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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뱅크 세 번째 IPO 도전…FI의 조건 충족시킬 수 있을까
- [IPO 삼수생 케이뱅크]①
두 차례 좌절, 마지막 기회 노리는 케이뱅크
“몸값 4조원 이상” 가능할까…열쇠는 공모 구조 개선

[이코노미스트 김윤주 기자] 기업공개(IPO) 삼수생 케이뱅크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앞선 두 차례 IPO 실패를 교훈 삼아 몸값을 어떻게 조정할지, 또 시장 신뢰를 되찾을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투자자와의 약속대로 내년 7월까지 상장을 마쳐야 하는 케이뱅크의 셈법은 갈수록 복잡해지고 있다.
실패 또 실패…심기일전 세 번째 도전
금융권에 따르면 케이뱅크는 조만간 한국거래소에 상장예비심사 신청서를 제출할 예정이다. 앞서 케이뱅크는 지난 3월 이사회 결의를 통해 IPO를 공식화하고 코스피 상장 절차에 돌입했다. 이후 지난달 국내 주요 증권사에 입찰제안서(RFP)를 발송하고 심사를 거쳐 NH투자증권과 삼성증권을 상장대표 주관사로 선정했다.
상장예비심사 기간은 45영업일 이내로 규정돼 있다. 하지만 자료 보완 등에 따라 2~3개월 이상이 걸리는 경우도 많다. 예비심사 이후에도 증권신고서 제출, 수요예측·청약 등 절차가 남아 있어 케이뱅크가 이를 감안해 예심 청구 시기를 조율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IPO 추진은 케이뱅크의 세 번째 시도다. 앞서 케이뱅크는 지난 2022년 말, 인터넷전문은행 경쟁사인 카카오뱅크의 상장에 자극을 받은 듯 빠르게 상장 절차에 돌입했다. 2023년 상반기 코스피 입성을 목표로 IPO에 나섰지만 증시침체로 인한 기업가치 저평가 등을 우려해 2023년 2월 IPO 추진을 철회했다. 당시 약 7조~8조원을 목표로 첫 번째 IPO를 준비했지만 금리인상기에 공모주 시장의 투자 심리가 얼어붙으면서 공모 절차에 나서지 않았다.
이후 케이뱅크는 지난 2024년 10월 다시 수요예측에 나섰으나 냉담한 시장 반응에 코스피 상장 계획을 철회했다. 당시 목표 기업가치는 약 5조원이었다.
“내년 7월까지 상장” FI와 약속 지킬까
케이뱅크가 재도전을 거듭하며 상장에 목숨 거는 이유는 재무적투자자(FI)들과의 약속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케이뱅크의 이번 상장을 사실상 ‘마지막 도전’으로 보고 있다. FI와 체결한 계약에 따라 내년 7월까지 상장을 마무리해야 하기 때문이다.
현재 케이뱅크의 최대주주인 BC카드는 2020년 4월 모기업인 KT가 대주주 적격성 이슈로 케이뱅크 지분을 보유할 수 없게 되자 주식 전량을 넘겨받았다. 이후 케이뱅크 정상 영업을 위해 두 차례 유상증자를 통해 6000억원 이상을 쏟아 부었다.
그럼에도 케이뱅크는 자본확충에 실패해 개점휴업 상태로 1년을 보냈다. 2019년 5월부터 2020년 6월까지 대출 영업을 중단한 것이다. 이같은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FI에 손을 벌렸다. 2021년 유상증자 당시 MBK파트너스·베인캐피탈 등이 참여했다. 이를 통해 7250억원을 유치하며, 2026년 7월까지 상장을 하지 못하면 FI가 드래그얼롱(동반매각청구권)과 풋옵션을 행사할 수 있는 내용의 주주 간 계약을 맺었다.
드래그얼롱은 대주주나 일정 지분 이상을 보유한 주주가 지분을 제3자에게 매각할 때 소수주주인 FI도 동일한 조건으로 지분을 매각할 수 있는 권리다. 케이뱅크가 기한 내 상장을 하지 못할 경우 최대주주인 BC카드가 케이뱅크 지분을 매각하면 FI도 같은 조건으로 지분을 매각해 투자금 회수에 나설 수 있다. 또한 FI가 보유 지분을 정해진 가격에 대주주나 회사 측에 되팔 수 있는 풋옵션 권리를 행사하면 BC카드의 부담은 커진다.

4조원 이상 몸값 원해…공모구조 개선 관건
케이뱅크의 세번째 IPO 흥행 관건은 기업가치 산정이다. 케이뱅크는 지난해 IPO 추진 당시 공모 주식 수 8200만주, 희망 공모가 9500원~1만2000원을 제시했다. 이를 기준으로 한 시가총액은 3조9586억~5조3000억원이다. 하지만 기관 투자자들은 밴드 하단 또는 이하의 금액을 써내며 케이뱅크의 기업가치를 이보다 낮게 평가했다.
이 가운데 FI들의 입장은 단호하다. MBK파트너스·베인캐피탈·MG새마을금고 등 주요 투자자들은 최소 4조원 이상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지 못하면 상장에 동의하기 어렵다고 밝힌 바 있다. 시장에서는 케이뱅크가 이번에도 이전과 비슷한 수준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으려 할 것으로 본다. 최소 4조원 이상이다.
이번 IPO 성사를 위해 공모 주식 수를 줄여 수급 부담을 더는 등 공모 구조 개선을 추진하는 방안이 점쳐진다. 공모 주식 수를 줄이면 시가총액은 소폭 줄면서도 공급 부담을 낮춰 투자 심리를 개선할 수 있다.
증시 환경도 우호적이다. 최근 코스피 시장이 3000을 돌파하고 금융주들의 가파른 상승세에 케이뱅크가 기업가치를 보다 높게 받을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비교 기업의 주가가 높아지면 케이뱅크의 가치 산정에 있어서도 긍정적으로 작용한다.
주요 비교 기업인 카카오뱅크 주가는 올해 초 2만950원에 머물렀지만 지난 6월 24일 76.6%나 오른 3만7000원을 기록했다. 다만 카카오뱅크 주가가 최근 들어 내림세를 보이고 있는 점은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지난 9월 30일 기준 카카오뱅크 주가는 2만3750원으로 다시 2만원대로 내려왔다.
케이뱅크 관계자는 “상장예비심사 제출 일정은 확정된 것은 없지만, 상장 완료일은 FI들과 정해진 계약이 있는 만큼 내년 7월을 목표로 하고 있다”면서 “작년보다 국내 증시가 좋아진 점은 긍정적이지만 시장 상황을 면밀히 살펴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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