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산 센텀시티 인근에 국내 첫 비수도권 전시장 개관
'슈퍼카 격전지' 부산 등 남부권 공략

오토모빌리 람보르기니는 9월 1일 부산 센텀시티 인근에 국내 첫 비수도권 전시장의 문을 열었다. 지상 3층, 연면적 2710㎡(약 819평) 규모다. 축구장 3분의 1에 육박한다. 전 세계 람보르기니 전시장 가운데서도 손꼽히는 크기다.

거대한 전시장 크기로 미뤄 봤을 때, 람보르기니가 한국 시장을 대하는 태도를 엿볼 수 있다. 한국에 공을 들이는 람보르기니가 그중 ‘부산’에 집중하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부산이 가진 '시장 잠재력’과 람보르기니의 ‘랜드마크 전략’이다.
먼저 부산은 서울에 이어 국내 제2의 도시로 꼽힌다. 부울경과 대구·경북까지 아우르는 관문 역할을 한다. 또 자동차 등 소비 트렌드에 민감한 고객층이 두텁다. 이미 해운대·센텀시티 일대에는 이미 여러 고급차 브랜드가 밀집해 있다. 이 때문에 부산은 슈퍼카 시장에서 매력 있는 도시로 통한다.
람보르기니는 이른바 ‘슈퍼카 격전지’로 불리는 이곳에 거점을 마련함으로써, 남부권 소비자와의 접점을 넓히고 브랜드 존재감을 강화하겠다는 전략이다.
다음은 랜드마크 가치다. 람보르기니는 부산 전시장을 위해 건물을 처음부터 새로 지었다. 또 전시장 곳곳에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반영했다. 페데리코 포스키니 오토모빌리티 람보르기니 마케팅·세일즈 총괄 책임자(CMO)는 이번 전시장을 두고 “부산시의 중심에 위치해 있고, 이 건물 자체가 랜드마크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람보르기니 부산 관계자에 따르면 해당 전시장의 커버 범위는 부산·울산·경남은 물론 대구·경북까지다. 사실상 영남권 전역을 전담하는 셈이다.
람보르기니 관계자는 “부울경 뿐만 아니라 대구 수성구, 창원은 물론 경북 지역까지 모두 저희가 커버하고 있다”며 “서울보다는 부산이 가까운 고객도 많아, 필요할 경우 차량 탁송 서비스까지 지원한다”고 설명했다.
람보르기니가 한국에 진심인 이유는 판매량에서 잘 나타난다. 최근 람보르기니의 한국 판매량은 2~3년 사이 뚜렷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 2023년 람보르기니는 한국 시장에서 434대를 판매했다. 글로벌 경기 둔화 속에서도 전년 대비 성장세를 기록했다. 당시 한국은 세계 주요 시장 가운데 7위에 올랐다.
성장은 작년에도 이어졌다. 람보르기니는 지난해 한국에서 487대를 인도하며, 본고장 이탈리아(479대)를 처음으로 앞질렀다. 브랜드 입장에서 한국이 전략적 비중이 높은 시장임을 보여주는 상징적 장면이다.
올해 1분기에도 상승 흐름은 이어졌다. 한국은 글로벌 판매의 약 4.5%를 차지하며, 국가별 판매 순위 6위에 올랐다. 분기 판매량은 134대 수준으로 집계됐다.
페데리코 CMO는 “한국은 이미 아태 지역 3위, 글로벌 7위 시장이지만, 앞으로 더 빠른 성장을 통해 순위를 끌어올릴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며 “한국에서 특히 부산은 잠재력이 크고 전도유망하기 때문에, 큰 규모의 전시장 설립을 결정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프란체스코 스카르다오니 오토모빌리티 람보르기니 아시아퍼시픽 디렉터도 “한국 시장은 점점 더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며 “지금까지 빠른 성장을 해온 만큼 앞으로도 더 높은 순위로 올라설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람보르기니만 한국에 주목하는 것은 아니다. 페라리·롤스로이스·포르쉐·맥라렌 등 글로벌 럭셔리카 브랜드들도 앞다퉈 한국 시장에 힘을 싣고 있다. 과거에는 서울 강남권을 중심으로 한정된 고객층을 겨냥했지만, 최근에는 부산 등 지방 대도시까지 거점을 넓히며 ‘슈퍼카 무대’를 확장하는 추세다.
페라리 역시 서울 강남 도산대로에 위치한 플래그십 전시장 외 부산 해운대에 전시장 및 서비스센터를 운영 중이다.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지난 2023년 페라리의 연간 국내 등록대수는 339대다. 이는 전년 대비 12.3% 증가한 수치다.
롤스로이스 역시 부산 해운대에 전시장을 보유 중이다. 맥라렌도 지난 2022년 부산 해운대 전시장을 개관했다. 멕라란도 람보르기니와 마찬가지로, 수도권 이외 지역에서는 처음으로 부산에 들어왔다. 이밖에도 포르쉐 역시 람보르기니 부산 바로 옆에 위치한 전시장을 운영 중이다.
이 같은 흐름은 브랜드 전략에도 변화를 주고 있다. 람보르기니가 부산 전시장을 단순한 판매 공간이 아닌 ‘체험·문화 커뮤니티 허브’로 설계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소비자들은 단순히 차량을 사고파는 것을 넘어, 전시장에서 열리는 시승 행사와 커뮤니티 모임을 통해 브랜드와 소속감을 공유한다.
업계에서는 한국을 아시아 럭셔리카 시장의 ‘테스트베드’로 보는 시각도 있다. 트렌드 수용 속도가 빠르고, 브랜드 충성도가 높은 소비자가 많기 때문이다. 글로벌 본사 입장에서는 한국 시장에서의 반응을 확인한 뒤, 이를 아시아 전체 전략에 반영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완성차 업계 관계자는 “한국은 고급차 브랜드 입장에서 아시아에서 가장 역동적인 시장 중 하나”라며 “소비자들이 신차에 대한 반응이 빠르고, 실제 구매 전환율도 높아 글로벌 본사들이 전략적 거점으로 삼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의 여러 도시 중 부산은 ‘슈퍼카 격전지’로 불릴 만큼 경쟁이 치열한 지역이어서, 람보르기니 전시장 개장은 단순한 영업망 확장이 아니라 한국 시장에서 입지를 다지려는 상징적 행보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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