하는 목적과 이를 달성하기 위한 수단을 본질적인 측면에서 통찰하며 재정의하고 재설계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지금처럼 대부분의 경쟁자들과 전략 방향이 대동소이한 상황에서는 ‘작은 차이’가 모여 큰 차이를 만들고, 작은 차이를 만들어 내는 실행력이 경쟁에서의 승부를 가르게 된다”고 말했다.
KB국민은행은 지난 6월 한국무역보험공사(무보)와 업무협약을 체결하며 300억원을 특별 출연해 약 4600억원 규모의 수출입기업을 위한 금융지원에 나섰다. 중소·중견 수출입기업 지원 강화를 통한 차별화로 해석된다. 4월에는 KAI(한국항공우주산업)와 최대 1조원 규모의 금융지원을 골자로 하는 상생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한 바 있다. 국가 주력사업인 항공우주 분야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글로벌 시장 진출을 지원하는 등 두 기관의 상호 협력체계를 구축하기 위해 마련하기 위한 전략이다.
정상혁 신한은행장[사진 신한은행] 정상혁 신한은행장은 ‘밸류업 투게더(Value-up together)! 본업의 혁신으로 미래를 향해 성장하는 견고한 은행’을 올해 전략목표로 잡았다. 정 행장은 특히 틀을 깨는 ‘본업(本業)의 가치 혁신’을 강조했다. 경영환경의 불확실성이 커지며 기존 성장 방식에 대한 인식 전환과 함께 일하는 방식에도 변화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는 “잘해왔던 자산 성장 중심의 영업 전략에 더해 자원의 효율적 활용을 통한 질적 성장에도 많은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며 “새로운 시장과 기회를 찾는 일에도 전력을 다하자”고 말했다. 이를 위해 “업의 경계를 넘어 고객과 금융이 있는 모든 곳에서 ‘연결과 확장’의 기회를 찾자”고 했다.
다른 은행들과의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 ‘미래 준비’가 필요하다고도 했다. 디지털 혁신이 금융 산업을 근본적으로 바꾸는 상황에서 새로운 고객 가치를 창출하고 금융 편의성을 높여야 한다는 것이다. 또 내실 있는 성장을 뒷받침할 ‘견고한 체질’을 갖출 것을 주문하기도 했다. 금융권에서 발생하는 각종 사고를 볼 때 내부통제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다는 것이다. 정 행장은 빈틈없는 내부통제가 지속가능 성장을 위한 핵심 요소라고 말했다.
최근 신한은행은 행정안전부 공공 마이데이터를 활용해 각종 증명서류를 직접 발급받거나 출력해야 하는 번거로움 없이 영업점에서 바로 확인·제출할 수 있도록 하는 서비스를 시작하며 고객 편의성을 높였다는 평가를 받는다. 고객이 개인대출 신청에 필요한 ▲소득금액증명 ▲주민등록표 등·초본 ▲건강보험자격득실확인서를 일부러 미리 발급받아 은행을 방문해야 하는 번거로움을 없앴다. 올해 연말까지 여신·수신·카드 등 다양한 금융 업무에 필요한 서류까지 20종 이상으로 서비스를 확대할 방침이다.
이호성 하나은행장[사진 하나은행] 하나 “고객 중심”‧ 우리 “혁신”
이호성 하나은행장은 1월 취임사를 통해 “‘하나’만의 손님 중심 영업 문화 DNA를 회복하고 리딩뱅크 ‘하나’를 위한 위대한 여정에 우리 모두 함께 하자”고 말했다. 이 행장은 하나은행이 선도 금융회사로 위상을 강화하기 위한 3대 핵심 전략으로 ▲지속 가능 성장을 위한 손님 기반 확대 ▲안정적 수익 기반 구축을 위한 사업모델 혁신 ▲손님 중심의 기업문화 재정립을 제시했다.
그는 “말단 행원부터 행장까지 ‘고객 중심’ 마인드를 갖추고 영업 현장을 선호하는 영업 중심의 조직문화를 만들어 가야한다”며 “강점에 집중하는 사업모델을 정립하고 새로운 수익원을 발굴해 내야한다”고 말했다. 본인의 좌우명인 ‘봉산개도 우수가교(逢山開道 遇水架橋·산과 물이 가로막아 길을 막아도 길을 만들고 다리를 만들면 얼마든지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를 소개하며, 어떤 난관에 부딪히더라도 ‘하나답게’ 위기를 돌파하고 새로운 성공의 지표를 만들겠다고도 했다. 책임 경영을 강조한 그는 취임식에 맞춰 하나금융지주 주식 3000주를 장내 매입하기도 했다.
정진완 우리은행장 [사진 우리은행] 정진완 우리은행장은 지난해 12월 취임식에서 핵심 경영 방침 세 가지를 언급했다. ▲지켜야 하는 것으로 ‘신뢰’를 ▲변하지 않아야 하는 것으로는 ‘고객 중심’을 ▲바꿔야 하는 것으로는 ‘혁신’을 말했다.
정 행장은 “고객과의 상생이야말로 은행의 존재 이유”라며 “어려울 때일수록 더욱 ‘고객 중심’으로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성과 평가 방식을 상대평가에서 절대평가로 바꾸고, 불필요한 업무를 줄여 시스템과 업무 절차를 개선하겠다고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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