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부동산이 발목 잡은 기준금리"…고금리의 시간, 중소기업·가계부터 옥죈다
- 한국은행 금리 인하 ‘보류’…연체율 0.6% 돌파, 자영업자·중소기업 부실화 가속
연체액 2조9000억원, 배드뱅크로 부채정리 나서지만 도덕적 해이 논란
[이코노미스트 이병희 기자] 부동산 시장의 혼란으로 한국은행이 3번 연속 기준금리를 동결하면서 대출이 있는 가계와 소상공인, 중소기업들이 직격탄을 맞았다. 대출 금리가 떨어지지 않으면서 부담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24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8월 말 기준 은행의 원화대출 연체율(1개월 이상 원리금 연체 기준)은 0.61%로 전월(0.57%)보다 0.04%포인트 상승했다. 지난해 같은 달(0.53%)과 비교하면 0.08%포인트 높은 수준이다. 연체율이 0.6%대를 돌파한 것은 2020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기 이후 처음이다. 8월 한 달간 새로 발생한 연체액만 2조9000억원에 이른다.
신규 연체율은 0.12%로 전월 대비 0.01%포인트 상승했고, 기업대출 연체율(0.73%)은 전월 말보다 0.06%포인트 늘었다. 대기업대출 연체율(0.15%)은 전월 말 대비 0.01%포인트, 중소기업대출 연체율(0.89%)은 0.07%포인트 상승했다. 중소법인과 개인사업자대출 연체율은 각각 0.97%, 0.78%로 전월보다 0.07%포인트, 0.06%포인트 확대됐다.
가계대출 연체율(0.45%)은 전월 말보다 0.02%포인트 상승했다. 주택담보대출 연체율(0.30%)은 전월 말 대비 0.01%포인트, 주담대를 제외한 가계대출(신용대출 등)의 연체율(0.92%)은 0.06%포인트 올랐다. 대기업에 비해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은 기업과 가계의 연체율이 더 높아진 셈이다. 금감원은 “연체채권 정리 규모가 증가했는데도 신규 연체가 이보다 더 많이 늘어 연체율이 소폭 상승했다”고 분석했다. 또 “정리 규모가 적고 취약부문에 대한 대출 비중이 높은 은행을 중심으로 부실채권 상매각, 충당금 확충 등 자산건전성 관리를 강화하도록 지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상황이 이런데도 한국은행이 기준금리 인하를 주저하는 것은 부동산 시장이 발목을 잡고 있기 때문이다. 금리를 내리는 순간 부동산 시장으로 자금이 쏠릴 가능성이 크다고 보기 때문이다. 이런 현상이 발생하면 집값을 밀어올리고 주택 시장에 혼란을 부채질할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이창용 한은 총재는 앞서 국회 국정감사에서 “유동성을 더 늘림으로써 부동산 시장에 불을 지피는 역할을 하지 않으려 한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정부의 ‘빚 탕감’ 정책이 채무자들의 도덕적 해이를 키울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정부는 지난 6월, 올해 3분기 내로 7년 이상 연체한 개인 채무자의 5000만원 이하 무담보채권을 일괄 매입하는 ‘장기 연체채권 채무조정 프로그램’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재명 대통령이 공약으로 제시한 ‘장기소액연체채권 소각을 위한 배드뱅크 설치’의 일환이다.
배드뱅크는 부실 자산을 인수해 정리하는 전문 기관이다. 정부는 이를 통해 개인 113만 명의 빚, 총 16조4000억원을 내년부터 순차적으로 탕감할 계획이다. 또한 소상공인·자영업자의 채무 조정을 위한 기존 ‘새출발기금’ 사업도 확대해 10만 명의 소상공인 채무 6조2000억원을 조정할 예정이다. 양윤영 금융위원회 기업구조개선과장은 “자영업자 채무가 계속 늘고 있는 상황에서 상환 능력이 부족한 소상공인은 단순 만기연장보다 과감한 채무조정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며 “새출발기금 지원 확대 방안을 이번 추경에 반영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이런 정책이 생계가 막막한 소상공인에게는 실질적 도움이 되겠지만, ‘버티면 정부가 빚을 탕감해준다’는 인식이 확산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채무를 성실히 상환한 이들에게는 역차별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금융당국은 “소득과 재산을 철저히 심사하고, 파산에 준하는 상환 불능자만 엄격히 선별해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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