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6% 돌파한 주담대 금리 상한…‘서민 금융 확대’ 구호의 역설
- 가계대출 억제 정책의 나비효과
신용 좋은 대출자가 더 높은 이자 무는 시장 왜곡 현상도
[이코노미스트 이병희 기자] 정부가 연일 서민 금융 확대를 강조하고 있지만, 가계 대출 규제로 금융권 한파가 이어지면서 주택담보대출 금리 상한이 6%를 돌파하는 등 서민 부담이 커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17일 은행연합회 공시에 따르면 KB국민·신한·우리·하나·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이 주담대 5년 고정금리(주기·혼합형)는 3.74~6.04%로 집계됐다. 주담대 고정금리 상단이 6% 선을 넘긴 것은 2023년 12월 이후 처음이다. 6개월 변동금리도 3.77~5.97%로 나타났다. 향후 기준금리 인상이나 시중은행들의 금리 변동 가능성을 고려하면 변동금리 역시 상단이 6%를 넘길 수 있다는 전망이다. 신규 취급한 주담대 금리는 지난달 평균 4.124%로 집계됐다. 전월 평균(4.058%)보다 0.066%p 상승했다. 일각에서는 주담대 금리가 오르면서 내집 마련을 위해 주담대를 받은 서민들의 부담이 가중될 것이란 해석이 나오고 있다.
문제는 이런 현상이 정부의 가계대출 억제 정책 강화 이후 나타났다는 것이다. 정부가 1주택 정책을 고수하고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 지역에 주택 공급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으면서 서울 강남 지역을 중심으로 집값이 치솟자 가계 대출을 억제하는 정책이 나왔다. 시중은행들은 주담대 등 가계대출을 줄이기 위해 대출 한도를 줄이고 금리를 올리는 등 대출 문턱을 높였는데, 이런 정책이 금리 인상으로 직결된 것이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부동산 가격이 급등하면서 정부의 대응이 필요한 상황이었지만, 대출 규제가 단번에 강화되면서 주담대 금리 상승이라는 ‘나비효과’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정부의 서민금융 지원 정책으로 대출 시장에 혼란이 발생했다는 지적도 있다. 신용점수가 높은 대출자가 오히려 더 높은 금리를 적용받는 역전 현상이 나타난 것이다. NH농협은행의 경우 공시 구간 중 가장 신용도가 낮은 600점 이하의 대출금리는 5.98%였으나, 바로 위 등급인 601~650점 구간의 금리는 6.19%로 집계됐다. 651~700점은 6.11%였다. 이 때문에 저신용자들 사이에서는 신용 점수가 아주 낮은 편이 금리 부담을 더는 데 도움이 된다는 말까지 나온다. 하나은행에서는 중신용 구간에서 역전 현상이 확인됐다. 신용점수 701~750점대 금리가 4.36%를 기록한 반면, 한 단계 높은 751~800점 구간의 금리는 4.41%였다.
일각에서는 이 대통령의 금융 확대 기조가 금융권의 대출 정책 변화로 이어졌다고 해석하고 있다. 이 대통령은 지난 9월 “고신용자의 대출금리를 높여 저신용자의 대출 금리를 낮춰야 한다”고 했고, 최근에는 “현재 금융제도는 가난한 사람이 비싼 이자를 강요받는 이른바 ‘금융계급제’”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은행들은 정부 기조에 맞추기 위해 포용금융 확대 계획을 발표하며 서민 지원을 약속했다. 국내 5대 금융지주는 5년간 총 508조원을 생산적 금융·포용 금융에 투입하기로 하고 이 가운데 포용 금융에만 70조원을 지원하기로 했다. ‘이자 장사’로 손쉽게 돈을 번다는 비판을 피하기 위해 저소득·저신용자에 대한 지원을 늘리고, 대출도 확대하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서민 지원과 포용 금융이 필요하다는 것에 은행권도 공감하고 있지만, 단기간에 정부 정책이 강화되면서 일부 금융 시장 왜곡 현상이 나타나는 것도 사실”이라며 “조금 더 시간을 두고 세밀하게 정책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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