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미스트 김기론 기자] 세계 IT·자동차·반도체 산업을 대표하는 3인이 서울 강남의 한 치킨집에서 ‘치맥 회동’을 갖고 화제를 모았다. 엔비디아 젠슨 황 최고경영자(CEO), 삼성전자 이재용 회장, 현대자동차그룹 정의선 회장이 한자리에 모이면서 이들의 대화 내용은 물론 ‘누가 계산했을까’까지 온라인을 뜨겁게 달궜다.

지난 30일 저녁 7시 20분경, 황 CEO와 이 회장, 정 회장은 서울 강남구 삼성동의 ‘깐부치킨’에서 비공식 회동을 진행했다. APEC(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CEO 서밋 참석차 15년 만에 방한한 황 CEO의 일정 중 하나였다. 세 사람의 개인 자산을 합치면 약 225조 원, 이들이 이끄는 삼성전자·현대차·엔비디아의 시가총액은 약 8300조원에 달한다.

이날 현장에 있던 시민들에 따르면 세 사람은 정장 차림이 아닌 캐주얼 복장으로 등장했다. 황 CEO는 검은색 반팔 티셔츠, 이 회장과 정 회장은 각각 흰색 셔츠를 입고 편안한 분위기 속에서 치맥을 즐겼다. 테이블 위에는 순살치킨과 뼈치킨 각 1마리, 치즈볼·치즈스틱 등이 놓였으며, 맥주 ‘테라’와 소주 ‘참이슬’이 함께했다.

특히 황 CEO는 회동 후 식당 밖으로 나와 시민들에게 치킨과 감자튀김, 바나나우유를 나눠주는 ‘통 큰 행보’를 보여 눈길을 끌었다. 그는 팔짱을 끼고 술을 마시는 ‘러브샷’을 체험하며 “오늘 저녁은 공짜(Dinner is free)”라 외친 뒤 식당의 ‘골든벨’을 울리기도 했다.

현장에서는 정 회장이 “2차는 내가 쏘겠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으나, 실제 결제는 삼성전자와 현대차에서 한 것으로 전해졌다. 해당 매장의 전체 식사 비용은 약 250만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이번 회동은 31일 경주에서 열리는 APEC CEO 서밋 특별 세션과 맞물려 있다. 황 CEO는 이날 행사에서 특별 연사로 나서 한국 기업들과 대규모 AI 반도체 협력 방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업계에선 엔비디아와 삼성전자, 현대차 간의 차세대 반도체·AI 시스템 협력이 논의됐을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한편 엔비디아는 전날 뉴욕 증시에서 주가 207.04달러를 기록하며 시가총액 5조 달러(약 7410조 원)를 돌파, 독일 전체 국내총생산(GDP)을 넘어섰다. 젠슨 황 CEO는 앞서 “한국 국민을 기쁘게 할 발표가 있을 것”이라 예고한 바 있어, 이번 ‘치맥 회동’이 AI 반도체 협력의 신호탄이 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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