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칼럼
韓 커피 산업 구조적 전환 확인한 2025 서울카페쇼 [심재범의 커피이야기]
- 역대 최다 관람객…‘아시아 최대 커피 전시회’ 성장
커피, 기능성 음료에서 정체성 표현하는 소비재로
[심재범 커피칼럼니스트] 지난 11월 19일부터 22일까지 서울 강남 코엑스에서 '제24회 서울카페쇼'(카페쇼)가 열렸다. 지난 2002년 1회를 시작해 ▲베트남 ▲중국 ▲태국 등으로 확장해 온 카페쇼는 올해 서울 행사에서 36개국 681개 업체, 3891개 브랜드가 참여하며 ‘아시아 최대 커피 전시회’로 성장했다.
관람객 수는 지난해 달성한 15만명을 넘어 역대 최대 수준을 기록했다. ▲생두 ▲장비 ▲로스팅 ▲음료 ▲디저트 ▲프랜차이즈 등 커피 산업 전반을 다루는 업체가 한자리에 모여 시장의 흐름을 확인했다.
전시 기간 ▲스페셜티 시장의 확대 ▲저가 시장의 압박 ▲자동화 기술의 확산 ▲해외 브랜드의 적극적인 참여 ▲창업 생태계의 변화 등의 새 흐름이 뚜렷하게 나타났다.
한국 커피 산업이 단순 성장기를 지나 새로운 전환점에 들어섰다는 점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2025년 카페쇼를 통해 나타난 한국 커피 산업의 트렌드는 다음과 같다.
프리미엄 vs 저가 중심 ‘양극화’ 뚜렷
최근 커피 산업의 특징은 고품질과 저비용이 뚜렷하게 갈라지고 있다는 점이다. 작년 후반부터 아라비카 생두 가격이 급등하며 ▲공급 불안정 ▲기후 문제 ▲투기적 매입이 겹쳐 원가 부담이 빠르게 커졌다. 저가 커피 브랜드와 프랜차이즈는 대량 매입과 낮은 가격 구조에 의존해 왔기 때문에 수익성 악화가 심각했고, 원가를 낮추기 위한 방식이 절실했다.
스페셜티 커피 업체는 ▲파나마 게이샤 ▲COE(Cup of Excellence) ▲나노 로트 등 고가 생두를 적극적으로 선보이며 차별화 전략을 강화했다. 파나마 스페셜티커피 협회는 이번 카페쇼에서 세계 최고가 게이샤 커피를 무료로 시음해 관람객의 관심을 모았다.
중간 가격대 브랜드의 존재감은 상대적으로 약해졌다. 산업 전반적으로 ‘프리미엄과 저가’ 중심의 양극화가 더 빠르게 진행 중이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소비자의 선택 기준 역시 분명해지고 있으며, 브랜드 간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는 상황이다.
이번 카페쇼는 자동화 기술이 한국 커피 산업에 본격적으로 자리 잡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줬다. ▲추출 과정을 자동화하는 기계 ▲로스팅 프로파일을 자동으로 보정하는 시스템 ▲인공지능(AI) 기반 기능을 갖춘 장비가 대거 등장했다.
한국의 스트롱홀드와 리오나이는 AI 기반 로스팅 기능을 선보였고, 오스트레일리아 출신 세계 챔피언의 뉴클리어스는 계측 장비와 빅데이터 기반 솔루션으로 바리스타와 홈 카페 사용자에게 인기를 얻었다.
▲WMF ▲에버시스 ▲프랑케 등의 전자동 에스프레소 머신은 ▲라마르조코 ▲시네소 ▲슬레이어 등 기존 수동 머신 중심의 구조에 본격적으로 도전했다. ▲최저 임금 상승 ▲인력난 ▲유지비 증가 등 여러 요인이 겹치며 자동화는 더 이상 선택이 아니라 자연스러운 흐름으로 자리 잡는 모습이다.
점주와 바리스타가 품질과 효율을 동시에 관리해야 하는 환경에 놓인 상황에서 자동화 장비는 더욱 빠르게 확산할 전망이다.
