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러닝족 잡아라]②
웰니스 열풍 속 러닝복·러닝화 수요 급증
“러닝, 단순 운동 아닌 유행…관련 시장 커질 것”

꽁꽁 얼어붙은 지갑 열린다
패션업계가 러닝족 덕분에 미소를 짓는다. 러닝이 단순한 생활체육 활동의 개념을 넘어 자기 관리의 상징처럼 여겨지면서 관련 제품의 수요가 예년보다 크게 늘어나는 추세다.
최근 러닝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이 폭발적으로 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이는 전자상거래(이커머스) 플랫폼의 빅데이터 분석 결과를 통해 엿볼 수 있다.
에이블리코퍼레이션에 따르면 자사 플랫폼인 에이블리의 빅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올해 상반기(1~6월) 러닝복 검색량이 전년 동기 대비 193% 늘었다. 같은 기간 지갑·휴대전화 등 가벼운 소지품을 보관할 수 있는 러닝 조끼 검색량은 10배 이상(912%) 증가했다. 러닝 티셔츠 검색량의 경우는 207%로 세 자릿수 성장세를 보였다.
카카오스타일이 운영하는 플랫폼 지그재그 역시 올해 상반기 러닝 검색량이 전년 동기 대비 265% 늘었다. 러닝 팬츠와 러닝백 등 각종 러닝 관련 제품의 검색량은 작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500% 이상 증가했다. 같은 기간 러닝 제품의 거래액도 최대 약 500%까지 늘었다.
백화점의 최근 실적 흐름도 사람들이 얼마나 러닝에 푹 빠졌는지 실감할 수 있게 한다. 현대백화점의 올해 상반기 러닝 관련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3% 늘었다. 같은 기간 신세계백화점의 퍼포먼스 슈즈(러닝화 포함) 매출은 33.1% 증가했다.
하반기에도 이런 흐름은 계속되는 모양새다. 에이블리에서 올해 3분기(7~9월)에 판매한 호카오네오네 제품의 거래액은 전년 동기 대비 77% 증가했다. 같은 기간 에이블리코퍼레이션의 또 다른 플랫폼 4910에서 판매한 아식스와 아디다스의 러닝 제품 거래액은 각각 693%, 79%씩 늘었다. LF가 전개하는 리복이 지난 9월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풀라르와 협업해 선보인 러닝 컬렉션 한정판(긴팔티·러닝쇼츠·러닝캡 등)은 주요 사이즈가 모두 품절된 상태다. 이랜드월드가 전개하는 뉴발란스의 러닝화 매출은 올해 들어 9월까지 누적 기준으로 전년 동기 대비 30% 증가했다.

러닝 시장 지속 성장세 기대감
러닝 제품의 실적이 급등하면서 기업들의 시장 대응 속도도 빨라지고 있다. 다이나핏·리복·푸마·프로-스펙스·휠라 등은 러닝 관련 제품을 꾸준히 출시하며 러닝족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소비자 관심을 고려한 브랜드들의 할인 프로모션 등도 이어지는 추세다.
무신사는 지난 9월 러너스 클럽이라는 상표권을 출원하기도 했다. 러너스 클럽은 지난 8월 한 달간 무신사가 무신사 스토어 성수@대림창고에서 러닝족을 겨냥해 팝업스토어를 운영하면서 처음 활용한 명칭이다. 향후 활용 및 확장 등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정해진 것이 없다는 게 무신사 측 입장이다.
다만 업계에서는 무신사 역시 러닝 시장을 예의 주시하고 있는 것이라고 해석한다. 업계 관계자는 “기업 입장이 상표권을 출원하는 것은 무언가를 선점하겠다는 의미”라며 “이미 러닝 관련 팝업을 운영한 경험도 있기 때문에 무신사가 충분히 연관 사업 확장에 나설 수 있다고 본다. 러닝 시장의 성장성을 높게 본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글로벌 인기 브랜드도 국내 소비자 공략에 본격적으로 나서기 시작했다. 프랑스 프리미엄 러닝 웨어 브랜드 새티스파이는 최근 전문 유통사와 손잡고 국내 시장 진출을 공식화했다. 새티스파이는 글로벌 시장에서 최근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프리미엄 러닝 웨어 브랜드 중 하나다.
당분간 패션업계의 러닝 시장 공략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유로모니터가 예상한 올해 국내 스포츠웨어(러닝 의류·신발 등 포함) 시장 규모는 11조6593억원이다. 이는 전년 동기(11조3043억원) 대비 3% 증가한 수치다. 유로모니터는 지난 3년(2022~2024년)간 꾸준히 성장해 온 국내 스포츠웨어 시장이 오는 2028년까지 오름세를 이어가 12조6851억원 규모에 도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문경선 유로모니터 한국 리서치 총괄은 “러닝 열풍의 출발점은 기존의 고가 스포츠가 한풀 꺾이면서 겉치레에서 벗어나 운동이라는 목적에 가장 부합하는, 누구나 할 수 있는 간편한 운동이라는 점에 있었다”며 “러닝 열풍이 불면서 패션 산업이 다양하게 동반 성장하는 것은 한국의 특수한 소비 문화가 그 배경이라고 풀이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유명 운동화 브랜드가 아예 러닝화 코너를 전면에 내세우고 있으며, 대부분의 광고 콘텐츠 역시 러닝으로 소비자에게 어필하고 있을 만큼 스포츠웨어 시장의 대세는 러닝복·러닝화로 확고히 트렌드가 형성돼 있다”며 “이제 러닝은 단순 운동 목적이 아닌 유행을 따라가기 위한 하나의 활동으로 인식되고 있다. 관련 산업에 미치는 영향은 앞으로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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