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건설경기 악화가 끌어내린 경제 성장률…연체 대출도 급증
- 5대 은행 건설 연체 대출 6개월만에 2배로 증가

[이코노미스트 이병희 기자] 올해 지방 건설경기가 악화하면서 건설업 연체율이 높아지는 등 대출이 급속히 부실화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기준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건설업 연체 대출은 총 2302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말 기준 연체 대출 규모가 1116억원이었던 것을 고려하면 6개월 만에 두 배로 불어난 셈이다. 금융권에서는 1개월 이상 대출 원리금 상환이 밀린 것을 연체로 본다.
5대 시중은행 가운데 연체율이 가장 높아진 곳은 NH농협은행으로 조사됐다. 267억원에서 850억원으로 증가했다. KB국민은행은 222억원에서 482억원으로 늘었고 우리은행은 187억원에서 333억원으로 커졌다. 신한은행과 하나은행 역시 연체 규모가 200억원 수준에서 300억원대로 확대됐다.
부동산 매매와 임대, 개발, 관리 등을 포함하는 부동산업에서도 연체가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5대 은행의 부동산업 연체 대출은 지난해 상반기 말 4193억원 수준이었지만, 올해 상반기 기준으로 6211억원까지 늘었다. 가계 대출을 포함해 5대 은행 전체 연체 대출(가계대출 포함) 규모가 8조2806억원으로 지난해 말보다 8% 감소한 것과 비교하면 건설-부동산업의 불황이 얼마나 심각한지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다.
한국은행은 지난달 28일 경제전망에서 올해 건설투자가 연간기준 8.3% 줄어들 것이라고 예상했다. 올해 5월 전망치를 6.1%로 제시한 것보다 더 낮춘 것이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기자간담회에서 “건설투자 증가율이 0만 돼도 올해 성장률이 2.1%가 될 가능성이 있을 정도로 한국 경제가 건설 경기에 아주 많은 영향을 받고 있다”고 했다.
이런 상황은 1금융권만의 문제가 아니다. 금융당국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기준 새마을금고의 프로젝트파이낸싱(PF) 등 기업 대출 연체율이 12.97%을 기록했다. 지난해 말보다 2.56%p 증가한 수치다.
지난 2023년 기준 기업 대출 연체율은 7.74%수준이었다. 불과 2년만에 5%p 넘게 연체율이 높아진 셈이다. 신협과 농·수협, 산림조합 등 새마을금고 이외의 상호금융기관 기업 대출 연체율도 8.48%를 기록했다.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은 저축은행업계에 부동산 PF 중심의 단기 수익 위주 영업을 지양하라고 주문했다. 이 원장은 4일 저축은행 간담회에서 “최근 예금자 보호 한도가 1억원으로 올라간 만큼 저축은행도 시장의 신뢰를 회복하고 건실한 성장을 하기 위해 금융소비자 보호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고 말한 뒤 “그동안 저축은행은 고위험 부동산 대출에 치우쳐 건전성이 악화했다”며 “부동산 경기에 편승한 여신 운용을 지양하고 신용평가 역량과 인프라를 확보해 중장기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부실자산 정리와 충당금 적립을 통한 손실 흡수능력 확보가 시급하다”고도 했다.
전문가들은 건설업 불황이 심각한 상황이지만,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정부가 인위적으로 부양책을 사용할 경우 역효과가 날 수도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기초체력이 약한 기업들은 자연스럽게 정리되는 과정도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지난달 기자간담회를 통해 “건설경기가 나쁜 것에는 여러 이유가 있지만 그동안 과도하게 공급된 주택, 상가, 지방의 미분양이 겹치며 구조조정 중인 요인도 있다”며 “금리나 이런 것을 도와준다면 경기에는 일시적으로 도움이 되겠지만 구조조정 같은 것이 안 될 염려가 있기 때문에 당분간은 불가피한 구조조정이 진행 중이라고 판단해야 할 것 같다”고 말한 바 있다.
ⓒ이코노미스트(https://economist.co.kr) '내일을 위한 경제뉴스 이코노미스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당신이 좋아할 만한 기사
브랜드 미디어
브랜드 미디어
“피망 하나도 본사 것 써야”…프랜차이즈 갈등, 사장님들의 눈물
세상을 올바르게,세상을 따뜻하게이데일리
이데일리
이데일리
쯔양, 첫 고정 예능 도전…반가운 이유는
대한민국 스포츠·연예의 살아있는 역사 일간스포츠일간스포츠
일간스포츠
일간스포츠
[단독]롯데케미칼·여천NCC 통합 추진…석화 빅딜 급물살
세상을 올바르게,세상을 따뜻하게이데일리
이데일리
이데일리
[마켓인]준오헤어 품은 블랙스톤?…'대규모 투자' 두고 엇갈린 해석
성공 투자의 동반자마켓인
마켓인
마켓인
美 아이오니스 ‘올레자르센’ 적응증 확대 ‘청신호’…에스티팜도 ‘방긋’
바이오 성공 투자, 1%를 위한 길라잡이팜이데일리
팜이데일리
팜이데일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