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칼럼
‘사탐런’ 폭발…이과생 문과 침공, 대입 지형 바꿨다 [임성호의 입시지계]
- 늘어나는 사회탐구 과목 선택
입시 안정성 위협 할 수 있어

대학입시의 변수들
2026학년도 대학입시의 핵심 변수는 지난해부터 입시 용어로 등장한 '사탐런' 현상이 더욱 확산됐다는 점이다. 이는 수험생의 전략 선택과 대학의 전형 운영 모두에 큰 영향을 미치며, 중대한 입시 변수로 떠올랐다.
현행 통합수능은 2022학년도부터 실시됐으며, 현재 고2이 치를 2027학년도 입시를 끝으로 종료된다. 2022학년도 첫 통합수능의 최대 쟁점은 수학 과목이었다.
기존에는 수학 가형과 나형으로 문·이과가 각각 다른 시험지를 풀고 별도로 석차를 매겼지만, 통합수능에서는 공통과목 22문항에 더해 미적분, 기하, 확률과 통계 중 하나를 선택해 총 30문항을 치르고, 문·이과 학생이 함께 석차를 매기도록 변경됐다.
이 방식에서는 수학에 강점을 지닌 이과 학생들이 상위 등급을 사실상 독식했다. 실제로 1등급 인원의 약 95%가 이과 학생이었으며, 이로 인해 이과 학생들이 인문계 상위권 학과로 진학하는 '문과 침공'이 예견됐다.
예상은 그대로 현실이 됐다. 통합수능 첫해였던 2022학년도 입시에서 서울대 등 최상위권 대학의 인문계 학과, 특히 상경계열에서는 미적분이나 기하를 선택한 이과 학생 비율이 80% 이상에 달했다.
문제는 수학 만점을 받아도 문과 선택과목을 택했을 경우 표준점수와 백분위에서 불리해지는 구조였다는 점이다. 수험생과 학부모가 점수 체계를 이해하기조차 어려웠고, 결과를 예상하기도 힘든 상황이었다.
또한 이과 학생들이 과탐 과목을 선택해 인문계 학과로 지원하는 데에는 제한이 없었던 반면, 사탐 과목을 선택한 문과 학생들이 의대 등 자연계 학과로 지원하는 경우는 주요 대학에서 대부분 제한됐다.
이러한 불균형을 완화하기 위해 대학들은 2025학년도부터 일부 자연계 학과에서 사탐 과목 응시자도 받아들이기 시작했다.

이 조치가 2025학년도부터 '사탐런'의 직접적인 촉매제가 됐다. 과탐 과목은 난이도가 높아 수험생의 부담이 크다. 이에 이과 학생들은 상대적으로 학습 부담이 적다고 여겨지는 사탐 과목으로 눈을 돌렸고, 대학은 이들을 자연계 학과로 받아들이는 전략을 택했다.
이과 학생 입장에서는 과탐 부담을 줄이고 사탐에서 상위 등급을 확보해 수시와 정시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었다. 남는 학습 여력을 국어나 수학 등 다른 과목에 집중하는 전략도 가능해졌다.
이 같은 흐름은 수험생 응시 인원 변화에서도 드러난다. 2026학년도 수능에서 사회문화 과목 응시자는 26만3047명으로, 2025학년도 18만5014명, 2024학년도 14만1016명 대비 급증했다. 생활과 윤리 역시 22만4552명으로, 2025학년도 18만3441명, 2024학년도 16만1009명에서 크게 늘었다. 두 과목은 사탐 전체 응시자의 66.8%를 차지하며 절대적인 비중을 보였다.
반면 과탐 과목 응시자는 급감했다. 지구과학Ⅰ은 2026학년도 11만5435명으로, 2025학년도 15만3987명, 2024학년도 16만9535명에서 크게 줄었다. 생명과학Ⅰ 역시 11만2128명으로, 2025학년도 14만1027명, 2024학년도 16만409명에서 감소했다. 두 과목의 합은 과탐 전체의 69.2%를 차지한다.
사탐 과목 응시자가 늘어나면서 1등급 4%, 2등급 11% 구간에 진입할 수 있는 인원이 크게 증가했다. 그 결과 수시에서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충족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다만 이로 인해 수능보다는 내신 성적이 당락을 좌우하게 되고, 내신 합격선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는 부담 요인이 발생했다.
반면 과탐 응시자가 줄면서 의대 등 최상위 자연계 학과 수험생은 수시에서 수능 최저 등급을 맞추기가 한층 어려워졌다. 2026학년도 사탐런 현상은 지난해보다 훨씬 심화됐다. 현행 수능은 내년 2027학년도 대입을 치를 현 고2까지 적용된다.
2027학년도에는 사탐런의 강도가 올해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커질 가능성이 높다. 이미 각 대학별 전형 방식이 확정된 상황이어서 변화 여지가 적기 때문이다.
수험생의 노력보다 정책 변화와 과목 선택에 따른 응시자 집단 규모가 유불리를 크게 좌우하는 구조다. 올해 입시 결과에 따라 내년 2027학년도 입시의 흐름도 달라질 수 있어, 입시 안정성을 위협하는 중대한 문제로 지적된다.
ⓒ이코노미스트(https://economist.co.kr) '내일을 위한 경제뉴스 이코노미스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당신이 좋아할 만한 기사
브랜드 미디어
브랜드 미디어
‘평양 무인기 침투’ 특검 소환 통보에…윤측 “통지서 받고 출석 검토”(종합)
세상을 올바르게,세상을 따뜻하게일간스포츠
일간스포츠
팜이데일리
카리나, 수영장서 뽐낸 탄탄 몸매+청량 비주얼
대한민국 스포츠·연예의 살아있는 역사 일간스포츠일간스포츠
일간스포츠
일간스포츠
트럼프-시진핑, 내달 경주서 첫 대면…판 커진 APEC(재종합)
세상을 올바르게,세상을 따뜻하게이데일리
이데일리
이데일리
[마켓인]스타트업도 한류? 日고베시, 한국 스타트업 ‘정조준’
성공 투자의 동반자마켓인
마켓인
마켓인
알테오젠·할로자임 넘는다는 아미코젠...히알루로니다제 11월이 분수령
바이오 성공 투자, 1%를 위한 길라잡이팜이데일리
팜이데일리
팜이데일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