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서식품 7번째 팝업스토어…소비자 소통 일환
일평균 2~3000명 방문…1~2시간 대기는 기본
[이코노미스트 강예슬 기자] 많은 사람이 모이는 소위 ‘핫플레이스’(hot place)엔 분명 이유가 있습니다. [강예슬의 핫스팟]은 최근 가장 화제인 장소를 직접 체험하고, 인기 비결을 파헤치는 코너입니다. 팝업스토어, 플래그십 스토어, 페스티벌, 오픈런 매장 등 사람들이 줄 서서 찾는 핫한 ‘스팟’(spot)이라면 어디든 달려가 뜨거운 현장을 생생하게 기록합니다. [편집자주]
17일 오전 경북 경주 ‘맥심가옥’에서 관람객들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 강예슬 기자] “남는 게 있나요?”
지난 17일 오전 경북 경주 ‘맥심가옥’에서 만난 류모(37) 씨와 김모(38) 씨는 방문 소감을 묻자 “이게 다 무료라니 놀랍다”고 답했다.
이제 막 아이스티 스틱 투호 체험을 마친 두 사람의 손에는 상품으로 받은 ‘모슈화(▲모카골드 ▲슈프림골드 ▲화이트골드) 스틱 교환권’이 들려 있었다. 지역 맘카페를 통해 맥심가옥을 알게 된 이들은 아이를 어린이집에 등원시킨 후 울산에서 약 50분을 달려 경주에 왔다.
류모 씨는 “주말엔 사람이 많다는 말을 듣고 일부러 평일에 왔는데도 한 시간쯤 대기했다”면서 “아이들을 데리고 다시 오고 싶지만 기다릴 엄두가 안 난다”고 했다.
17일 오전 경북 경주 ‘맥심가옥’에 대기줄이 늘어서 있다. [사진 강예슬 기자] ‘환대’ 주제 맥심가옥…3주간 4만명 방문
동서식품은 지난달 28일 경주에 맥심(Maxim) 브랜드 체험 공간 ‘맥심가옥’을 열었다. 반응은 뜨겁다. 동서식품에 따르면 지난 16일 기준 맥심가옥의 누적 방문자 수는 약 4만명으로 집계됐다.
하루 평균 평일에는 2000명, 주말엔 3000명 정도가 맥심가옥을 찾는다. 평일에도 입장을 위해 최소 한 시간은 기다려야 할 만큼 인기다.
이날 개장 시간인 오전 10시 30분경 방문한 맥심가옥의 입구에는 입장 대기 등록을 위한 줄이 길게 늘어섰다. 한 방문객은 “오전 10시쯤 맥심가옥에 도착했는데 건물을 한 바퀴 돌 정도로 대기 줄이 길었다”고 귀띔했다.
어머니와 함께 경주에 여행을 왔다는 전모(30) 씨는 “여행을 계획하며 ‘경주 핫플(핫플레이스)’을 검색했는데 맥심가옥이 나왔다”며 “9시 10분에 와서 두 시간을 기다려 입장했지만 그만한 가치가 있다”고 전했다.
동서식품은 ‘반갑게 맞아 정성껏 후하게 대접한다’는 뜻의 ‘환대’를 주제로 맥심가옥을 꾸몄다. 고즈넉한 한옥에 무제한 시음 가능한 커피와 예쁜 사진을 남길 수 있는 포토존, 키링·부채 만들기, 이색 체험 등을 꾹꾹 눌러 담았다.
맥심가옥에 입장해 ‘환대문’을 지나면 “어서 오세요!” 하는 우렁찬 인사 소리와 함께 안내소 역할을 하는 ‘어서오소(所)’가 나온다. 안내 책자와 스탬프 투어 엽서, 시음 컵을 받아 들면 본격적인 팝업스토어 체험이 시작된다.
맥심가옥 ‘맛있당’에서 한 방문객이 맷돌 그라인딩 체험을 하고 있다. [사진 강예슬 기자] 시그니처 커피 3종 ‘맛있당’…혁필화 이벤트 ‘행복하당’
어서오소 뒤편의 시음 공간 ‘맛있당(堂)’에서는 맥심 커피믹스와 인스턴트 커피, 원두커피 등을 활용한 커피를 무제한으로 맛볼 수 있다.
총 15가지 메뉴가 ▲맥심 커피 ▲맥심 원두커피 ▲가옥 스페셜 커피 등 세 가지로 분류돼 제공된다. ▲모카골드 맥심오릉 ▲화이트골드 색동저고리 ▲슈프림골드 호박달당 등 ‘가옥 스페셜 커피’ 3종은 맥심가옥에서만 선보이는 시그니처 메뉴다. 인기가 많아 소진이 빠르기 때문에 세 가지 커피를 맛보고 싶다면 ‘오픈런’이 필수다.
