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일반
위기 속 빛난 리더십…영업이익으로 증명한 CEO들 눈길
- [2025 위기에서 빛난 CEO] ①
전체 영업이익 3.8% 증가했지만… 541개 기업은 뒷걸음질
조선·에너지 '활짝', 철강·석유화학 '울상'… 업종별 희비 교차

[이코노미스트 최영진 기자] 한국 경제의 위기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계속되고 있다. 하지만 위기에서도 기업의 성장을 이끌어내는 최고경영자(CEO)들이 있다. [이코노미스트]는 CEO를 평가하는 핵심지표인 영업실적을 분석해 ‘2025 위기에서 빛난 CEO’가 누구인지 찾아봤다.
본지가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국내 매출 1000대 기업의 지난해와 올해 상반기(1~6월)의 영업이익(별도 재무제표 기준)은 평균 4% 정도 상승했다. 미국의 관세 압박과 대외적인 여러 경영 리스크에도 국내 1000대 기업의 영업이익은 소폭 우상향 그래프를 그린 것이다.
1000대 기업의 지난해 상반기 영업이익 규모는 84조2921억원이고, 올해 같은 기간에는 87조4910억원으로 기록됐다. 1년 동안 1000대 기업의 영업이익이 3조1989억원(3.8%) 증가했다.
하지만 눈에 띄는 것은 1000대 기업의 영업이익 규모는 늘었지만 지난 1년 동안 영업이익이 줄었거나 적자를 본 기업이 많아졌다는 점이다. 지난해 상반기와 비교했을 때 올해 상반기 기준 1000개 기업 중 영업이익이 증가한 곳은 397곳으로 나타났다. 또 다른 62곳은 영업적자에서 영업흑자로 돌아섰다. 흑자전환을 포함해 영업이익이 오름세를 보인 기업은 총 459곳인 셈이다.
반면 영업이익이 1년 새 감소한 곳은 390곳이고, 영업적자를 기록한 곳은 88개 기업으로 확인됐다. 또 다른 63개 기업은 지난해 상반기에 이어 올해 상반기에도 연속으로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전체적으로 국내 1000대 기업 중 영업적자를 포함해 영업이익이 감소한 기업은 541곳으로, 영업이익이 증가한 기업보다 82곳이 더 많았다. 이런 상황에서도 1000대 기업 영업이익 규모가 커진 것은 특정 기업을 중심으로 영업이익이 크게 증가한 덕분이다.
영업이익을 규모별로 살펴보면 영업이익이 1조원이 넘는 ‘영업이익 1조 클럽’에는 지난해와 올해 상반기에 15곳이 등극했다. 눈에 띄는 점은 지난해에는 영업이익이 10조원을 넘어선 기업이 없었는데, 올해 SK하이닉스가 영업이익 15조원을 기록했다는 것이다. 상장사 중 지난해와 올해 상반기를 통틀어 영업이익 10조원을 넘긴 유일한 기업이다. 여기에 SK이노베이션(지난해 상반기 3879억원→올해 상반기 2조5621억원)과 하나금융지주(9945억 원→1조179억원)도 올해 상반기에 영업이익 1조 클럽에 가입한 것으로 확인됐다.
반면 현대해상(1조1159억원→6288억원)과 HMM(1조317억원→8263억원)은 지난해 상반기에 영업이익 1조 클럽에 포함됐지만 올해 상반기에는 1조 클럽에서 탈락했다.
영업이익 5000억~1조원 구간에 포함된 기업은 지난해 20곳이었지만 올해 24곳으로 4개 기업이 늘어났다. ▲1000억~5000억원 구간 82곳(지난해 상반기 82곳) ▲500억~1000억원 69곳(83곳) ▲100억~500억원 329곳(349곳) ▲10억~100억원 295곳(291곳) ▲0~10억 원 35곳(35곳) ▲영업적자 151곳(121곳)으로 집계됐다. 지난해와 달리 올해 상반기에 영업손실을 기록한 기업이 1년 사이에 20곳 이상 늘었다.
