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실력으로 증명"…KB 계열사 CEO 출신 첫 은행장 '이환주 리더십'
- [금융 CEO 열전]① 이환주 KB국민은행장
2분기 순익 1조1612억원 기록…국내 은행 가운데 1위
시니어 사업 확대 등 가족 중심 소비자 주목

회사의 성장 여부는 곧 리더의 선택에 달려 있습니다. 특히 규제 등 환경 변화가 많은 금융권의 수장들은 더욱 세심하고 신중한 전략이 필요합니다. 이코노미스트가 국내 금융사를 이끄는 최고경영자(CEO)들의 전략과 성과 등을 통해 리더십을 분석합니다. [편집자주]
[이코노미스트 이병희 기자] 이환주 KB국민은행장은 지난 1월 은행장으로 취임했다. KB금융그룹 계열사인 KB라이프생명을 이끌었던 그가 성과를 입증하면서 KB금융그룹의 주력 회사인 은행을 진두지휘하게 된 것이다.
그는 KB그룹 사상 지주사와 은행, 비은행 등 KB금융의 전 분야를 두루 거치며 뛰어난 실적을 올렸다는 평가를 받는다. 특히 푸르덴셜생명과 KB생명보험의 통합을 성공적으로 이끌며 조직을 신속하게 정비하고 비전을 제시해 통합 생명보험사인 KB라이프생명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했다.
2022년 KB생명과 푸르덴셜생명의 총 순이익이 1358억원 수준이었는데, 이듬해 KB라이프생명의 순이익이 이보다 약 89% 증가했다는 것은 CEO로서 그의 능력을 방증한다. 이는 은행과 비은행 간 시너지를 극대화하려는 KB금융의 인사 철학과도 맞닿아 있다는 해석이다.
재무성과 : 2분기 순익 기준 리딩뱅크 탈환
KB국민은행은 올해 2분기 1조1612억원의 순이익을 올렸다. 2분기 실적 기준으로 국내 시중은행 가운데 1위를 차지했다. 2위인 신한은행(1조1387억원)을 225억원 차이로 따돌렸다. 상반기 기준으로는 2조1876억원을 기록하며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5.3% 증가했다.
방카슈랑스(은행의 보험 판매)와 펀드 판매에서 성장세가 확인됐다. 상반기 기준 국민은행의 방카슈랑스 판매액은 2조6000억원으로 은행권 보험 시장 1위를 기록했다. 펀드 판매잔액은 20조9076억원으로 지난해 12월 말(19조6348억원)보다 1조2278억원 증가했다. 2분기 수수료 이익은 3019억원으로 1년 전(2609억원)보다 15.7% 늘었다.
기업·투자금융 부문에서도 연달아 대형 거래를 성사시키며 실적을 개선했다. 올해 상반기 KB국민은행의 인수금융 주선 금액(리파이낸싱 포함)은 2조8604억원으로 국내 금융사 중 최고 수준이다. 리파이낸싱 부문에서는 SK쉴더스(1조8020억원)·쌍용씨앤이(3694억원), 인수금융 부문에서는 한앤컴퍼니의 SK스페셜티 인수와 효성화학 특수가스 사업부 거래를 주선했다. 이런 성과는 이환주 행장이 추진하는 수익 포트폴리오 다각화의 결과로 풀이된다.

전략 : 가족 중심 소비자 확대·시니어 사업 주목
최근에는 가족·2030세대 등 다양한 소비자군을 확보하기 위해 임베디드 금융, 디지털 금융 상품과 서비스를 출시하고 있다. 가상자산 거래소 빗썸과 계좌 제휴를 통해 고객 기반을 확장하고 안정적으로 핵심 예금을 확보했다.
또 삼성 모니모와 협업해 ‘모니모KB매일이자통장’을 5월 말 출시해 22만5000좌를 완판했다. 스타벅스와는 20~30대 여성을 겨냥해 KB별별통장을 출시하고, SSG닷컴과 업무협약을 체결해 ‘쓱KB은행’을 준비하고 있다.
KB국민은행의 대표 모바일 플랫폼 KB스타뱅킹도 ‘온 가족’ 모두의 생활 금융 플랫폼으로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KB국민은행에 따르면 KB스타뱅킹은 지난 7월 기준 월간 활성 사용자(MAU) 수가 1372만명으로 시중은행 중 가장 많은 이용자를 보유하고 있다.
‘시니어’를 위한 서비스 확대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이 행장은 KB라이프생명보험 대표이사 재임 시절, 요양 사업을 성공적으로 진두지휘한 이력이 있다. 시니어 사업의 성장성을 예측하고 은행에서도 사업을 확장한 것이다.
KB국민은행은 지난 7월 KB골든라이프센터를 전국 12곳으로 확대하며 자산·증여·요양·돌봄을 망라한 시니어 토탈 케어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 시니어 소비자라면 누구나 은퇴 준비·노후 설계부터 건강관리·치매·요양·상속·증여 등 종합 상담을 받을 수 있다. KB골든라이프센터는 2020년 7월 은행권 최초로 설립한 고객 맞춤형 상담을 중심으로 한 시니어 종합 상담센터다. 은퇴설계 분야 누적 상담 건수는 3만5000건을 넘어섰다.
혁신·디지털 전환 : AI 적용·금융 플랫폼 고도화
금융 플랫폼 고도화, AI 적용 확대도 진행 중이다. KB국민은행은 최근 PB·기업 RM·금융상담 부문에 인공지능(AI) 에이전트를 도입해 업무 효율을 극대화하고 있다. 디지털 뱅킹 서비스의 안정성을 높이고 신속한 대응을 위해 ‘통합 테스트 자동화 시스템’도 구축하고 있다고 은행 측은 설명했다.
최근 사용자가 늘고 있는 KB스타뱅킹 애플리케이션에는 생성형 AI 기술 혁신을 도입해 AI 기반의 플랫폼으로 진화하고 있다. KB국민은행 관계자는 “모바일 신분증, 안면 인식 결제 등 신기술 기반의 신사업을 추진하고 기술 혁신과 제휴를 통해 KB스타뱅킹 생태계를 더욱 확장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대외 평판 및 소통 : 조직의 소리 경청하면서도 단호한 리더
이환주 KB국민은행장은 30년 이상 KB그룹에 근무하며 현장 경험을 쌓은 관록의 리더로 평가된다. 영업 경험은 물론 조직 운영, 체질 개선, 재무 성과 향상 면에서도 능력을 입증했다. 직원들과 소통하는 CEO로도 알려진 그는 취임하며 ‘경청하는 리더’가 되겠다고 공언하기도 했다.
KB라이프생명 대표 당시 실무자의 의견을 직접 듣고 이를 업무에 반영하는 ‘CEO 런치’를 마련했고, 지난 1월 설 명절에는 은행 본사 건물을 돌며 직원들과 명절 인사를 주고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조직 관리를 위해 결단할 줄 아는 리더로도 불린다. 조직의 체질 개선을 위해 엄격함을 보일 수 있다는 것이다. 그가 KB국민은행장에 취임하며 강조했던 것 중 하나가 ‘내부 통제 강화’라는 점에서 이를 짐작할 수 있다. 잇따른 은행의 금융사고로 소비자 신뢰가 떨어지고 경영 관리 문제가 도마에 오른 상황을 해결하겠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이 행장은 1월 취임사에서 “행장으로 내정된 뒤 첫 출근길에 ‘신뢰’라는 말을 다섯 번이나 강조했다. 단순히 금융상품을 파는 은행을 넘어 고객과 사회에 신뢰를 파는 은행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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