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일반
야구도·사업도 ‘지속가능’… 구광모 회장의 ‘우승 DNA’
- 단기 성과보다 지속가능성 강조
LG 트윈스에 녹아든 경영철학
미래 내다본 ‘ABC 사업’도 순항 中
지속 가능한 강팀 LG 트윈스
LG트윈스의 시작은 1990년이다. MBC 청룡을 인수하며 창단한 LG트윈스는 데뷔 첫해부터 프로야구의 판도를 뒤흔들었다. 정규시즌 1위, 한국시리즈 4전 전승을 하며 창단 첫해부터 우승을 일궈냈다. 이 같은 기적은 LG트윈스의 새로운 시대를 예고했다. 이후 1994년 ‘신바람 야구’로 두 번째 우승을 거머쥐며 LG트윈스는 서울을 대표하는 명문 구단으로 자리잡았다.
아쉽게도 영광은 지속되지 않았다. 1995년 이후 20년 넘게 LG트윈스는 침체의 늪에 빠졌다. 수차례의 리빌딩과 감독 교체에도, 팀은 늘 ‘유망하지만 미완’의 딱지를 떼지 못했다. 팬들의 좌절과 냉소 속에서도 구단은 방향을 잃지 않으려 했다. 그럼에도 체질 개선은 쉽지 않았다.
전환점은 2018년 구광모 회장이 그룹 총수에 오른 뒤 찾아왔다. 그는 그룹의 상징이자 자존심인 트윈스를 단기 성과보다 ‘지속 가능한 강팀’으로 재편하겠다는 원칙을 세웠다. “몇 년 안에 우승하자”가 아닌 “항상 우승을 노릴 수 있는 팀이 되자”는 구단 철학이 이때부터 자리를 잡았다.
구광모 회장은 평소 ▲창의적 인재 육성 ▲데이터 기반의 전략 수립 ▲미래형 인적자원 시스템 구축 등 선진 경영기법을 강조해 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런 구 회장의 경영 철학이 LG트윈스 운영에도 자연스럽게 스며들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단기 성과보다 장기적 성장과 지속 가능한 경쟁력에 방점을 찍은 그의 접근 방식이 결국 결실을 맺었다는 분석이다.
먼저 훈련장이다. LG트윈스는 날씨에 구애받지 않는 실내 훈련장은 물론 ▲메인 구장 ▲보조 구장 ▲내야 전용 연습장 ▲야외 불펜 등 다양한 시설을 갖춰 선수들의 훈련 효율을 극대화하고 있다. 언제든 우승할 준비가 되도록 최적의 훈련 인프라를 제공하는 것이다.
여기에 데이터와 분석 중심의 시스템이 더해졌다. LG는 데이터·피지컬·기술 코칭을 하나로 묶은 통합 시스템을 운영 중이다. 코칭스태프는 매 시즌이 끝난 뒤 축적된 데이터를 바탕으로 다음 시즌의 훈련 방향과 전략을 구체화한다. 분석과 피드백이 결합된 체계적 훈련 방식이 LG의 꾸준한 경쟁력의 기반이 되고 있다.
일희 일비 하지 않는 인내도 빛을 발했다. 구 회장은 취임 직후 LG트윈스 경영진과의 만남에서 눈앞의 성적보다 중요한 건 ‘지속 가능한 시스템’이라는 방향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단기간의 성과에 집착하기보다, 강팀이 되기 위한 기초체력의 중요성을 강조한 셈이다.
LG트윈스를 향한 구 회장의 믿음은 결과적으로 팀의 체질을 바꿨다. 구단은 스타 한두 명의 개인기보다는 팀 전체의 밸런스와 경쟁력을 키우는 데 초점을 맞췄다. 모든 선수가 ‘이기는 법’을 익히는 조직으로 진화했다. 선수 개개인에 승리 유전자(DNA)가 서서히 스며들었다. 시간이 다소 걸리더라도 제대로 된 시스템을 세우면, 그 힘은 오래 간다는 구 회장의 철학이 현실이 된 것이다.
지속 가능한 기업 LG
LG 트윈스에서 엿볼 수 있듯, 구 회장은 '지속가능성'을 그 무엇보다 중요한 가치로 여긴다. 그는 LG그룹을 단기적 순익 중심의 기업이 아닌, 10년·20년 뒤에도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는 지속성 중심의 조직으로 재설계하고 있다.
특히 AI·바이오·클린테크(ABC)로 대표되는 미래 산업군을 미래 성장축으로 삼고, 비핵심 사업은 과감히 정리하며 ‘선택과 집중’의 원칙을 굳히고 있다.
AI 분야에서는 구 회장의 주도로 LG AI연구원이 설립돼 그룹 내 핵심 AI 싱크탱크 역할을 하고 있다. 연구원은 대규모 언어모델 ‘엑사원'(EXAONE)을 개발하며 기술 자립의 기반을 마련했고, 국가 AI 파운데이션 모델 프로젝트의 사업자로 선정되며 주도권을 확보했다.
최근에는 차세대 모델인 ‘엑사원 4.0’이 글로벌 최상위 수준으로 평가받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MS)가 발표한 ‘AI 디퓨전 리포트’에 따르면, 320억개 매개변수를 갖춘 ‘엑사원 4.0 (32B)’은 오픈AI의 GPT-5와 성능 격차가 불과 약 5.9개월에 그친다는 분석이 나왔다. 국내 연구기관이 세계 선두권 AI 모델과 기술적 격차를 반년 이내로 좁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바이오 분야에서도 구광모 회장의 ‘속도보다 방향’ 철학은 그대로 이어진다. 성과가 가시화되기까지 오랜 시간이 필요한 산업이지만, 그는 단기 성과보다 기술 기반의 구조적 경쟁력을 키우는 데 집중하고 있다.
최근 LG가 집중하고 있는 핵심 분야는 'AI와 바이오의 융합'이다. LG AI연구원이 선보인 '엑사원 패스 2.0'(EXAONE PASS 2.0)은 질병 진단 시간을 기존 2주에서 1분 이내로 단축한 정밀 의료 AI 모델이다. 주요 암종의 유전자 변이 예측 정확도를 세계 최고 수준인 78.4%까지 끌어올렸다.
LG AI연구원은 또 유전체 연구 분야에서 세계적 권위를 지닌 미국 잭슨랩(Jackson Laboratory)과 협력해 알츠하이머 발병 인자 규명 및 신약 연구를 진행 중이다. 공동 연구를 시작한 지 1년 4개월 만에 알츠하이머병 예측 정확도를 92%까지 끌어올리며 성과를 내고 있다.
클린테크 부문에서는 LG에너지솔루션을 중심으로 사업 확장에 속도를 내고 있다. 전기차 수요 둔화 등 시장 변동에도 불구하고, LG엔솔은 ESS(에너지저장장치) 등 배터리 외 신사업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하며 차별화된 기술력과 시스템 통합 역량으로 시장을 공략 중이다.
LG 관계자는 “그룹은 장기적 관심에서 뚝심있는 지원을 통해 여러 사업들을 주력으로 성장시키고 있다”며 “ABC 산업군을 미래 성장동력으로 명확히 설정하고, 비핵심 사업은 과감히 정리하는 등 선택과 집중을 통한 성장 구조를 다져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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