SK하이닉스, 15조 원 영업이익으로 '나 홀로 질주'
업종별로 구분해 보면 영업이익 성적표는 극과 극이다. 조선·중공업 업종은 지난해 상반기와 올해 같은 기간을 비교하면 영업이익이 무려 468.3%(4578억원→2조6024억원)가 증가했다. 이를 이끈 기업들은 한화오션을 비롯해 HD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등이다. 특히 HD현대조선해양과 HD현대미포는 지난해 상반기에는 영업적자를 기록했지만 올해 상반기 흑자로 턴어라운드를 성공했다. 최근 HD현대중공업과 HD현대미포는 합병이 결정됐다.
영업이익 상승을 이끈 또 다른 업종은 전기·가스·축전지 등 에너지 관련 분야로 지난해 상반기 영업이익 규모는 2조9192억원이었는데, 올해 상반기에 4조9522억원을 기록해 69.6%나 상승했다. 특히 한국전력공사의 영업이익 성적이 눈에 띄게 좋아졌다.
제약 업종도 지난해 상반기 1조8015억원의 영업이익 규모를 기록했지만 올해 상반기에 2조9343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62.9%나 상승했다. 셀트리온·삼성바이오로직스·SK바이오팜·녹십자·유한양행 등이 영업이익 상승을 이끌었다. 이 외에도 ▲건설(41.9%) ▲증권(28.7%) ▲육상물류(24.3%) 업종은 20% 이상 영업이익 상승을 기록했다.
금속·철강(이하 철강) 업종은 지난해 상반기에 비해 올해 상반기 영업실적이 41.3%가 하락했다. 국내 1000대 기업 중 철강 관련 업체의 영업이익은 1조6767억 원에서 9847억 원으로 1조원 미만으로 떨어졌다.
석유화학 업종의 영업이익도 40%나 줄었다. 지난해 상반기 이 업종의 영업이익 규모는 전체 2조9648억원이었지만 1년 새 1조7775억원으로 2조원 아래로 떨어졌다. S-Oil과 LG화학 등은 지난해 상반기 영업이익 100위권에 이름을 올렸지만, 올해 같은 기간에는 900위권대로 밀려났다.
이와 함께 ▲보험(-18.1%) ▲해운(-16.7%) ▲무역(-5.6%) 업종 등의 영업이익도 하락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한 ▲자동차(-8.7%) ▲전자·반도체(-3.8%) ▲식품(-1.9%) ▲유통(-0.6%) 등도 영업내실이 더 나빠진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상장사 1000대 기업 중 지난해 상반기와 비교해 같은 기간 영업이익을 가장 많이 올린 CEO는 곽노정 SK하이닉스 대표로 확인됐다. 2022년 대표로 선임된 후 고대역폭메모리(HBM) 기술에 적극 투자하면서 성장을 이끌고 있다. 지난해 상반기에 영업이익 7조8541억원을 기록했고 올해 상반기에는 15조2123억원으로 1년 새 7조3581억원의 영업이익을 높였다.

김희철 한화오션 대표, 영업이익 증가율 3267% 기록 눈길
같은 기간 영업이익을 1조원 이상 상승시킨 또 다른 기업인은 추형욱 SK이노베이션(2조 1742억원↑) 대표와 김동철 한국전력공사(1조6883억원↑) 대표가 꼽힌다.
5000억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기록한 CEO는 ▲진옥동 신한지주 대표이사(7121억원↑) ▲이상균 HD현대중공업 대표이사(6878억원↑) ▲김희철 한화오션 대표이사(6290억원↑) ▲손재일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표이사(5295억원↑)이다.
영업이익 증가율 100% 이상을 기록한 CEO도 눈에 띈다. 지난해 상반기 대비 올해 상반기에 영업이익이 100억원 이상 증가하고 100% 이상 영업이익 증가율을 기록한 기업은 50곳이다. 영업이익이 1000억원 이상 상승하고, 지난해 상반기와 비교해 올해 상반기에 영업이익이 100% 이상 상승한 곳도 13개 기업이나 된다. 이들이 최고의 영업이익 성적표를 받은 CEO들이다.
이 중에서도 올 상반기에 영업이익 증가율 1위 성적을 거둔 주인공은 한화오션을 이끄는 김희철 대표로 기록됐다. 한화오션은 지난해 상반기에 192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해 1000대 기업 중 영업이익 379위를 기록한 바 있다. 올해 상반기에는 6482억원의 매출을 기록해 30위로 상승했다. 영업이익 증가율은 무려 3267.1%나 된다. 특히 김 대표는 지난해 8월 한화오션 대표이사로 취임했다. 취임 1년도 되지 않은 시점에서 영업이익 증가율에서 1위를 차지했다.
