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
지금, 치킨 산업이 흔들린다 [승자 없는 치킨값 경쟁]④
- 작년 치킨업 카드 매출 1년 새 8.0% ↓…감소 폭 가장 커
구조적 한계 직면…“내실 확보·지속 가능 수익 모델 구축 필요”
[김삼희 한국외식업중앙회 한국외식산업연구원 연구위원(본부장)] 치킨 산업은 오랜 시간 한국 외식업을 대표하는 업종이었다. 남녀노소 누구나 즐기는 메뉴인 데다 ▲계절이나 유행에 크게 좌우되지 않는 안정적인 소비 패턴 ▲배달에 적합한 제품 특성 ▲비교적 진입장벽이 낮은 창업 환경 등은 치킨을 외식 산업의 중추 품목으로 만들었다.
프랜차이즈 시스템을 통해 빠르게 성장한 치킨 산업은 창업 시장에서 대표 종목으로 부상했다. 대중성과 확장성을 동시에 확보한 드문 외식 업종으로도 평가받는다. 최근 산업 지표를 살펴보면 치킨 업종은 과거와는 다른 국면에 진입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단순히 외식 경기 침체에 따른 일시적 현상이 아니라 치킨 산업 자체가 일정 부분 구조적 전환기에 들어섰다고 진단할 수 있다.
치킨업, 외형 성장 정체…전환점 필요
전통적으로 안정적인 수요 기반을 지녀온 이 업종이 최근에는 외부 충격에 민감하게 반응하며 성숙기를 넘어 하향 안정화 국면에 접어들고 있다.
나이스지니데이타가 발표한 ‘2021~2024 외식업 카드 소비 빅데이터 분석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치킨 업종의 카드 매출은 전년 대비 8.0% 줄었다. 외식업 전체 평균 감소율인 5.0%보다 높은 수치다.
▲피자·햄버거(–1.2%) ▲커피(–2.9%) ▲제과점(–4.6%)과 비교해도 가장 큰 폭으로 감소했다. 작년 하반기 기준 치킨 업종은 일식과 함께 유일하게 점포 수와 매출이 동시에 줄어든 업종으로 나타났다. 외식 체감경기 위축이 가장 먼저 반영된 업종으로 해석된다.
치킨 업종의 점포 수는 지난 2022년을 정점으로 완만한 감소세로 전환했다. 같은 기간 피자·햄버거나 커피 업종은 점포 수가 유지되거나 오히려 증가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 같은 외형 성장 정체는 ▲공급 과잉 ▲브랜드 중복 ▲원자재 및 인건비 상승 등 복합적인 구조적 요인에 기인한다. 실제로 시장 내에서는 유사한 콘셉트와 메뉴를 내세우는 브랜드가 과도하게 난립하면서 차별화 없는 경쟁 구도가 심화하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의 ‘가맹사업정보공개서 등록 현황’에 따르면 치킨 가맹점 수는 지난 2020년 2만6017개에서 지난해 2만9626개로 꾸준히 증가했다. 같은 기간 브랜드 수는 지난 2021년 654개를 정점으로 하락세를 보였다. 가맹본부 수도 지난 2020년 4255개에서 작년 4423개로 소폭 늘어나는 데 그쳤다.
브랜드 수 증가가 일정 수준에서 포화 상태에 도달했고, 소수 가맹본부가 복수 브랜드를 운영하는 구조가 굳어진 것으로 보인다. 공급자 중심의 브랜드 구조가 유지되는 한 유사 브랜드 간 경쟁이 심화하고, 가맹점 간 출혈 경쟁 역시 반복될 수밖에 없다.
수요 측면에서도 변화의 조짐은 명확하다. 과거에는 브랜드 인지도나 광고 노출이 소비자 선택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쳤다. 최근에는 ▲품질 ▲가격 대비 만족도 ▲브랜드 철학 ▲지속가능성 등 정성적 요소가 구매 결정에 더 큰 영향을 준다. 이는 단순한 외형 확장 중심의 전략이 한계에 직면했음을 뜻한다. 치킨 시장도 새로운 전환점이 필요한 상황이다.
나이스지니데이타의 분석에 따르면 점포 수가 늘었으나 전체 매출은 감소하는 추세다. 가맹점당 평균 매출과 수익성이 동반 하락하고 있다는 의미다.
평균 매출 증가하는데…수익성은 내림세
실제 경영 환경은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다. 치킨업은 여전히 창업자에게 인기 있는 업종지만, 시장은 이미 포화에 가까워진 상태다. 신규 진입자가 안정적인 수익을 확보하기는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
가맹점당 평균 매출은 메뉴 단가 인상과 배달 수요 확대 등 외부 요인의 영향으로 일정 수준의 상승세를 유지해 왔다. 매출 증가가 실질적인 고객 수나 거래량 증가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라 물가 상승과 운영비 증가를 반영한 단가 조정의 결과라는 점에서 의미는 제한적이다.
▲원재료비 ▲인건비 ▲배달 수수료 등 주요 비용 항목이 꾸준히 상승하면서 명목상 매출 증가가 실질 수익 개선으로 이어지지 못하는 구조적 모순이 고착되고 있다.
실제로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의 ‘프랜차이즈산업 동향보고서’에 따르면 치킨 가맹점의 평균 매출은 지난 2020년 36억8900만원에서 작년 60억4000만원으로 늘었다. 영업이익률은 ▲2020년 7.78% ▲2021년 8.58% ▲2022년 7.57% ▲2023년 8.64% ▲2024년 6.32%로 내림세를 보이며 하방 압력이 가시화되고 있다. 외형 성장과 실질 수익성 간의 괴리가 심화하고 있다는 사실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수치다.
무엇보다 중요한 점은 이러한 구조적 변화가 치킨 업종에만 국한된 문제가 아니라는 점이다. 외식업 전반에서도 유사한 흐름이 확산하는 모습이다. 업종별로 시기나 양상은 다르겠지만, 프랜차이즈 구조가 정착된 대중 업종에서 먼저 징후가 나타나고 있다는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치킨 산업은 외식업 전반의 구조적 전환을 가늠하는 ‘선행 신호’로 해석 가능하다.
이제 외식 산업은 단기적인 매출 확대나 단가 인상만으로는 지속 가능성을 담보하기 어려운 구조적 한계에 직면하고 있다. ▲산업 전반의 포트폴리오 재편 ▲소비자 중심의 제품 전략 ▲운영 효율성 제고 ▲브랜드 차별화 전략이 동시에 요구되는 시점이다. 프랜차이즈 본부는 양적 확장 중심의 기조에서 벗어나 내실 확보와 지속 가능한 수익 모델 구축이라는 본질적인 과제에 집중해야 한다.
오랜 시간 외식업의 중심에 있었던 치킨 산업이 지금 뚜렷한 전환기를 맞고 있다. 이 변화를 얼마나 정확히 읽고 신속하게 대응하느냐에 따라 향후 외식업계 전체의 지속 가능성과 경쟁력이 좌우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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