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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값은 중요하지 않았다…국세청이 ‘황제사택’ 따지는 4가지
- [ECONO TAX]
사택 제공 자체는 문제 없어…출자임원은 세무상 취급 달라
가격·면적보다 ‘누가 왜 사느냐’ 중요…무상·저가 거주도 주의
임대료 받았다고 끝 아니다…취득 목적·업무 관련성까지 따져야
[편집자주] 돈이 움직이는 곳엔 세금이 따라붙는다. 투자와 거래, 보상과 승계까지 경영진의 판단에 따라 세금은 달라지고, 때로는 회사의 실적까지 좌우한다. 기
최근 국세청은 고가 법인주택 2639채를 전수검증해 1097채(약 42%)에서 사주일가의 거주나 사적 사용을 확인했다. 이 가운데 탈루 혐의가 중대한 50개 업체에 대한 세무조사에도 착수했다. 이들 기업이 탈루한 것으로 추정되는 금액은 약 1조9000억원에 달한다.
200억원대 주택과 100억원대 증축·인테리어, 사주 자녀를 위한 해외 고급 레지던스 등 누가 봐도 문제가 될 만한 사례들이 눈길을 끌었지만 사실 기업이 주목해야 할 대목은 따로 있다.
정상적으로 제공했다고 생각했던 임원 사택도 사용자와 사용 방식에 따라 세무상 취급이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이다.
직원 사택과 ‘사장님 사택’은 다르다
세법은 회사가 제공하는 사택을 무조건 문제 삼지 않는다. 다만 일반 직원과 회사 지분을 가진 임원은 다르게 본다. 사택이라는 같은 공간을 제공하더라도 이를 사용하는 사람의 지위에 따라 과세 여부가 달라질 수 있다.
소득세법 시행령은 사택 제공에 따른 이익을 비과세 근로소득으로 분류하면서 그 대상을 구체적으로 명시하고 있다. ▲주주나 출자자가 아닌 임원 ▲발행주식 총수의 1% 미만을 소유한 소액주주 임원 ▲임원이 아닌 종업원 등이 대표적이다. 국가나 지방자치단체로부터 근로소득을 받는 사람도 대상에 포함된다.
신유한 세무회계 유한 대표 세무사는 “회사가 임직원의 복리와 업무상 필요로 사택을 제공하는 것 자체는 위법이 아니다”라면서도 “법인이 구매한 사택을 주주가 사적으로 사용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일정 비율 이상 지분을 보유한 출자임원은 비과세 사택 규정의 적용 대상에서 제외된다”고 설명했다.
일반 직원에게 제공되는 복리후생 성격의 사택과 회사 지분을 가진 사주·대주주 임원이 사용하는 주택을 세법상 똑같이 보기 어렵다는 의미다. 회사 입장에서는 ‘회사 명의의 사택이니 괜찮다’고 판단하기 전에 실제 사용자가 누구이고 회사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지부터 확인해야 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얼마짜리 집부터 ‘황제사택’일까. 사실 정해진 기준은 없다. 세법상 주택의 가격이나 면적만으로 정상 사택과 사적 사용을 나누지 않는다.
신 세무사는 ▲업무상 필요성 ▲사용자의 지위 ▲취득 목적과 실제 거주자의 일치 여부 ▲대가 지급 여부 등을 핵심 판단 요소로 꼽았다.
가령 지방 근무나 해외 파견 등 실제 업무 수행을 위해 사택 가주가 불가피했는지 살펴봐야 한다. 직원 기숙사나 임직원 사택을 목적으로 취득했지만 실제로는 사주나 오너 자녀가 거주하고 있다면 취득 목적과 실제 사용자가 어긋난다.
출자임원이 사용하는 경우에는 무상인지, 임대료를 내더라도 시가에 상응하는 수준인지도 따져봐야 한다.
가격이 절대적인 기준은 아니지만 고가 주택이라면 세무당국이 업무상 필요성을 더욱 면밀하게 따질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다.
주택의 규모나 시설 등을 고려할 때 통상적인 임직원 사택으로 보기 어렵다면 법인이 왜 해당 주택을 취득했는지, 실제 업무 수행에 어떤 필요가 있는지 등을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
무상·저가 거주하면 회사와 대표 모두 과세 가능
특히 출자임원이 법인주택을 무상 또는 시세보다 현저하게 낮은 임대료로 사용하는 경우에는 회사와 대표 모두에게 세금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신 세무사는 “지분 1% 이상을 보유한 대표이사가 법인주택을 무상 또는 현저히 낮은 임대료로 사용하면 해당 주택이 업무무관자산으로 처리돼 관련 비용을 경비로 인정받지 못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쉽게 말해 회사 돈으로 집을 샀더라도 그 집이 사업과 관계없는 개인 주거용으로 쓰였다면 관련 비용을 회사 비용으로 인정받지 못할 수 있다는 뜻이다.