맛있당에서는 ▲화롯불 위에서 커피를 달이는 ‘화롯불 브루잉’ ▲맷돌로 맥심 원두를 갈아보는 ‘맷돌 그라인딩’ ▲눈을 감고 맥심 커피믹스 3종을 맛본 뒤 어떤 제품인지 맞히는 ‘가배 기미상궁’ 등의 이색 체험도 즐길 수 있다.
맛있당을 나와 ‘반갑다리’를 지나면 나오는 곳은 체험 공간인 ‘행복하당(堂)’이다. 행복하당에서는 자개 스티커로 맥심 머그컵 키링을 꾸미거나 전통 부채를 색칠해 나만의 민화 부채를 만들 수 있다.
17일 맥심가옥 ‘왕의 서재’에서 ‘유채혁필’ 작가가 혁필화를 그리고 있다. [사진 강예슬 기자]
독서와 필사를 하는 공간 ‘왕의 서재’에서 마음에 드는 문구를 골라 나만의 책갈피를 완성해도 된다. 노란 한복과 갓, 머리띠, 댕기 등의 소품을 착용하고 맥심네컷 부스에서 사진 촬영도 가능하다.
이날 왕의 서재에서는 특별한 행사가 열렸다. 사전 예약자를 대상으로 ‘유채혁필’ 작가가 ‘혁필화’를 그려주는 이벤트다. 혁필화는 한자와 도상화한 문양을 유기적으로 결합한 일종의 글씨 그림이다.
혁필화의 첫 번째 주인공은 경상북도 경산에서 온 김새나(32) 씨다. 김 씨는 “혁필화 이벤트에 너무 참여하고 싶어서 사전 예약 창이 열리자마자 신청했다”며 “혁필화가 생각보다 더 예쁘고 만족스럽다”고 말했다.
그는 “이제 키링을 만들고 커피도 한 잔 마실 것”이라면서 “맥심가옥 팝업을 경주에서만 하는 게 아쉽다”고 덧붙였다.
17일 맥심가옥 ‘행복하당’에서 입장객들이 커피를 마시며 쉬고 있다. [사진 강예슬 기자] ‘혜자’ 팝업에 인기 ↑…인스타 게시물 약 1만건
맥심가옥에 들어온 지 한 시간쯤 지난 시각 한복 차림에 봇짐을 멘 보부상이 등장했다. 보부상은 야외에 마련된 ‘가배뜰’에서 ▲제비뽑기 ▲제기차기 ▲커피 스틱 투호 등을 통해 방문객에게 상품을 나눠줬다.
남녀노소 수많은 방문객이 가득한 맥심가옥에선 교복을 입은 학생들도 다수 눈에 띄었다. 이날 반 학생들을 이끌고 맥심가옥을 찾은 경주 삼성생활예술고 교사 김도희(32) 씨는 “고등학교 3학년이지만 특성화고라서 대부분의 학생이 취업을 앞둔 상태”라며 “아이들의 마음이 어수선할 텐데 색다른 체험을 해보면 좋겠다는 생각에 맥심가옥 방문을 제안했다”고 밝혔다.
김 씨는 “학생들이 좋아하는 모습을 보니 오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면서 “다른 3학년 반도 단체로 방문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이날 김 씨와 함께 맥심가옥에 온 학생 조 씨는 “평소 팝업을 좋아하는데 경주에서는 팝업을 체험할 기회가 많지 않다”며 “맥심가옥에서 커피 시음, 이벤트 참여, 사진 촬영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경험하느라 시간 가는 줄 몰랐다”고 했다.
17일 맥심가옥 ‘가배뜰’에서 한 방문객이 제기차기를 하고 있다. [사진 강예슬 기자] 동서식품은 소비자와 더 가깝게 소통하기 위해 지난 2015년 제주에서 ‘모카다방’을 선보인 뒤 다양한 지역에서 차별화된 주제로 팝업을 운영해 왔다.
맥심가옥은 ▲서울 성수동 ‘모카책방’(2016년) ▲부산 해운대 ‘모카사진관’(2017년) ▲전북 전주 ‘모카우체국’(2018년) ▲서울 합정동 ‘모카라디오’(2019년) ▲전북 군산 ‘맥심골목’(2024년) 등에 이은 동서식품의 일곱 번째 팝업이다.
지난해까지 총 여섯 차례에 걸쳐 운영된 팝업에는 누적 48만여 명의 방문객이 다녀갔다. 흔한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팔로우나 해시태그 활용 이벤트 없이도 맥심가옥 관련 인스타그램 게시물은 1만개에 달한다.
동서식품 관계자는 “맥심가옥은 커피 한 잔에 담긴 따뜻한 환대의 의미를 전통과 현대적 감성으로 재해석한 특별한 체험 공간”이라면서 “맥심가옥 앞마당에서 맥심 커피와 함께 일상 속 행복한 순간을 즐기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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