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일반
“500억 투자 유치, 그만큼 기술에 자신 있죠” 필기앱 매출 1위 ‘플렉슬’
- 글로벌 사용자 850만명 보유한 권정구 플렉슬 대표[이코노 인터뷰]
콘텐츠 유통 플랫폼 앱 스콘으로까지 확장

[이코노미스트 라예진 기자] “강력한 성장 가능성, 플렉슬의 가장 큰 힘이지요." 지난해 팔란티어와 페이팔의 공동창업자이자 세계적인 벤처투자자로 알려진 피터 필이 투자해 설립된 국내 사모투자펀드(PEF) 운용사 크레센도에쿼티파트너스로부터 500억원을 투자 받은 스타트업이 있다. 바로 ‘플렉슬’이다. 플렉슬은 2015년 한글과컴퓨터의 사내벤처로 시작한 스타트업으로, 2019년 한글과컴퓨터 출신의 개발자 4명이 모여 독립 법인으로 본격적으로 출범했다. ‘save your study time'(당신의 공부 시간을 줄여줍니다)라는 슬로건을 내건 플렉슬은 학습에 맞춰진 디지털 필기 애플리케이션(앱)이다. 이 앱은 지난 2023년 안드로이드 필기앱 전체 매출 기준으로 1위를 기록하며 업계를 선도하고 있다. [이코노미스트]는 플렉슬의 권정구 대표를 만나, 플렉슬의 경쟁력부터 새롭게 운영하는 사업에 대해 들었다.
권 대표는 미국 일리노이대에서 컴퓨터공학과를 졸업한 후 한글과컴퓨터에서 개발자로 일하다 해외 인수합병(M&A) 부서에서 근무하며 투자감각을 익혔다. 그는 당시 사내벤처였던 플렉슬의 가능성을 확신했다고 설명했다. 권 대표는 “당시 디지털 공부 환경에 대한 한계가 극명하게 눈에 보였다. 예를 들면 PDF 등 교육 자료를 디지털 화면으로 보며 설명을 듣지만, 정작 학생들은 필기를 자신의 공책에 했다"며 "패드는 보기용이고 실제로 공부할 때는 다시 아날로그식인걸 보면서 공부 환경에 디지털 전환이 제대로 되지 않았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플렉슬 기술은 자료 보기부터 필기까지 전부 디지털로 끝낼 수 있게 했다. 미래의 전세계 학생들의 모습, 바로 이 모습이라고 확신했다.”
iOS 175개국, 안드로이드 177개국 지원

실제 플렉슬는 디지털 필기앱에서 처음으로 선보이는 기능들을 다수 보유하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기능으로는 가져오길 원하는 화면 속 사진이나 글자를 패드 펜슬로 구역을 따면, 그대로 복사해 자신의 디지털 노트로 옮겨 오는 기능이다. 또 디지털 노트로 옮겨진 사진과 자료를 다시 클릭하면, 자료의 출처 파일로 바로 연동되는 기능도 있다.
교육 자료를 보며 동시에 필기할 수 있는 디지털 노트를 동시에 띄어두는 것도 플렉슬이 가장 먼저 선보였다. 마치 책 옆에 노트를 펼쳐놓고 필기하듯이 한 화면에 디지털 자료와 노트를 켜고 공부할 수 있는 것이다. 이 모든 기능들은 철저히 ‘학습을 위한 디지털 필기앱’이라는 개발 목적이 있었기에 기획될 수 있었다.
이 같은 기능성으로 디지털 기기로 공부하는 학생들 사이에서 입소문이 나면서 플렉슬의 진가는 더욱 발휘됐다. 실제 올해 상반기 플렉슬 다운로드 수는 지난해 월 평균 다운로드 수 대비 40%가 증가했고, 지난 7월 기준으로 플렉슬 활성 사용자 평균 참여시간은 지난 2022년 대비 200%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권 대표는 “현재 플렉슬은 iOS를 통해서는 175개국, 안드로이드로는 177개국에 서비스되고 있다"며 “사용자는 세계적으로 850만명 정도를 보유하고 있는데 이는 매해 더 늘어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디지털 수험서 유통 나선 '스콘'...사용자 30만명
권 대표는 플렉슬의 성공적인 안착 이후, 지난 2022년 새로운 앱 ‘스콘’도 출시했다. 플렉슬이 디지털 필기앱이라면 스콘은 수험생이 보는 교육 콘텐츠를 유통하는 플랫폼으로 기획됐다. 국내 전통 출판 교육 기업인 비상, 시원스쿨, YBM 등과 연계해 해당 학원의 출판 교재를 디지털화하고, 앱 구독자가 스콘 안에서 보고 또 그 안에서 디지털 필기까지할 수 있도록 꾸렸다.
특히 지난 10일부터는 스콘 안에서 각 강사별 전자책 전체를 구독할 수 있는 상품도 새롭게 출시해 운영하고 있다. 일정 비용을 내면 정해진 기간 동안 해당 강사의 모든 전자책을 무한정으로 보고 공부할 수 있다. 권 대표는 "스콘은 현재 30만명 정도의 사용자를 보유하고 있다. 수험생들은 시험 공부를 하며 여러 교재를 보고 싶은데 값비싼 수험서들을 모두 사서 볼 수 없는 것이 현실적 상황이다"며 "스콘의 강사별 구독 상품을 구입하면, 일정 금액만 내고 원하는 교재들을 마음껏 볼 수 있다. 앞으로 사용자는 더 늘어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물론 출판 교재를 팔며 수익을 얻는 학원, 교육사들과 협업하는 건 쉬운 일은 아니었다. 하지만 권 대표는 매해 어려워지는 출판업계 상황의 새로운 수익 창출 출구로 스콘을 계속해서 알렸고, 전자책 역시 출판책과 같은 가격으로 책정하며 수익 보장을 약속했다. 또 앱 안에서만 교재를 볼 수 있고 디지털 교재를 캡처할 수 없는 전자책 저작권 보호 기술을 개발해 강력한 보안성을 강조하며 설득해 현재의 사업 수조를 완성했다.
지난 3월에는 디지털 문구 브랜드 ‘낼나’도 인수했다. 다소 딱딱할 수 있는 디지털 공부 환경에 학생들이 아날로그 환경에서 즐겼던 문구 사용 재미를 디지털에서도 느낄 수 있도록 기획한 것이다. 다이어리에 스티커를 꾸미듯, 플렉슬 앱 내에서 낼나의 디지털 다이어리를 구입해 공부 계획을 적고 꾸밀 수 있다. 디지털 상품 외에도 공부할 때 책상에서 사용할 수 있는 타이머, 패드 펜슬 등도 디자인 제품으로 판매한다. 권 대표는 “디지털과 아날로그를 넘나들며 공부에 즐거움을 주고 싶다”며 “최근 판매된 낼나 펜슬은 레드닷 디자인 어워드를 수상하고 와디즈 펀딩 2만6921%를 달성한 제품이다. 플렉슬 사용자들에게 디자인적으로도 감각적인 상품을 제공할 수 있다는 점에서 즐겁다”고 말했다.
권 대표의 궁극적인 목표는 학생들이 공부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그는 “올해 말부터 플렉슬에 AI 기능을 도입해 문서를 자동으로 요약하는 기능을 준비하고 있다"며 "학생들의 공부 시간과 노력을 줄여주는 기능을 계속해서 개발할 계획이다. 학생들은 그저 공부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만들 것이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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