세금 문제는 회사에서만 끝나지 않는다. 법인이 특수관계인인 대표에게 집을 공짜로 빌려주거나 시세보다 싸게 제공했다면, 회사가 받아야 할 임대료를 받지 않은 것으로 보고 그만큼 회사의 소득을 높여 잡아 과세할 수 있다. 대표도 공짜 또는 싼값에 집을 사용해 얻은 이익이 추가 소득으로 잡혀 소득세를 부담해야 할 수 있다.
회사에 빚이 있다면 부담은 더 커질 수 있다. 업무와 관계없는 주택을 보유한 것으로 판단되면 그와 관련된 이자 비용 일부도 세법상 회사 비용으로 인정받지 못할 수 있기 때문이다. 결국 집이 법인 명의라고 해서 취득과 보유에 들어간 모든 비용을 회사 비용으로 처리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반대로 대표가 시세에 맞는 임대료를 제대로 낸다면, 회사는 정상적으로 임대료 수입을 얻고, 대표도 집을 사용한 만큼 대가를 내기 때문에 세금문제가 생길 여지가 줄어든다.
다만 "임대료만 제대로 내면 된다"고 마음 놓을 일은 아니다.
신 세무사는 “적정 임대료를 받더라도 세무당국이 법인이 주택을 구매한 경위에 대한 사실관계를 따져 업무와 무관한 자산으로 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신 세무사는 “적정한 임대료를 받더라도 세무당국은 법인이 왜 해당 주택을 샀는지 등을 따져 업무와 무관한 자산으로 판단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대표가 임대료를 냈다고 해서 모든 문제가 끝나는 것은 아니라는 뜻이다. 임대료는 판단 기준 가운데 하나일 뿐이다. 국세청에서는 회사가 애초에 왜 이 집을 샀는지, 실제 사업에 필요한 주택이었는지도 함께 따져본다.
대표 대신 자녀가 살아도 문제
실제 거주자가 누구인지도 중요한 판단 요소다. 대표이사뿐 아니라 배우자나 자녀 등 특수관계인이 법인주택을 이용하는 경우에 당연히 사적 사용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특히 대표는 거주하지 않고 자녀만 법인주택에 살거나 해외 유학 중인 자녀의 주거비를 회사가 대신 부담한다면 업무 관련성을 설명하기가 어렵다. 모든 임직원에게 일정한 기준에 따라 제공되는 복리후생 제도가 아니라 특정 임원이나 그 가족에게만 주거 혜택을 제공했다면 관련 지출을 회사 비용으로 인정받기 쉽지 않다.
사택에 들어가는 돈도 살펴봐야 한다. 법인이 관리비와 인테리어, 증축·리모델링 비용 등을 부담하는 경우다.
업무와 관련성이 인정되는 정상적인 사택이라면 유지·관리에 필요한 지출을 회사가 부담할 수 있다. 반면 출자임원이 사적으로 사용하는 주택이거나 업무와 무관한 것으로 판단되면 관리비 등 관련 지출 역시 세법상 회사 비용으로 인정받지 못할 수 있다.
업무상 필요성이 인정되는 사택이라고 해서 모든 지출이 허용되는 것도 아니다. 고급 인테리어나 리모델링, 사적 용도의 유흥시설처럼 임직원의 업무상 주거 제공을 넘어 개인적 편의를 위한 지출은 비용으로 인정받기 어렵다.
정상적인 사택의 유지·관리 비용인지, 사주 개인의 생활 수준이나 취향을 위해 회사 자금을 사용한 것인지가 중요하다는 의미다.
배우자나 자녀 등 가족이 혜택을 봤다면 사실관계에 따라 증여세 문제까지 따져봐야 한다.
특히 법인자금을 개인 용도로 쓴 사실이 명확하고 금액이나 정도가 크다면 세금 문제를 넘어 횡령·배임 등 형사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 결국 집이 누구 명의인지만 볼 것이 아니라 실제로 누가 혜택을 받았는지가 중요하다는 얘기다.
중요한 것은 ‘설명할 수 있느냐’
직원 사택을 운영하는 기업이라며 먼저 실제로 누가 살고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 회사가 왜 사택을 제공했는지 업무상 이유도 분명해야 한다. 출자임원이 사용한다면 적정한 임대료를 받고 있는지, 회사가 부담한 관리비나 인테리어 비용 가운데 개인적인 지출은 없는지도 살펴봐야 한다.
관련 자료를 남겨두는 것도 중요하다. 실제 업무상 필요해 사택을 운영했더라도 이를 입증할 규정이나 자료가 없다면 세무조사 때 난처해질 수 있다.
대표가 적정한 임대료를 내고 있더라도 마찬가지다. 임대차계약서와 임대료 지급 내역은 물론 회사가 왜 해당 주택을 샀는지, 사업과 어떤 관련이 있는지도 자료로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
결국 중요한 것은 집값이 얼마냐가 아니다. 왜 회사가 이 집을 가지고 있는지, 누가 어떤 조건으로 사용하고 있는지를 보여줄 수 있어야 한다.
신 세무사는 “실제 임직원의 업무상 필요에 의한 사택이라면 사내 규정을 명문화하고 실제 입주자와 입주 기간, 임대차계약서, 관리비 부담 내역 등을 객관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자료를 갖춰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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