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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학·서학개미 놀이터’ 만드는 메리츠증권의 도전 [이코노 인터뷰]
- 이장욱 메리츠증권 이노비즈센터장 인터뷰
네이버증권 키운 경험, 메리츠 플랫폼 혁신으로
‘커뮤니티·AI’ 결합…최초의 미래형 IT 증권사 겨냥
“국내 1000만·글로벌 3000만 투자자 겨냥”

[이코노미스트 송현주 기자] “증권사의 미래는 커뮤니티와 거래의 결합에 달려 있습니다. 우리는 그 판을 새로 짜려 합니다.”
네이버증권을 국내 1위 주식 커뮤니티로 키운 주역, 이장욱 메리츠증권 이노비즈센터장(전무)이 새로운 승부수를 던졌다. 내년 상반기 한·미 동시 공개를 목표로 ‘커뮤니티+인공지능(AI)+거래’를 결합한 차세대 플랫폼을 준비 중이다.
기존 모바일 트레이딩시스템(MTS)·홈트레이딩시스템(HTS) 개편을 넘어 아마존웹서비스(AWS) 클라우드 전환을 기반으로 금융 특화 AI를 탑재하고, 해외 커뮤니티·콘텐츠까지 실시간으로 연결하는 혁신 모델을 내세운다. 국내주식 투자자는 물론, 해외주식 투자자들이라면 주목할만한 소식인 셈이다.
그는 올해 초 대표이사(CEO) 직속으로 신설된 ‘이노비즈센터’를 맡았다. 최근 1500만명에 달하는 ‘개미’(소액 개인 투자자)들이 플랫폼을 중심으로 정보를 소비하는 분위기가 강화된 가운데, 이 점에 강점이 있는 토스증권은 해외주식 거래대금 1위에 올랐고, 네이버는 종목 토론방을 바탕으로 영향력을 확장하는데 성공했다. 이 센터장은 “이제는 메리츠가 커뮤니티를 중심에 둔 새로운 플랫폼으로 판을 바꿀 차례”라고 말했다.

글로벌 뉴스와 토론이 만난다...아침마다 달라지는 투자 풍경
새 플랫폼은 AWS 클라우드 인프라를 기반으로 한다. 이 전무는 “IT 서비스처럼 금융 플랫폼도 클라우드 네이티브로 가야 확장성과 안정성을 동시에 확보할 수 있다”며 “AWS와 함께 금융권의 레퍼런스 모델을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여기에 AI 번역·요약 엔진과 금융 특화 대형언어모델(LLM)을 얹는다. 해외 투자자들의 토론글을 실시간 번역해 국내 투자자가 바로 읽을 수 있고, 방대한 리포트·데이터는 요약 AI가 긍·부정 신호까지 걸러내 제공한다. 메리츠는 미국 ‘윈스턴’과 협력해 금융 규제를 준수하는 AI를 준비 중이다.
콘텐츠 측면에서는 미국 금융 미디어 ‘벤징가’(Benzinga), 투자자 및 트레이더 커뮤니티 플랫폼인 ‘스탁트윗’(Stocktwit) 등과 제휴를 맺어 글로벌 투자자 커뮤니티와 콘텐츠 파이프라인을 직접 연결할 계획이다. 국내 투자자가 테슬라, 엔비디아와 같은 글로벌 종목을 두고 미국 투자자와 실시간으로 토론하는 장면을 구현하는 것이 목표다.
이 전무는 “플랫폼은 사람이 모여야 선순환 구조가 생긴다”며 “당장의 적자는 감수할 가치가 있다”고 했다.
그가 구상하는 플랫폼은 투자자의 일상 속에 자연스럽게 스며드는 방식이다. 아침에 접속하면 밤사이 미국에서 쏟아진 30여 개 핵심 뉴스가 종목별로 요약돼 있고, 각 기사에는 긍·부정 스코어와 원문 출처가 함께 표시된다. 테슬라 실적 콜의 주요 발언은 한국어로 번역된 하이라이트로 손쉽게 확인할 수 있다.
투자자 관심이 집중된 토론 공간을 누르면, 현지 투자자들의 치열한 논쟁이 실시간 번역으로 흘러 들어온다. 마음에 드는 작성자는 거래 이력 인증을 거친 포트폴리오 스냅샷을 공유한다. 사용자는 버튼 하나로 자신의 보유 종목을 캡처해 자동으로 마스킹·분석할 수 있고, 기록된 화면은 ‘투자 일기’처럼 저장된다. 커뮤니티에 올릴 문장은 AI가 제안해 준다. 모든 과정에서 투자 권유는 차단되고, 판단은 사용자 본인의 몫임이 분명히 고지된다.
국내 1000만, 글로벌 3000만 투자자 쓰는 플랫폼 목표
이 전무는 목표를 수치로 제시했다. 그는 “국내에서는 이용자 1000만명, 글로벌로는 3000만명이 쓰는 플랫폼을 만들고 싶다”며 “네이버 증권도 처음엔 3위, 점유율 10% 미만에서 출발했지만 결국 시장 1위가 됐다. 커뮤니티의 힘과 AI·클라우드의 속도를 결합하면 이번에도 불가능하지 않다고 본다”라고 강조했다.
국내 주요 증권사의 MTS 활성 이용자가 대체로 수백만 명에서 많아야 1000만명 안팎에 머물러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1000만명을 확보한다는 것은 사실상 리테일 시장의 주도권을 쥐는 것과 같다. 더 나아가 글로벌 3000만명이라는 수치는 단순한 규모 확장이 아니라, 한국을 넘어 아시아·동남아, 나아가 미국까지 포괄하는 범용 투자 플랫폼으로 진화하겠다는 청사진을 담고 있다.
이런 구조 위에서 그가 가장 강조하는 부분은 ‘규제와 신뢰’다. 투자 권유는 절대 하지 않는다. 투자 판단은 고객 몫이라는 원칙 아래, 규제 친화적인 AI로 요약·번역·리스크 알림 등 보조 기능을 제공한다.
그는 마지막으로 “신뢰를 해치는 혁신은 없다는 게 원칙”이라며 “규제 안에서 신뢰할 수 있는 혁신을 구현하고, 나아가 아시아와 동남아까지 확장 가능한 플랫폼을 보여주겠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세계 곳곳의 투자 담론을 번역·요약·정돈해 한 화면에 모으고, 그 위에 신뢰 가능한 거래 경험을 얹는다”라며 “규제의 선을 지키되, 기술과 제휴로 경계를 넓히겠다. 세계 최초의 모델을 한국에서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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