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일반
코스피 불장은 남의 일…유통가, 주가 부진에 ‘한숨’
- [규제에 우는 유통업계] ➄
수요 회복 지연에 규제 리스크, 유통산업 ‘족쇄’
실적 개선·사업 구조 전환 등 근본적 변화 필요
[이코노미스트 이승훈 기자] 국내 증시가 사상 처음으로 코스피(KOSPI) 4000 선을 넘어섰다. 반도체와 조선, 방산 등 수출 주도 업종이 ‘불장’을 이끌며 시장을 뜨겁게 달구고 있다. 그러나 이 뜨거운 상승 흐름 속에서도 유통업계의 주가는 좀처럼 꿈틀하지 못한다. 내수 회복 지연과 오프라인 중심의 사업 구조, 그리고 여전히 풀리지 않은 각종 규제 리스크가 유통주의 ‘리레이팅’(재평가)을 가로막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코스피는 고공행진, 유통주는 제자리
한국거래소 정보데이터시스템에 따르면 코스피 지수는 11월 13일 기준, 지난 6개월간 약 60% 올랐다. 같은 기간 반도체·조선·방산 등 수출 산업 관련주들이 코스피 상승을 주도했다. SK하이닉스는 211% 넘게 급등했고, 한화오션은 65%,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21% 넘게 상승했다.
반면 이마트·롯데쇼핑 등 전통 유통 대장주들의 주가는 상대적으로 정체·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지난 6개월간 롯데쇼핑 주가는 4.50%, 이마트 주가는 0.25% 각각 하락했다.
유통업체들은 최근 배당 확대, 자사주 매입 등 주주환원 정책을 강화하고 있지만, 시장은 이를 ‘밑바닥 가격 방어’ 수준으로 인지하고 있다. 실적 개선과 사업 구조 전환이라는 근본적 변화가 뒤따르지 않는 한 주가 재평가는 중기적으로 제한적이라는 것이다.
실제 양 사는 최근 주주환원을 강화하는 등 기업가치 향상(밸류업) 행보를 보여왔다. 롯데쇼핑은 최근 지난해 10월 유통업계 최초로 발표한 밸류업 계획에 대한 이행 현황도 공개했다. 롯데쇼핑은 지난해 ▲주주환원율 35% 지향 ▲최소 주당 배당금 3500원 제시 ▲중간 배당 시행 ▲배당 절차 개선을 통한 배당 예측 가능성 확대 등 4가지 주주환원 정책을 발표한 바 있다.
이마트는 올해부터 3년간 최저 배당을 25% 상향하고 자사주도 내년까지 2% 이상 소각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하지만 본업 경쟁력과 소비 수요 회복 부진이 이를 뒷받침하지 못했다는 분석이다. 양 사는 내수 소비 둔화 및 오프라인 의존 리스크가 부각되며 점포 정리를 단행하는 등 수익성 회복에 힘쓰고 있다.
롯데쇼핑은 매출 효율이 낮은 점포를 대상으로 선별적 폐점 및 리뉴얼 작업을 진행 중이다. 2022년 기준 전국 120여개 점포 중, 15%가량에 대한 구조조정이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마트는 고물가 상황에서도 통합 매입을 통한 원가 개선과 가격 재투자의 선순환 구조를 구축했다. 공간 리뉴얼(새 단장) 전략도 단행했다.
특히, 내수 둔화와 소비심리 위축에 더해 10년 넘게 지속된 각종 규제가 발목을 잡고 있다. 대형마트와 기업형슈퍼마켓(SSM)에 대한 규제는 여전히 유통산업의 ‘족쇄’로 지목된다. 유통산업발전법에 따라 의무 휴업일·출점 제한 등이 시행된 지 10년이 넘었지만, 정부와 여당은 여전히 완화에 부정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규제가 시작된 이후 대형마트 매출은 정체 상태에 머물러 있으며, 온라인 소비로 이동한 수요를 다시 끌어올릴 동력이 사라졌다”고 토로했다. 이어 “특히 이마트·롯데마트 등 오프라인 중심 기업의 경우 매장 리뉴얼과 온라인 전환 투자로 막대한 비용이 소요되면서 수익성 악화가 이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K-열풍 불구, 사업 구조·규제 리스크 ‘발목’
최근 K-뷰티 열풍과는 대조적으로 화장품주도 약세를 보였다. 지난 6개월간 LG생활건강 주가는 8% 넘게 하락했고, 아모레퍼시픽 주가는 3.91% 소폭 상승하는 데 그쳤다. 같은 기간 화장품 제조업자개발생산(ODM) 기업 코스맥스는 17% 넘게 하락했다. 한국 콜마 주가도 22% 가까이 하락했다. K-뷰티 수출 열기와 달리 내수 소비심리와 면세시장 회복 지연이 주가에 반영됐다는 평가다.
특히 LG생활건강은 올해 3분기 연결 기준 매출이 1조5800억원, 영업이익은 46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7.8%, 56.5% 감소했다. 문제는 국내 매출 감소였다. LG생활건강의 3분기 국내 매출은 1조870억원으로 전년보다 13.1% 줄었다. 해외 매출을 키웠지만 국내 매출 감소가 전체 실적에 영향을 미친 것이다.
K-뷰티 호조에도 불구하고 LG생활건강은 뷰티 사업부문에서 실적이 크게 악화했다. 실적 개선을 위해 면세점, 백화점 등 주력 오프라인 판매 채널을 재정비한 결과다. 대규모 물량 조절로 면세 매출이 급감했고, 이에 따른 비용 부담으로 적자를 낸 것으로 풀이된다.
패션업계 주가도 부진한 흐름을 보였다. 한섬 주가는 1% 상승을 하회했고, 신세계인터내셔날은 3.7% 상승하는 데 그쳤다. 리브랜딩·오프라인 매장 리뉴얼·복합쇼핑몰 등으로의 투자 비용 부담이 실적에 반영된 영향이다.
패션업계도 규제와 비용 부담의 이중고를 겪고 있다. 최근 대형 복합쇼핑몰이나 아웃렛 개발 과정에서 환경·상권 보호 인허가 절차가 복잡해지며 투자액회수 속도가 늦어졌고, 의류 리세일(재판매)·중고 거래 확산 등으로 기존 오프라인 유통 구조는 급격히 흔들리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의류·신발 지출은 전년보다 4% 감소해 관련 통계 작성 이래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증권가에서는 규제 리스크가 패션·유통주의 ‘디스카운트(주가 저평가)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진단한다. 반도체·조선 등 수출업종이 코스피 상승을 주도하는 동안 내수 기반 산업은 여전히 구조적 저성장에 갇혀 있다는 것이다.
증권사의 한 애널리스트는 “유통·패션주는 내수 한계와 규제 리스크가 복합적으로 얽혀 있어 실적 회복에 시간이 걸릴 것”이라며 “특히 유통법 개정이 지연되면 오프라인 산업 전반의 투자심리 위축이 불가피하다”고 평가했다.
또 다른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최근 일부 기업이 주주환원책을 강화하고 있지만 산업 전체가 ‘규제 산업’으로 인식되는 한 주가 리레이팅은 어렵다”며 “정책적 완화 신호가 있어야 유통·패션주 전반에 대한 투자심리가 살아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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