영업이익 증가율 2위를 차지한 CEO는 추형욱 SK이노베이션 대표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해 영업이익은 3879억원이었는데, 올해 같은 기간에는 2조5621억원을 기록해 영업이익 증가율 560.5%를 기록했다. 올해 상반기 국내 1000대기업 중 영업이익 6위를 차지했다.
3위는 박정원 두산 회장이다. 두산의 지난해 상반기 영업이익은 408억원이었는데 올해 같은 기간에 1768억원을 기록해 433.3%의 영업이익 증가율을 나타냈다. 특히 박 회장은 올해 상반기 주식재산 상승률 128%를 기록해 국내 그룹 총수 주식재산 1위 자리에 오르기도 했다.
그 뒤를 이어 4위는 허창수 GS건설 회장이 올랐고, 5위는 HD현대중공업을 진두지휘하고 있는 이상균·노진율 대표로 나타났다. 6위는 한명진 SK스퀘어 대표, 7위는 이동훈 SK바이오팜 대표가 차지했다.
영업이익 증가율 100%대를 기록한 CEO가 8위부터 13위까지 기록했다. ▲8위 김동관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표(195.1%) ▲9위 오익근 대신증권 대표(174.3%) ▲10위 이용배 현대로템 대표(174.3%) ▲11위 김동철 한국전력 대표(144.4%) ▲12위 서진석 셀트리온 대표(134.9%) ▲13위 최성안 삼성중공업 대표(127.6%)가 이름을 올렸다타났다.
1년 새 영업이익이 1000억원 이상 증가하고, 영업이익 증가율 30~100%를 기록한 기업의 CEO는 9명이다. ▲곽노정 SK하이닉스 대표(93.7%) ▲김동관 한화 대표(73.8%) ▲정용기 지역난방공사 대표(69.3%) ▲존림 삼성바이오로직스 대표(61.4%) ▲이규석 현대모비스 대표(54.7%) ▲빈대인 BNK금융지주 대표(43.8%) ▲진옥동 신한지주 대표(40.9%) ▲이규복 현대글로비스 대표(39%) ▲김영기 HD현대일렉트릭 대표(38%)가 주인공이다.
영업이익이 500억원 이상 늘고, 영업이익 증가율이 100%를 넘어선 CEO는 5명이다. ▲허은철 녹십자 대표(585.2%) ▲김병훈 에이피알 대표(168.6%) ▲박상신 DL이앤씨 대표(148%) ▲서경배 아모레퍼시픽 대표(139.5%) ▲한채양 이마트 대표(106.3%) 등도 영업이익을 배 이상 늘린 것으로 확인됐다.
삼성전자 이익 6.5조 감소…1000억원 이상 적가 기록한 CEO 9명
이에 반해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이 지난해 상반기에 비해 1000억원 이상 감소한 기업 CEO는 21명이다. 전영현 삼성전자 대표의 경우 지난해 상반기에 비해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이 6조5697억원이나 감소해 영업이익 하락폭이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다. 송호성 기아 대표의 경우에도 1년 새 영업이익이 1조4385억원 넘게 줄어들었다.
3000억원 이상 영업이익이 감소한 기업의 CEO는 4명이다. ▲이석현 현대해상 대표(4871억원↓) ▲남궁홍 삼성E&A 대표(4635억원↓) ▲이문화 삼성화재해상보험 대표(3981억원↓) ▲조주완 LG전자 대표(3199억원↓) 등이다.
올해 상반기 1000억원 이상의 손실을 본 기업 CEO는 9명이다. 최주선 삼성SDS 대표는 1조977억원 넘는 손실을 본 것으로 나타났다. 1000대 기업 중 영업손익 꼴찌로 확인됐다. 이외 ▲정철동 LG디스플레이 대표(-6701억원) ▲김동명 LG에너지솔루션 대표(-5273억원) ▲안와르 에이 알-히즈아지 S-Oil 대표(-3673억원) ▲김동관·남정운·박승덕 한화솔루션 대표(-1862억원) ▲신동빈·이영준·황민재 롯데케미칼 대표(-1681억원) ▲김기호 영풍 대표(-1433억원) ▲이상윤 티웨이항공 대표(-1157억원)도 올해 상반기 1000억원 이상 적자를 본 CEO로 기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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