해외 참여 늘고…韓 스페셜티 업체 활약
올해 카페쇼는 해외 로스터의 참여가 눈에 띄게 늘었다. 덴마크, 뉴욕 기반의 라카브라와 미국 스페셜티 커피를 상징하는 오닉스는 대형 부스를 운영했다. 호주의 ▲프라우드메리 ▲디기두 ▲아처 ▲필로커피와 중국의 캡틴조지, 한국과 인연이 깊은 홈바디 유니언 같은 세계 바리스타 챔피언도 독립 부스로 참가해 방문객이 몰렸다.
해외 로스터가 한국 시장에 적극적으로 뛰어드는 이유는 한국 소비자의 높은 취향 수준과 한국 시장 자체가 글로벌 테스트 베드로 평가되고 있기 때문이다.
과거 일부 해외 업체가 한국 시장을 가볍게 본 사례와 달리 올해는 한국 소비자에 대한 존중과 철저한 준비가 돋보였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한국 시장을 통해 브랜드의 경쟁력을 검증하려는 움직임도 더욱 뚜렷해지는 모습이다.
카페쇼는 스페셜티 업체의 참여 기회를 확대하며 저변을 넓히고 있다. 커피리브레는 ‘공전미래’라는 제목으로 지속 가능성을 주제로 서적을 선보이며 다양한 커피를 아낌없이 제공했다. 모모스 커피는 하이엔드 스페셜티 라인을 공개해 높은 평가를 받았다.
나무사이로는 인스턴트 스페셜티 제품으로 대중적 호응을 얻었다. 커피 앨리에서는 ▲매뉴팩트 ▲기미사 ▲로쾃 ▲스테레오스코프 ▲고로 ▲파이오니어 ▲베르크 ▲칼라스 ▲프로토콜 등 신진 로스터가 강한 존재감을 드러냈다.
한국 스페셜티 커피 시장의 다양성이 더욱 넓어지고 있다는 점을 보여주는 사례다. 소비자는 특정 브랜드보다는 개별 로스터의 개성과 스토리를 찾기 시작했고, 시장의 방향성을 바꾸는 중요한 움직임이 되고 있다.
‘취향 플랫폼’ 된 카페쇼…유튜버·홈바리스타 부스 인기
카페쇼는 기존의 대형 기계 중심 박람회에서 벗어나 관람객이 자신의 취향을 직접 확인하고 넓히는 ‘취향 플랫폼’으로 변하는 중이다.
이번 카페쇼에서는 유튜브 기반 커피 채널과 홈바리스타 브랜드의 부스가 큰 인기를 끌었다. 커피 유튜버 안스타의 언스페셜티 부스는 D홀에서 가장 많은 사람으로 붐볐다. 블랙로드, 오멜라스 같은 유튜브 기반 로스터도 높은 관심을 받았다.
전통적인 대형 장비업체의 활약은 줄었지만, 국산 머신 비다스가 바리스타 김사홍과 선보인 협업 시연은 모든 회차가 마감됐다.
이제 관람객은 단순한 정보 수집이 아니라 자신의 취향을 확인하고 확장하기 위해 카페쇼를 찾는다. 커피는 기능성 음료를 넘어 정체성을 표현하는 소비재로 자리 잡고 있으며, 이런 변화는 앞으로의 산업 전략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이다.
2020년대 초반까지 강세였던 창업 컨설팅과 프랜차이즈 부스는 최근 카페쇼에서 크게 존재감을 잃고 있다. ▲생두 가격 상승 ▲인건비 부담 ▲임대료 상승 등이 겹치면서 카페 창업은 더 이상 쉽게 도전할 수 있는 업종이 아니다.
표준화된 운영 방식을 내세워온 기존 프랜차이즈 모델도 고품질 커피 흐름과 맞지 않게 됐다. 창업 인큐베이팅 모델 역시 경쟁력을 잃어가는 중이다.
커피 산업은 소상공인 중심 구조에서 브랜드·기술 기반의 전문 산업으로 이동하고 있다. 이번 카페쇼는 한국 커피 산업의 저변 확대와 전문성을 확인하는 계기가 됐다.
앞으로의 시장은 더욱 정교한 운영 방식과 차별화된 콘셉트를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 창업 생태계도 이에 맞춰 재편될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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