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일반
반도체·AI로 몰리는 돈…다시 쓰는 2026 산업지도 [2026 경제大전망]➄
- 차세대 전략 산업으로 쏠리는 외국인 투자
소프트웨어 중심으로 재편되는 산업 구조
[이코노미스트 박세진 기자] 2026년은 산업 구조 전반이 새롭게 재편되는 변곡점으로 평가된다. 미국과 중국 간 기술 패권 경쟁·공급망 재편·인공지능(AI) 대규모 상용화 등이 맞물리면서다. 기존 제조 기반만으로는 생존이 어려운 환경이 만들어졌다. 국가 전략 산업에 대한 투자가 집중되면서, 반도체·2차전지·방산·모빌리티·AI·로보틱스 등이 구조조정과 확장기를 동시에 맞고 있다는 진단이 나온다.
달라진 자본의 흐름
최근 글로벌 자본의 움직임은 극명하게 나뉘고 있다. 이를 잘 나타내는 것이 '신규 외국인직접투자'(그린필드 FDI)다. 그린필드 FDI는 외국 투자자가 현지에 공장·데이터센터·연구시설 등을 '처음부터 새로 구축하는 형태의 투자'를 의미한다. 즉 단순 지분 투자나 인수합병(M&A)이 아니라, 고용·인프라·공급망까지 동반되는 '실물 구축형 투자'인 셈이다.
이 때문에 그린필드 FDI는 산업 구조 방향성을 읽는 핵심 지표로 평가된다. 맥킨지의 싱크탱크 맥킨지 글로벌연구소(MGI)에 따르면 지난 2022년부터 2025년 5월까지 발표된 전 세계 그린필드 투자 중 약 75%가 반도체·배터리·데이터센터 등 이른바 '미래 형성 산업'과 에너지·핵심 광물 분야에 집중되고 있다.
반면 같은 기간 의류·식품·부동산 등 기존 제조·서비스 산업으로 향하는 투자는 30% 이상 감소했다. 투자 흐름만 놓고 보면, 글로벌 산업의 중심축이 생산 기반 산업에서 인공지능(AI)·전기차·전력 인프라 등 차세대 전략 산업으로 이동하고 있는 셈이다.
이 같은 투자 이동 중심엔 AI가 있다. 생성형 AI 상용화 이후 산업 전반에서 연산력(Compute) 수요가 폭증했고, 이를 처리하기 위한 인프라가 곧 경쟁력으로 간주되기 시작했다. 이 때문에 반도체 투자 역시 다시 급격히 늘고 있다.
MGI는 반도체 분야 그린필드 FDI를 연간 약 1150억달러(약 155조원) 규모로 추정했다. 이 중 3분의 1 이상이 신규 팹 건설 프로젝트다. 단순 증설이 아니라 생산 기반 자체를 재편하는 단계에 들어섰다는 평가다.
데이터센터 투자 속도는 더욱 가파르다. 글로벌 데이터센터 관련 신규 투자는 연간 약 1700억달러(약 230조원) 규모로 추정된다. MGI는 기업과 정부가 이미 발표한 신설 프로젝트가 모두 실행될 경우, 전 세계 데이터센터 용량은 2022년 대비 거의 두 배 수준까지 확대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국내 전문가들도 반도체 산업이 슈퍼사이클에 진입했다고 입을 모은다. AI가 기하급수적인 메모리 대역폭과 처리 능력을 요구하는 만큼, 반도체가 AI 경제의 핵심 인프라로 자리매김했다는 평가다.
이종환 상명대학교 시스템공학과 교수는 “반도체 산업은 AI 슈퍼사이클이라는 장기 성장 국면에 진입했다”며 “데이터센터와 클라우드 인프라에 대한 투자가 가속화되면서, 반도체는 단순 부품이 아닌 AI 경제의 핵심 인프라가 됐다”고 말했다.
AI의 파급력은 반도체와 데이터센터에 국한되지 않는다. AI 기반 기술이 모빌리티·배터리·방산 등 주요 산업 전반으로 확산되면서, 산업 구조 자체가 소프트웨어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전기차 시장에서도 AI는 이미 핵심 기술로 자리 잡았다. 자율주행 기술뿐 아니라 전기차의 전력 관리·주행 효율·OTA(무선 업데이트)·차량 제어 시스템 등 대부분의 기능이 AI 알고리즘을 기반으로 고도화되고 있다.
특히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이 경쟁적으로 추진 중인 ‘소프트웨어 정의 자동차’(SDV)가 눈에 띈다. SDV는 차량을 단순 기계가 아니라 컴퓨팅 플랫폼으로 바라보는 산업 전환을 상징하는데, 성장률도 긍정적이다.
시장조사기관 마켓앤마켓은 SDV 시장이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해당 기관 자료에 따르면 글로벌 SDV 시장은 2019~2022년 사이 연평균 3.65% 수준으로 성장했으나, 지난해부터 2028년까지는 성장 속도가 두 배 이상 빨라져 연평균 9.15%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2028년 시장 규모 전망치는 약 4197억2000만달러(약 572조원)에 이른다.
배터리 산업에서도 AI 적용 사례는 빠르게 늘고 있다. 배터리 산업 전문 리서치기관 SNE리서치는 AI 기반 기술이 ▲광범위한 소재 데이터 자동 분석 ▲전해질 및 전극 성능 예측 모델 ▲제조 공정 품질 제어 등을 가능하게 한다고 설명했다.
실제 AI는 배터리 소재 탐색, 수명 예측, 제조 공정 품질 관리, 배터리 관리 시스템(BMS) 알고리즘 최적화 등에 활용되고 있다. 배터리 셀 간 성능 편차를 줄이고 충·방전 패턴을 분석해 수명을 연장하는 기술 역시 AI 기반으로 상용화되는 추세다.
방산 분야도 AI 도입 속도가 빠르다. 스톡홀름국제평화연구소(SIPRI)는 글로벌 군사 투자가 전통 무기 체계에서 감시·정찰, 지능형 무인체계, 위성 기반 통신, 사이버 방어 등 AI 활용 가능 영역으로 이동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전쟁 방식이 플랫폼 교전에서 데이터 기반 네트워크전으로 전환되면서, AI는 무기 체계 내 부가 기술이 아니라 독립된 전략 자산으로 취급되고 있다.
이 때문에 국내 주력 산업도 AI 전환의 분기점에 서 있다는 진단이 나온다. 자동차·조선·철강·배터리·반도체·전자 등 한국 제조업의 핵심 분야는 이미 생산 인프라와 기술 기반을 갖춘 만큼, AI 적용 속도에 따라 산업 경쟁력이 다시 재편될 수 있다는 전망이다.
김종기 산업연구원 산업전환전략연구단장은 “내년 AI의 산업적 활용은 본격화 될 것”이라며 “국내 주력산업은 AI 활용의 강력한 토대라 할 수 있다. 주력산업의 AI 전환은 한국 경제 발전의 새로운 전환점이자 승부처가 될 것으로 보여진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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